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4월 13일)는 5670 아름다운 동행에서 추진하는 왕벗꽃길 합동 나들이에 참가하였다.
카페에서 임차한 관광버스가 남산 한옥 마을(충무로 역 부근에 위치)에서 오전 7시에 전주로 출발하기로 되어 있었다.
내가 사는 인천 송도신도시에서는 아침 첫 전철을 타더라도 버스 출발 시간 내 한옥 마을에 도착할 수가 없었다.
차선책으로 와이프와 함께 자가용으로 부천 시의 송내 역까지 간 후 와이프는 차와 함께 집으로 돌려보낸 후
서울 행 경인 전철을 탔다.
전철이 도착하여 탑승하였더니 경로 석은 이미 만원이었고 마침 일반 석에 빈자리가 보여 얼른 가서 앉았다.
이른 아침이라 약간 졸립기도 하여 눈을 감고 있었더니 잠시 후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자신의 무릎으로 내 무릎을 두세 번 툭툭 치는 것이 아닌가?
왠일인가 싶어 눈을 뜨고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을 확인해 보았더니 검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가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다시 눈을 감고 잠을 취하려고 노력해 보았다.
막 잠이 들려는 순간 또다시 옆자리의 여자가 두세번 내 무릎을 툭툭치는 바람에 잠은 다 달아나고
은근히 화가 치 올라 그녀에게 항의하려고 눈을 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나의 무릎이 그녀의 무릎에 닿아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얼른 다리를 오므리면서 왜 그녀가 나의 무릎을 툭툭 쳤는지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비록 그녀의 스타킹을 입은 무릎과 나의 바지 입은 무릎 때문에 직접적인 피부의 접촉은 없었지만
그녀는 타인과의 신체적 접촉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였던 것이었다.
생전 처음 겪는 경험이라 좀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전철을 타고 가는 내내 무릎을 오므리고 갔더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나는 60대 초반까지만 해도 괜스레 늙은이 취급을 받는 것 같아 경로 석에 앉는 것을 피해왔다.
그런데 어느 여름날 등산 갔다 귀가 길에 전철을 탔는데 나의 땀 냄새 때문인지 옆에 서 있던 젊은 여자가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것을 보고 얼마나 무안하고 창피함을 느꼈는지 모른다.
그 후로는 전철을 탈 때는 반드시 경로 석을 찾았다.
경로 석은 일반 석에 비해 자리가 빌 때가 많고 젊은이들의 예민한 후각이나 촉각을 피할 수 있는 안전 지대이기 때문이다.
나처럼 대부분의 노인 남자들은 쩍벌이 자세로 앉는 경향이 있다.
노인들의 감각이 둔해서 일까 오늘날까지 나는 전철의 경로 석에 앉으면서 쩍벌이 앉은 자세 때문에 항의를 받아 본 적이 없다.
경로 석 지정은 노약한 노인들의 배려 차원에서 정부에서 시작한 것이지만 이제는 노인의 특성에 맞는 자리로 정착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첫댓글 맞는말씀입니다.
일반석은 일반인들이 이용하도록 하는게 좋겠지요.
그래야 편하기도 하겠고요.
첫 댓글 감사합니다 세상 일은 경험하면서. 배운다고 생각합니다
경로석!!!
저로서는 애매한 좌석이지만~
그래도 공짜표^를 손에 쥐고서 무조건 앉아 가지요~
근데
어르신들이
일반석에 앉아가면~
젊은이들이 짜증을~~^
경로석이 비워있는데도 일반석에 앉으면~~^
다행히 젊은이들은 경로석 앞에서도 빈자리에 앉지않는다는것~^^
한가지 문제점은
경로석에서 냄새가 난다는 정보가 있어
직접 앉아보니~^^
경로우대증으로
빈자리에 앉아갈때
어르신들의 눈초리에~~^
그래도 저는 꼭!
무조건!!!^^
공짜표 손에쥐고~~^
노인들을 위해 경로석을 지정해 주었는데 노인들이 일반석까지 차지하면 그 만큼 일반인을 위한 자리가 줄어들게 됨으로 노인들은 가능하면 경로석에 앉는게 좋치않을까 생각됩니다
가끔씩 대 도시엘 나 가면 민쯩(경노)으로 타는 전철이 있어 너무 좋더군요
지방 소도시 에 살다보니 ~~흠마
그런 혜택은 언감생심 이랍니다 ^^
전철 없는 중소도시에는 노인들을 위한 시내버스 무료승차권을 제공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좋을듯 하네요
저도 노인석에 앉으면 마음이 편합니다.
글 감사합니다.
노인과 젊은 세대간에는 사고의 틀, 즉 패러다임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봅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아무래도 같은 부류에 속해있으면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겨집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요즘은 젊은이도 학생도 힘들어요
직장에 시달려 학습에 시달려
저도 경로석 애용자입니다
텅텅 빈 좌석이 많을 땐 일반석이구요
근데요
한 가지 느낀 것인데요
경로석에 빈 좌석이 없어도 경로들은 경로석에 서면 좋겠어요
왜 굳이 일반석에 서있는 지
자리 양보를 바라는 걸까요?
예의를 지키는 것은 젊은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노인일수록 젊은이들에게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어야 존경을 받을 수 있다고 여겨집니다
노인은 경노석에 임산부는 임산부 석에 않는게 맞는 것 같아요
어디에 앉든 쩍벌남은 ~노 노.
일상에 생생한글 잘보고 갑니다
늘 행복하세요.
저도 쩍벌남의 한 사람인데 남자들이 특히 쩍벌남이 많은 것은 몸의 구조상(늙으면 뱃살의 근육이약해져서) 또는 생활 습관상(조상 대대로 양반다리로 앉는 습관)으로 알려졌는데 어쨋튼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은 분명합니다
저도 앞으로는 전철에 탑승하여 앉을때는 다리오므리는데 주의를 기우려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경로석이 편하긴 하지만 이미 꽉 차기 마련입니다
경로석 좌석수가 노인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죠
언젠가 일반석에 앉은 어떤 노인이 젊은이로부터 '왜 경로석에 앉지 않고 일반석에 앉느냐'는 시비를 보고
어처구니 없어했다는 말도 들은적이 잇습니다
그래서 저는 멀리 갈때는 염치 불구하고 신문지를 한장 갖고 다닙니다
내 건강상 오래 서있기도 힘들고 해서 경로석 부근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간적이 잇습니다
좋은 아이디어 입니다
그러나 신문깔고 바닥에 오래 앉아있으면 척추에 무리가 올 수 있으니 접이식 휴대용 의자를 갖고 다니실 것을 추천하고 싶네요(쿠팡 에서 구입 가능)
경로석 임산부석 좌석을 보며 ㅇㄵ아 가기도 하며
서 있을때에근 경로석 자리에 서서 가기도 합니다
염치 없는 젊은 얘들이 경로석에 앉으면 나도 모르게
눈에 힘을 준답니다 ㅎㅎㅎㅎㅎㅎ
부산의 경로석은 비어 있을 때가 많답니다.
쩍 벌림 다리 ㅎㅎ 저도 옆에 누가 앉든 간에
신채 접촉을 안하려고 조심을 한답니다^^
신체 건강한 노인들 이라면 단거리를 갈때 굳이 앉아서 갈려고 하지말고 서서 가는 것도 하체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리라고 여겨집니다
자리가 없어 일반석에 앉으면 불안해 노인석이 비면 노인석으로 가서 앉자요
일반석에 앉으면 타향에 온 느낌, 경로석에 앉으면 고향에 온 느낌, 저도 그 기분 충분히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