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면산엘 다녀 왔습니다
어제와 그제 이틀 연속 고교 동기들 부고를 받았다
그 친구들에 관한 게시글을 만들어 밴드에 올리고
이곳 삶방에도 따로 글을 올렸다
기분이 좀 가라 앉았다
오늘은 기분전환도 할 겸해서 우면산으로 향했다
아침을 먹자마자 9시쯤 집을 나섰다
어제 저녁에 준비를 해 놓아서 바로 출발할 수 있었다
집에서 바로 산책로로 나서서 사당역까지 가면
대략 8.4키로쯤 된다
내가 평소에 늘 다니는 코스라서 예전의 자료를 올립니다
그래프에서도 오르막길 세 군데의 깔딱고개가 선명하게 보인다
평소에 자주 걷는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에 서초IC가 있다
거기서 우회전을 틀어 서울시 인재개발원 버스정류장에서
길을 건너면 바로 서초약수터다
서초IC인근 화단에 철쭉꽃이 만발했다
엊그제만 하더라도 벚꽃이 화사했고
철쭉은 겨우 꽃봉오리만 보였었는데
며칠 사이에 철쭉이 만개했다
서초약수터에서 본격적인 우면산 산행이 시작된다
예전에 비해 운동기구도 많이 늘었고
화장실도 초현대식으로 새로 설치 되었고
바닥에는 시멘트를 깔아서 비가 와도 괜찮다
예전엔 비온 뒤에 가면 온통 진흙탕이었다
전에는 대충 알아서 들머리를 잡던 우면산 입구도
제대로 된 데크를 설치했고 바닥에는 쿠션을 깔았다
그렇게 들머리를 잡으면 첫 번째 깔딱고개가 나온다
거길 지나면 아까시공원, 쉬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거길 지나쳐 조금 더 가서 벤치에 앉는다
부산하지 않고 간이벤치가 딱 두 개 있다
내 단골 벤치다
집에서 부터 쭉 걸어왔기 때문에 잠시 앉아 쉬면서
물도 마시고, 보통은 양갱을 반 개쯤 먹는다
포도도 먹었다. 그리고 다시 출발이다
곧바로 두 번째 깔딱고개가 나온다
거길 지나면 팥배쉼터다
아주 더운 여름에는 여기서 잠시 쉬기도 하지만
오늘같은 날이면 그대로 지나친다
아래쪽에 있는 대성사에서 재를 지내는지
스님들 여러 명의 염불소리가 들린다
같은 염불을 계속한다. 제장보살~~제장보살~~
지장보살을 그렇게 발음하는 건지 모르겠다
지장보살이면 누가 돌아가셨나 보다
염불소리를 뒤로 하고 잠시 경사진 길을 오른다
계단길이 이어진다. 계단길은 내가 싫어하는데
우면산에는 곳곳에 계단길을 깔았다
산이 자꾸 무너져 내리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몇 개의 계단길을 지나치면
마지막 깔딱고개가 나선다
중간 목적지인 소망탑에 가기 직전이다
이 때 쯤이면 종아리가 땡기기 시작하고
숨도 가빠지기 시작한다
거길 지나치면 우측으로 계단길이 이어진다
잠시 더 오르면 중간기착지인 소망탑이다
돌을 쌓아서 탑을 만들어 놓았다
탑을 돌면서 두 손을 모은채로
기도를 올리는 이 들도 가끔 보게 된다
소망탑에 만들어진 데크에서 내려다 보면
서초구와 강남 일대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바로 아래에는 예술의 전당이 있다
거기서 쉴 때도 있지만 오늘은 바로 지나쳤다
가스가 뿌옇게 끼어서 사진도 생략한다
소망탑에도 사람 들이 몰려서 그대로 지나쳤다
여기서부터는 하산길인데
계단길을 내려오다 중간쯤에 왼쪽으로 꺽어지면
범바위와 유점사쉼터로 가는 길이다
산 아래 남부순환도로와 평행으로 달리는 등산로
오래 전에 우면산 정상부근의 토사가 쏟아져 내려
남부순환도로 인근의 삼성아파트를 덮쳤다
도로를 건너 들이닥친 토사로 몇 명이 죽고
아파트가 부서졌다
이후에 대대적인 배수로 공사를 했는데
몇 해 전 다시 큰 홍수가 들어 우면산이 무너져 내렸다
내가 자주 가던 점심먹는 장소인 정자도 무너졌고
배수로도 손상을 입어 이후에 다시 공사를 했다
예전보다 훨씬 더 크고 넓은 배수로가 생겼고
토사방지댐도 거대하게 지었다
아직까지도 공사가 완결되지 않았다
오늘도 인부들이 마무리작업을 하고 있었다
유점사쉼터에 있던 정자가 부서지는 바람에
요즘은 그 곳을 지나쳐 성산약수터까지 가서
벤치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마시지 못하는 약수라서 세수만 하고
빈 벤치에 앉아 점심을 먹었다
흑임자떡 두 개와 고구마 두 개
그리고 남은 양갱 반 개를 먹었다
쵸코렛과 크랙커도 한 봉지 우물거린다
입가심으로 남은 샤인머스켓 포도를 먹는다
첫 번 째 벤치에서 조금 먹었고,
나머지는 더 내려가서 먹으려고 남긴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나서 성산약수터를 떠난다
아래로 이어지는 돌계단길. 조심해야 한다
여기서 넘어지는 사람들을 여럿 보았다
거기만 잘 지나치면 힘든 구간은 거의 끝난다
돌계단길이 끝나는 지점에 보국사란 절이 있다
돌계단길 끝에서 좌회전해서 다시 서쪽으로...
