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들썩 했던 선거도 지났다. 누가 이기고 졌던 모두 잊고 싶다. 선한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나라가 잘 되기를 바란다.
세상은 인간사 일에 무관심하다.
목련꽃도 지고 매화꽃도 지고 그렇게 눈이 부시게 피었던 벚꽃이 져간다. 얼마나 기다린 봄인데... 숫한 꽃들이 우수수 떨어지니 너무 아쉽워 마음이 아프다.
나이 들어 내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왜 내마음을 앓게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봄이 가기 전에 간드렁 거리는 벚꽃들이 미리 떨어질까봐 마음을 끓이는지 모른다.
내 감정 쓸데없는 곳에 낭비하고 싶지 않아 아무도 보지 않은 냇가에 앉아 물을 본다.
무심하게 물을 보고 있으려니 내가 즐겨 보는 그림 하나가 생각난다 조선 시대, 강희안의 고사관수도다.
이 그림의 주인공인 선비가 바위 위에서 엎드려 물을 바라보고 있다. 하루 잘 지내면 될 듯한 무심한 얼굴이다.
절벽 위에서 나무 덩굴이 머리 위에 흔들거려도 물풀이 일렁거려도 모든 것을 모른채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듯한 태도다.
몽상을 하는가 꿈속에서 꿈을 꾸는가 물 속에는 어린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자맥질 하는 모습이 보이는지 희미한 미소가 흐른다. 모든 것을 잊은채 물결만 보는 무심한 상태에 있다. . 이 선비도 나이 든 만큼 들어보이니 세상 사, 격동의 와중에서 휘둘려 시달릴 만큼 시달리다 부드러운 물결을 만나 이런 고요함에 머물 수 있었을 것이다.
모든 것이 넉넉하고 부족함이 없는 단순하고도 겸허한 자세의 삶. 세상을 관조하는 마음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부처님이 말했지. 고요함에 머물러 있는일이 이 세상에서 가장 최선의 길이라고...
바위 위에 엎드려 있는 모습이 사람도 바위도 분리되지 않아 사람이 바위고 바위가 사람으로 하나가 되어 보인다.
우리가 주위에 무관심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그 길만이 고요하고 담백함으로 자기를 낮추는 편안함을 얻을 것이다.
나도 잠깐의 한 순간일 망정 선비처럼 살고 싶어 물을 내려다보고 있다. 주위는 고즈넉하고 한가하다.
바람에 날리는 벚꽃이 물 위를 떠 흐른다. 저 꽃잎이 사랑과 미의 여신으로 우리의 마음을 환장하도록 행복하게 했던 아름다운 꽃이었을까?
후루룩 후루룩 바람따라 날아온 꽃잎이 물결 위 분홍점이 찍듯 무늬져 흐른다. 꽃잎이 어디로 와서 어디로 흘러 가는지 알기나 할까?
물결은 꽃잎의 어깨를 다독이며 같이 흐른다. 물에 꽃잎이 녹든가 꽃잎에 물이 녹든가 운명을 같이 하겠지. 내 마음도 이들과 같이 녹아들기 바라며 한없이 흐른다.
어느 정도 마음이 누구러졌는지 느긋한 마음으로 가로수 길을 걷는다.
꽃 떨어진 자리는 생살 떨어진 것처럼 아픈자리다. 그러나 그 자리에 환화게 햇살 비치어 새로운 잎이 어린 새 주둥이처럼 벌어져 "짹짹" 거린다.
마치 내 마음 아픈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처럼 "다 잘 될거야 모든 것이 다 잘 될 거야" 나를 위로한다.
난 그 모습을 보고 마음이 넉넉해져 환하게 웃으며 집으로 돌아온다.
아무리 세상 사는 것이 인드라망이라 하지만 실세를 쥔 분들의 빛이 나에게 오고 또 내 빛이 서로 닿으려면 몇 광년 떨어져 멀리 있는 별빛 같을 텐데...
다 잘 될거라고 희망의 새 싹이 말한대로 잘 될것이니 편히 늘어지도록 잠이나 자자. |
첫댓글 무관심과 무책임의 차이점을
문득 생각하게 되네요
세상사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무관심이
내 삶에 대해 무책임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어설프게나마 생각할 수 있도록
화두를 던져주시니 감사합니다
역시 예리하신 자유노트님
책임론이 나오니 제 가슴을 뜨끔하게 합니다.
