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학에서 고지혈증
전통의학에서 고지혈증은 간, 심, 비의 기능 저하로 탁한 습담이 체내에 정체된 병증으로 본다. 또한 정신적 울체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 풍간화와 스트레스, 어혈이 상호작용하여 고지혈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본다. 이는 지질 대상의 이상이 정신적인 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현대적인 병태와도 연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고지혈증 치유에는 갈근, 대황, 단삼, 황련, 택사, 산사자 등이 들어간 처방 및 전통 의학에서 말하는 어혈을 푸는 약 및 담음을 제거하는 약이 주로 사용되며 여기에 수독 제거약이 담음 제거를 보조한다.
어혈을 푸는 대표적인 약으로 대황목단피탕, 도핵승기탕이 있으며 담음을 제거하는 대표적인 약으로 대시호탕이 있다. 대시호탕을 6~12개월 꾸준히 복용 시 중성지방, HDL, 총콜레스테롤 수치 등이 개선된 랜덤화 비교시험도 있다. 약국 임상에서도 대시호탕, 대황목단피탕 등 전통 의학의 처방 특히 어혈, 수독을 제어하는 약을 잘 활용하여 지질 프로파일이 개선되는 사례들이 있다.
대시호탕의 경우는 술, 고기를 좋아하고 상복부 압통이 있을 때 주로 사용된다. 건장한 체격에 보다 적합하다. 대시호탕 못지 않게 기본적인 처방이면서 고지혈증에 쓸 수 있는 한약 제제로 오령산도 있다.
오령산은 수독을 제어하는 대표적인 약으로서 담음을 강하게 제거하는 대시호탕과 대비되는 처방이다. 약국에서 오령산은 주로 급성질환 중에서도 토하고 설사하는 환자, 열병을 앓는 환자에게 사용하지만 만성병인 고지혈증 환자의 체내 노폐수액을 배출하는 의미로도 적용한다.
오령산
사실 오령산은 위 조문의 내용처럼 시행열병(時行熱病 계절성 유행병, 급성 열병)으로 헛소리를 하고 열이 많아서 불안 초조하여 의사 소통 조차 잘 되지 않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처방이다. 그만큼 열에 의한 정신적인 이상, 체내 대사 이상에 적합하다.
오령산은 [열과 수독]을 동시에 제어하여 체내 노폐수액을 제거하며 어혈, 담음으로 인해서 유발된 열성의 이상 증상을 개선한다. 약국에서 오령산은 주로 알코올로 인한 숙취에 사용을 하는데 이러한 급성 증상 외에도 알코올성 간질환에 유용한 처방이 오령산이다. 이때 오령산과 잘 어울리는 생약은 갈근 및 갈화와 같은 칡의 뿌리 또는 꽃이다.
약대의 본초학, 방제학 혹은 생약학 시간에 갈화해성탕(葛花解醒湯)을 배운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갈화(葛花)를 두고 '주독(酒毒)을 푸는 효능이 좋은 대표 생약'이라고 하는데 같은 칡에서 나온 갈근 역시 주독 해소에 사용된다. 갈근이 함유된 주독 해소의 대표적인 처방으로 삼두해정탕이 있다.
'삼두해정탕'은 약국 일반약으로 나오고 있으며 제품으로는 취어스액, 디오니스액, 헤파모닝액 등이 있다.
한편 오령산은 간 조직 회복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오령산(五笭散)이 갈락토사민 유도(誘導) 간독성(肝毒性) 흰쥐의 항산화 효소 활성(活性)과 지질 과산화에 미치는 영향(影響)/이준희, 강윤호/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보면 오령산이 간독성의 예방과 회복에 대해 효소 활성을 통한 간조직 복원을 향상시키는데 일정한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오령산은 인진호탕, 소시호탕, 대시호탕, 갈근, 보리 등과 함께 적용하여 간 대사 이상 및 지질 대사 개선에 도움이 된다.
임상 사례
갑자기 간 수치가 급상승한 환자. 남성, 50대. 과음 후에 숙취가 가라앉지 않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고 함. 이상지질혈증으로 고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높다고 함.
복용약: 아토르바스타틴
[대시호탕+인진호탕+오령산+불환금정기산] 일주일 복용으로 숙취 및 간수치가 정상이 됐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개선을 보임.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