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콜릭스 ‘언클조(성추니)에 대한 추억
2022년 3월16일 또 하나의 고교동창 친구 조성춘이 코로나에 걸려 폐렴으로 갔다.
성추니를 졸업 후 처음 우연히 만난 건 1980년대 후반, 내가 살던 송파동 아파트 입구에서고 사업관련 법적 자문을 내 아우를 통해 전해주면서, 16회동창회가 활발하게 시작되고 있으니 나오라고 권유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후 성추니는 SD16동창회에 나가기 시작해 가끔 나가던 나보다 더 동기생들의 경조사는 물론 모든 모임에 적극적이어서 성추니와 자주 만나게 되었었다. 그렇지만 허물없는 친구의 연을 맺게 된 건 2006년 SD16자전거동호회 ‘바이콜릭스’(=바이콜)가 결성되며 가진 첫 라이딩 때부터다. 이후 후 16년째의 절친이 되었던 셈이다.이제 먼저 줄서서 천상으로 간 절친 성추니! 이대로 그냥은 보낼 수 없다, 함께 했던 추억들의 인상적 편린을 떠올리는 것으로 가슴 아린 추도를 대신한다. 언클 조도 내려다보면서 함께 빙그레 웃어주기 바라면서, 아니 반드시 그렇게 웃어 줄 것이다.
언클 조는 참 정이 넘쳤다. 모든 회식 2차의 비어파티는 늘 그의 몫이었다. 스스로 빈곳을 많이 드러내, 친구들 또한 가득한 정과 보살핌으로 채워줄 수밖에 없었다. 때론 악의 없는 불평불만도 잘했지만 이내 싱그레 웃으며 사그러들고 만다. 내겐 도저히 없는 그런 구석이 좋아 사랑했다, 외양에서부터 언행에서부텅 격의 없고 소탈해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상이라. 바이콜의 닉네임을 ‘언클’조로 붙여준 것이 나였다. 일육 동기들의 걷기동호회 결성을 주도할 때 동호회 이름을 ‘우보회’로 제안해준 것도 나였으니 어찌 성추니를 잊을 수 있겠는가?
그런 한편으로 일육카페와 이후 카톡 단톡 방에 남기는 그의 필력은 지금 가는 그의 문재가 더 빛을 보지 못함에 안타깝다. 문학도로서 너무나 서정적이기도 했지만, 시사문제를 다루는 평론의 예리함과 단단함에서 보여준 면모는 예사 이웃집 아저씨가 아닌 필봉의 고수였다. 뿐만 아니라 소탈한 이면에는 거침없이 경우 바른 쓴 소리를 해대는 의외의 고급진 품격도 지니고 있었다. 이렇게 상반된 매력을 지녔던 성추니가 그래서 더 더 벗하고 싶었는데~~~!!
2006년 9월3일 바이콜 결성일 한강대교에서 창인이 학처니 나와 함께 첫 라이딩을 가지던 성추니는 모내기 하다 나온 농부 같은 밀짚모자 차림이었다, 수변 공원 음료대에서 손을 씻고 성산대교까지 달리던 중 아뿔사! 음료대에 롤렉스 시계를 두고 오다니?! 되찾으러 갔을 땐 이미 손을 탄 뒤였다, 얼마나 황망했던지! 바이콜의 출범 고사는 그리 고가(高價) 이루어졌다.
2009년4월12일 당진해안 원정 라이딩 때 자전거를 타며 졸다가 딩굴었는데, 다행이 다친 곳어 없어 일행을 폭소하게 만들고 두고두고 술 안주꺼리가 됐었지! 초창기에 한강변 암사지구 토끼굴 경사를 오르내리다 자전거와 함께 공중제비를 돌고서도 괜찮았었으니까? 운동신경이 비상한 건지 늘 천우신조하는지! 장거리에 나서며 휴식할 때마다 배낭이나 헬멧을 두고 와 비상을 건 적도 다반사! 2011년4월9일 남원에서 출발해 곡성 이하 섬진강 종주 벚꽃 100리길 라이딩 때는 청담동 집결장소에 이동 밴 탑승 직전 배낭을 벗어놓고 그대로 오며 남원추어탕 일미집 새집에 이르러 알아차리고 부랴부랴 집의 부인께 서둘러 찾아놓도록 하는 소동을 벌인 끝에 남원추어탕 일미집 새집에 이르러 찾아두었다는 소식을 받고 얼마나 안도했던지, 압록의 보성강 매화촌에서 잘 때는 그일로 친구들 마음고생 시켰다며 그곳 일미 털게탕을 쏘았던 그 넉넉하고 여유 넘치는 성추니, 그것이 아마 대표적으로 멋진 성추니에 대한 기억일 것이다, 동시에 가장 아찔했던 것은 2011년9월4일 창단 5주년 경안천 무수골 무수리고개를 넘어 급경사를 내리달리다 나뒹굴며 어!어!어!? 퍽!! 소리를 냈을 때다. 119를 부를 상황이 벌어졌으리라 짐작했지만 천만다행이었던 그 때다. 이후 위축된 언클 조의 바이콜 라이딩은 점차 뜸해져 갔었다. 왜 이리 험한 기억만 생생할까? 더 많고 좋은 추억들이 있지만, 지금 바로 친구들과 약속된 16시30분 을지병원 빈소로 갈 참 1시간 정도 남은 시간이라 아쉽지만 빈소에 바칠 추도문을 이것으로 줄인다. 더 보강하고 보강해 기리고 기릴 것이다.2022년 3월19일 바이콜릭스 쉐도우수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