댓글 감사드리며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다 잘 되기를 바랍니다
다 잘 될 것입니다
어제 산행 중
벚꽃이파리 한 송이가
제 눈 위에 살포시 내려 앉았습니다
약수터에 가서 눈을 씻었습니다
산새들 지저귀는 소리에
딱따구리 나무 쪼는 소리에
한참을 서서 들었습니다
참 좋았습니다
부고를 연이어 받으시어 심리적으로 밝으신 마음은 아니실텐데...
댓글이 늘 저에겐 믿음으로 다가 옵니다.
우면산행도 저에게 앉아서 온갖 자연의 혜택을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사관수도.......
뭔 생각으로 자신의 주권을 행하였는지
답답한 마음일 뿐입니다.눈에 뻔히 보이는데.......
바램이 있다면 더 바른 삶이
더 행복함이 가득한 이 나라가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 하면서....
강물 같은 글이
강물 같은 마음이
글을 읽으며 함께 흘러 갑니다^^
박희정님 때론 고사관수도 같은 무심한 세월을 보내는 것도
우리 삶에 약이 되는 것 같습니다.
꽃이 져 가니 아쉬움과 허전함이 몰려오나
그림같이 물을 보며 새로운 신록을 보며 마음을 단도리합니다.
늘 건강하소서
잘읽고 갑니다.
자연은 평온하기만 한데
무에 그리 마땅찮다고 속을 끓이는지~
꽃이치면 휴식기를 지나 또 피려니
저도 잘 될거라고 잘 될거라고~
도반님 반갑습니다.
나이든 나 하나도 간수하며 살기 힘든데
정말 무엇이 그리 속을 끓였는지 저도 모르겟습니다.
아마도 꽃이 지는 것이 몹시도 서러웠나 봅니다.
나무 밑을 지나는데 신록이 입을 벌려 짹짹거립니다.
무엇이든 잘 될 거라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나보다 다음세대가 잘되기를 바랄뿐인데
그것이 어쩐지 그냥 불안한 마음은 왜 그런지..
선배님의 글을 보며
다 잘될거야 잘되겠지
하며 활짝 피는 꽃을 보며
무심히 흐르는 물을 내려다 보는 저마음을 가져 보렴니다
안단테님 반갑습니다.
정말 좋은 댓글입니다./
우리보다 다음세대가 잘되기를 누구나 바라겠지요.
그런데 하루종일 티브도 보기 싫고 유튜브도 보기 싫어 혼자 물가에 앉았다 왔어요,
마음이 왜 그런지 저도 모르겠어요.
감사합니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들이 제발 평범한 울서민을 위한 정치 해 주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전 어제 태안에 다녀 왔습니다.
눈길 닿는 곳마다 꽃 천지인 아름다운 봄 제대로 만끽하고
오랫만에 만난 이종사촌들 한테서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큰 선물까지 받아가지고 귀가 했습니다.
비록 차가 엄청 밀렸었지만 그래도 수피는 좋았답니다. ^^♡
수피님
수피님의 마음이 우리 전부의 마음.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이들이 제발 서민을 위한 정치를 잘해 주기를...
수피님 좋은 곳 열심히 찾아다니시는 모습 예쁘세요.
늘 건강하세요,
오랫만에 낭만님의 한껏 성숙된 글에 댓글 올려봅니다.
그들의 정치력 유무와 고하간에 우리 필부들의 삶에 영향이 있든 말든
그냥 물 흐르느데로 살아 갈 뿐이라 생각 합니다.
청록님 정말 같은 하남에 살아도 커피한잔을 대접하지 못했으니...
이번 걷기. 미사리에 꼭 나가 청록님을 뵐 것입니다.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선거가 끝나니 조용하고 좋습니다
모든게 잘 되길 바랄뿐입니다
진골님
좋은 아침에 인사를 드려 제 마음이 흡족합니다.
저도 모든 것이 잘 되길 바랄 뿐입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올려주신 그림이 너무 낯 익습니다.
찾아보니 조선초의 검찰청 고위간부 였군요
지금 세태랑 희한합니다 농담~
집안을 보니
세종왕의 조카, 즉 문종 세조와
이종사촌간 입니다
위세를 많이 떨친 듯^
적향님 반갑습니다.
댓글을 보니 일반으로 보기 어려운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십니다.
그러고 보면 고사관수도의 그림의 주인공의 무심한 얼굴의 표정을 그릴 수 있는 것도
모든 것을 가진 자만의 내면의 모습이라 봐도 괜찮을지...
훌륭하신 댓글 감사합니다.
어찌 글을 이리도
잘 풀어 표현 하십니까
읽고 또읽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