계속해서 걸으면 사당역으로 통한다
오늘은 예쁜 꽃나무를 보려는 생각에
전원마을로 하산을 한다.
생각대로 화사한 전원마을이 정겹다
사당역대신 남태령역에서 지하철을 타야한다
그렇게 전원마을을 지나서 남태령역으로...
늘 세찬 바람이 부는 역사 안에서
스틱 등 등산장비를 정리한다
화장실에도 들렀다
깊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서는데
마침 지하철이 들어오는 중이다
승객들이 꽉 찼다
동작역까지 4호선으로 이동 후
9호선으로 환승한 후 신논현역에서 하차
집으로 향하는데 집 앞 신호등 길 건너편에서
집사람이 손을 흔든다
아파트와 붙어있는 은행 지점에
통장정리를 위해 내려왔다고 한다
반갑게 집사람을 만나 함께 집으로 들어선다
지난 이틀간 울적했던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따스한 햇살과 맑은 하늘 상쾌한 공기를 마시니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간 사람은 간 사람이고
남은 사람은 남은 사람이다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하루였다
서초IC 인근의 화단에 철쭉꽃이 흐드러졌다. 얼마 전만해도 이렇지 않았는데...
저 앞에 서울시인재개발원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가로수 들이 녹색으로 싱그럽다
서초약수터를 지난 산행들머리 데크길 위에 벚꽃이 낙화되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소망탑 : 우면산 등산로에서 가장 높은 곳. 우면산 정상부에는 공군부대가 있다.
오늘보다는 나았던 예전 어느 날의 전망. 바로 아래 예술의 전당이 보인다. 가운데 붉은 벽돌이 교보타워.
사진 왼쪽부분에 서초동 법원단지가 있다. 대법원을 비롯한 검찰청, 여러 법원건물 들이 보인다
날씨가 좋은 날 보면 우측으로부터 수락산, 도봉산, 북한산, 인왕산, 안산 등이 보이고
시내쪽의 남산과 중요한 건물 들을 모두 볼 수 있다. 높이에 비해 전망이 괜찮은 편이다.
몇 년 전에 큰 홍수가 난 이후로 다시 대대적인 보강공사가 있었다. 유점사쉼터의 거대한 사방댐.
사방댐 자리에 있었던 나의 중식장소 정자가 홍수에 부서지고 철거되었다
남부순환도로로 내려가는 대형 배수로.
성산약수터로 향하는 오솔길같은 등산로. 계속 가면 사당역에 이른다.
내려온 등산로를 뒤돌아 보았다
오늘 따스했던 날씨에 하산을 마무리하며 뒤돌아 서서 찍어본 사진
전형적인 전원마을의 주택. 봄인데도 단풍이 새빨갛게 익었다. 실제로는 더 눈이 부시게 화사했다.
첫댓글 간 사람은 가고
남은 사람은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하시면서 20리나 넘는 길을 산책하셨네요.
꽃도 예쁘고 나무도 자 자랐네요,
어두운 마음을 돌리시느라 애쓰셨네요
늘 건강하십시요,
연 이틀 동기들 부고를 받고나서
마음이 많이 가라 앉았습니다
이런 일은 졸업 후 처음이었습니다
부모님들 부고와는 달랐습니다
아 이제는 내 차례도 곧 오겠구나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한 달 전에도 한 친구가 갔거든요
남은 여생 허비하지 말고
잘 살아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살아있다는 건 축복입니다
감사합니다 낭만 선배님!
늘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시쳇말로 빡세게 걸으셨군요.
간 분은 갔더라도 건강하게 살아야겠지요.
늘 다니는 코스입니다
빡세지는 않아도 제겐 적당합니다
네 건강이 최고입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언젠가 함께 걷기하면 좋겠어요
상세한 표기와 그 길을 걸으며 삶을 풀어 놓으신 글을 읽으며
아름다움에 취해 봅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신 날들이 함께 하시길 빌어드립니다^^
살다보면 그럴 날도 오겠지요
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박희정님도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
지금의 가로수 색갈이
제일 이쁘네요 짙지도 옅으지도 않으면서
혼자 많이 걸으셨군요
우울한 마음 훌훌 털어 버리고 지금한창 이른 철쭉 영산홍이 피고 있네요
네 가로수 이파리의 연록색도
철쭉꽃의 분홍빛도 너무 예뻐서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에 담았습니다
어제 자연에 파묻혀서
잠시 시름을 내려 놓았습니다
늘 고운 댓글 감사드립니다
저도 걷는것 좋아하는데,
혼자 걷기는 고적하고
둘이는 보폭이 안 맞고...
괜한 핑계 이겠지요
걷기 는 정신건강에 최고 입니다.
(거리-고도 그래프 의
x-y 축 m를 동일하게 하면
실제 높낮이 가 체감될 듯~)
저는 혼자 산에 다닙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기에 좋지요
한때 산에 갈 때
기록하는 앱을 자주 사용했지요
요즘은 하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