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명장 알렉스 퍼거슨 역시 유나이티드 커리어 초기 최소 3차례의 경질위기를 넘겼다.
1986년 가을, 유나이티드의 회장 마틴 에드워즈와 보비 찰튼의 연락을 받은 퍼거슨은
애버딘에서의 커리어를 정리하고 잉글랜드 맨체스터로 내려갔다.
1987~1988시즌 리그 2위로 마쳤지만 1988~1989시즌은 11위에 그쳤다.
1989년 여름, 알렉스 퍼거슨은 웨스트햄으로부터 당시 잉글랜드 최고의 유망주 폴 인스를 150만 파운드에 영입했고
노리치시티로부터 75만 파운드에 마이크 펠란을 데려왔으며 노팅엄으로부턴 150만 파운드에 닐 웹을 영입하며
유나이티드의 본격적인 리빌딩에 나섰다. 이 당시 노팅엄의 레프트백 스튜어트 피어스 역시 노렸으나
노팅엄의 감독 클러프는 피어스에 대해선 대화조차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1989~1990시즌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전히 리그에선 중하위권에 그쳐있었지만 이 시즌 FA컵에선 옥스포드 유나이티드와 본머스를 눌렀고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감독 브라이언 클러프가
이끄는 노팅엄 포레스트와 3라운드에서 만났다.
1990년 1월 7일, 운명적인 노팅엄과의 FA컵 3라운드가 열렸다. 리그에서의 부진으로 알렉스는 유나이티드에서 곧 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졌고 주장 롭슨을 비롯해 닐 웹, 폴 인스, 도나키등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훗날 이 경기를 회고한 알렉스 퍼거슨은 모든 상황이 유나이티드에게 불리했음에도 "내안의 무언가가
우리가 승리할 것이라 했다."라고 승리를 확신했었다고 한다.
유나이티드는 그날 시티 그라운드에서 어린 마크 로빈스의 결승골로 노팅엄을 눌렀다.
(마크 로빈스의 결승골. 퍼거슨은 이 골이 유나이티드를 그해 웸블리로 데려다 주었다고 했다.)
헤리퍼드, 뉴캐슬 유나이티드까지 격파한 유나이티드의 8강전 상대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였고
1:0으로 승리한 유나이티드는 준결승에서 올드엄 에슬레틱과 맞붙게 되었다.
하지만 이날 유나이티드의 주전 골키퍼 짐 레이튼은 경기내내 실수를 연발했고 연장전 승부 끝에
3:3으로 끝나버렸고 웬블리로 가는 티켓은 재경기를 통해 가려질 예정이었다.
재경기에선 마크 로빈스가 다시 한번 팀을 구해내는 결승골을 터트리며 유나이티드를 웸블리로 보내주었다.
FA컵 결승전 상대는 크리스탈 팰리스였다. 올드엄과의 준결승에서 주전 골키퍼 짐 레이튼은 시종일관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퍼거슨은 결승전 선발 골키퍼로 짐 레이튼을 낙점했다.
하지만 우려대로 전반 초반 레이튼은 팰리스의 세트플레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게리 오리얼리에게
선취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주장 브라이언 롭슨이 동점골을 터트렸고 곧이어 마크 휴즈가 역전골을 터트리며
유나이티드에게 FA컵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종료직전 팰리스의 이언 라이트는 유나이티드에게 우승컵을 허용하지 않으며 동점골을 터트렸다.
연장전에서도 이언 라이트는 역전골을 터트렸으나 경기 종료직전 대니 윌리스의 극적인 동점골로 결승전은
재경기로 넘어가게 되었다.
여기서 알렉스 퍼거슨은 애버딘에서부터 함께 유럽 정상에 올랐었고 스코틀랜드 대표팀에서도 함께
했던 짐 레이튼을 결승전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후보 골키퍼 레스 실리를 결승전 선발명단에 넣었다.
아마 훗날 07~08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8강, 4강전에서 활약했던 박지성을 결승엔트리에서 제외한것과
비슷한 조치였고 이날 엔트리 제외로 레이튼은 엄청난 충격을 받고 레이튼의 아내는 퍼거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재경기에서 유나이티드는 리 마틴의 결승골로 팰리스를 누르고 마침내 알렉스 퍼거슨은 유나이티드로 온 이후
처음으로 FA컵을 들어올리며 그를 둘러싼 경질설을 잠재웠다.
훗날 퍼거슨은 노팅엄와의 3라운드에서 마크 로빈스의 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유나이티드는 웸블리로
가지 못했을 것이고 자신은 경질 되었을 것이라고 회고 했다.
이날 FA컵의 승리는 다음 시즌 유러피언 컵 위너스컵으로 이어졌고 유나이티드의 영광의 시대가 시작되는
신호탄이나 마찬가지였다.
(FA컵을 들어올리는 유나이티드의 주장 브라이언 롭슨. 이날의 우승은 유나이티드의 황금시대를 알리는 서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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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백 스티브 브루스, 골키퍼 레스 실리
저 트로피 덕분에 참가한 컵위너스컵 결승 바르샤전을 보고 유나이티드 팬이 된 한 사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