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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컨님을 최근에 알게 된 미대생 햄치즈입니다.
이제 곧 3월이 오니까 새학기가 시작되잖아요?
저도 오랜만에 고등학생 때가 생각이 나서 글을 적어봅니다.
그날은 유독 비가 많이 왔습니다.
기말이 끝나고 난 뒤라 다들 늘어져있었죠.
교실들은 영화나 영상을 틀어주셔서 불을 꺼놓은 상태인데다 비까지 거세게 오니 학교 전체가 우중충했습니다.
당시 저희 학교는 여러 이유로 특정온도가 아니면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그때 학교다니며 흘린 땀으로 호수 하나 만들었다죠.
무튼 비와서 아무래도 추운데 왠일로 그날은 어디서 에어컨 개조라도 성공한건지 찬 기운이 가득 맴돌았습니다.
평소엔 얼음물에 미니 선풍기를 들고 다니던 친구들도 춥다며 담요를 꺼내 덮었죠.
저희는 마침 어둡고 쌀쌀한 참에 다같이 무서운 이야기나 하자고 했습니다.
다행히 선생님도 허락해주셨구요.
다같이 책상을 뒤로 쫙 밀고 둥글게 앉았죠.
하나 둘 자기가 아는 공포썰들을 풀어나갔습니다.
사실 대부분 다들 한번쯤 들어본 내용들이라 이야기 자체는 무섭지 않았지만 그 분위기가 있잖아요?
뭔가 하나의 추억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서 저는 내심 설레어하고 있었어요ㅋㅋ
그러다 한명이 우리 학교 괴담을 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가 말해준 괴담은 대충 이러했습니다.
" 몇 년 전에는 방과후로 삶의 진리라는 제목으로 철학적인걸 가르치는 방과후가 있었대.
당연히 딱히 들으려는 학생들은 별로 없었지.
근데 그때 수능에서 대박쳐서 서울대 간 선배가 있었는데 그 선배가 들은 방과후가 그 방과후였대.
그게 퍼지고 퍼져서 삶의 진리를 들으면 서울대를 갈수 있다고 소문이 난거야.
그후로 그 방과후 수강생이 바글바글 넘쳐났대. "
" 근데 이쯤돼면 아마 그런 강의가 왜 사라졌는지 궁금할거야.
사실 이건 학교에서 아는 사람들은 다 쉬쉬하는 거긴 한데.... "
" 그 강의를 들은 학생이 자살했대. "
흥미진진하게 듣던 저희는 자살이라는 말에 살짝 놀라 굳어있었습니다.
" 진짜야. 경찰이 조사해봤는데 그 학생은 원래 수강생도 아니었고 자살 직전에 한 게 그 방과후에 몰래 들어가서 수업 들은 거 밖엔 없었대.
뭐 다른 증거도 없으니까 자살로 확정됐고 학부모들은 선생이 이상한 걸 세뇌해서 애가 죽은건 아니냐면서 항의한거지.
결국 그 길로 강의도 폐쇄돼고.
그 이후로 가끔 그 강의하던 교실에서 새벽에 공부하는 귀신이 나온대. "
이야기가 끝나고 들 웃으면서 아 좀 무서웠다 ㅋㅋ 그래도 뭐 다 소문이니까~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선생님이 입을 여셨어요.
" 아니. 그거 사실이야. "
시선은 전부 선생님에게로 집중 됐습니다.
그리고 저희 반 애들은 이어지는 말에 한동안 이 일을 잊을 수 없었어요.
" 그 강의, 담당교사가 나거든. 사실이야, 그거.
유명해지고 나서부턴 학생들 모두 집중해서 수업을 듣는데 못보던 얼굴의 학생이 정말 엄청 집중해서 듣는거야.
그 많은 애들중에 눈에 띄기란 쉽지 않은데.
손은 얼마나 빠른지 얼핏보니 내가 하는 말을 전부 적었더라고.
내용 정리도 수준급에, 아무튼 대단했지.
얘라면 무조건 SKY 중 하나는 가겠구나 싶었어.
그래서 나중에 불러서 얘기라도 해보려고 이름을 기억해두고 있었지.
근데 다음날 교무실에 출근하니까 선생님들이 엄청 떠들석한거야.
무슨 얘긴지 들어보니까 그 애가 자살했대.
방과후가 끝나고 계속 학교에 남아 숨어있다가 동이 틀때쯤 학교에서 뛰어내렸다는거야.
경비분께서 발견하고 바로 신고했고... "
" 근데 아무 이유없이 죽은건 아니였어.
그 애 학교에선 문제 없었을지 몰라도 집에서는 영 아니였나봐.
그 동네 사람들은 다 알던데....
매일 밤마다 그 집에서 우는 소리, 매맞는 소리, 욕하고 깨부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는거.
그 학생 시체에도... 상처가 꽤 많았대.
걔, 살아갈 이유를 찾고 있었던 거야.
어쩌면 그 질문에 마지막 대답을 해줄 수 있던게 나였을지도 모르지...
어쨌든 걘 원하는 답을 찾지 못했으니까 내 강의도 이름처럼 진리를 가르쳐주지 못한거잖아.
그래서 사라진거야.
학부모들은...
겉으론 싫은 척 했겠지만 서울대 못 보내면 안된다고 오히려 폐강을 반대했고. "
저희 반엔 한동안 정적만 흘렀습니다.
그 누구도 이게 선생님의 장난이나 그저 지어낸 소문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을거에요.
정말 한 치에 거짓도 없는 사실이라는게 선생님의 표정과 말, 모든 것에서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수업이 끝난 걸 알리는 종소리가 정적을 깨고
선생님도 미소 지으시면서
비밀 지켜달라며 당부하시곤 나가셨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소름돋진 않지만
당시에는 꽤나 충격으로 다가왔던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만약 살아갈 이유를 찾았다면 계속 살아갔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선배가 다른 곳에선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