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내용은 9월 6일(수) 국회 대회의실에서 주 40시간 토론회에서 주나어린이집에 근무하는 송숙영 보육교사께서 열거한 내용을 메일로 받아 올립니다.
영유아가 행복하기를 원하십니까?
보육교사도 행복해야 합니다.
주나 어린이집 송숙영 보육교사
먼저 우리나라 영유아의 보육을 위해서 수고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저희 교사들의 근무환경을 위해 자리를 마련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는 올해로 아이들을 12년째 돌보고 있는 교사입니다.
지난 12년을 돌이켜볼 때 우리 아이들을 돌보는 일은 세상 그 어느 일보다도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자신있게 말씀 드릴 수 있을만큼 이 일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만
현재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직원으로 근무한다는 것은 어떤 교사라도 그런 소중한 마음만을 가지고는 감당해 내기 어려운 현실임을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근무시간 – 주 40시간? 주 60시간!
현재 교사들의 평균 근무 시간을 말씀드리면 11시간정도입니다.
오전 8시정도 출근해서 저녁 7시에 퇴근하며 행사가 있을 때는 행사준비로 보통 저녁9시 가 되어서야 퇴근이 가능하고 평가인증 준비할 때는 새벽에 퇴근하는 경우도, 아예 집에
가지 못하는 날이 다반사입니다.
출근해서 교실환기 및 정리, 아침청소, 아침 일찍 등원하는 원아 맞이하기, 반아이 건강 상태 및 부모님 전달사항 확하고, 아이들과 함께 하루 수업활동에 대한 준비, 시간에 따라 차량지도, 등원아동 가방 정리 및 영유아의 건강상태와 복용약 점검, 특별한 전달 사항 확인과 간식과 식사시간에 기본생활지도로 손 닦기 지도과 바르게 앉아서 먹기, 간식과 식사 뒷정리를 합니다.
본격적인 수업시간에는 표준보육과정에 맞춰 각 영역별로 교구와 교재를 준비하고 각종 자연물을 관리하며 수많은 수업준비물을 아이들의 호불호에 맞춰 확장시키거나 축소시켜 야 하며 각 영역별로 아이들의 학습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활동을 끊임없이 합니다.
또한 각 영역에 흩어져 활동을 하고 있는 영유아들은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문제 상황은 없는지 교사의 눈은 360도로 움직이고 귀는 소머즈 귀가 되고 다툼이 발생하면 교사는 우사인 볼트보다 빠르게 달려가 사고 상황이 되지 않도록 중재를 해야 합니다.
이 시간에도 예외 없이 기본생활습관을 기르기 위한 배변지도와 청결 지도 등이 동시에 이루어 집니다.
식사전의 교실 정리정돈과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점검과 조치들이 계속되어 화장실도 수시로 점검하여 젖은 수건은 뽀송 뽀송한 새것으로 교체해 주고 바 닥에 떨어진 물기 한 방울도 남김없이 닦아냅니다.
교사는 식사시간도 없습니다.
아이들 먹을 때 같이 먹지만 먹다가 일어나길 수시로 합니다.
밥 먹다 쉬 누면 옷 갈아입혀야하고 토하면 치워야하고 응가하면 치우고 씻기고, 잘 먹지 않는 아이들과 편식하는 아이들은 밥 먹이려고 타이르고 떠먹이고 중간중간 먼저 먹은 아이들이 놀다가 다투면 지도하고 이리저리 흘려놓은 밥풀과 반찬들을 닦아주고 뒷정리 하다보면 교사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어 대부분의 교사들이 위장 장애를 앓고 있는 상황입니다.
식사 후에 먹여야 할 아동의 약도 혹시라도 투약과정에서 작은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당장 아이가 죽은 것처럼 큰소리를 치며 달려드는 부모의 항의를 대역죄인이라도 된 자세
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바깥 놀이시 영유아들의 활동성이 높아지고 호기심도 더욱 왕성해 지는 시간이므로 교사 는 안전을 위해 한시도 아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낮잠시간이 되면 다시 반복하여 손을 씻고 화장실에 다녀온 후 각자의 잠자리를 준비해 주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맞춰 조명을 낮추고 조용한 음악을 들려주고 동화를 들려줍니다. 쉽게 잠드는 영유아도 있지만 쉬 잠들지 못하는 영유아를 위해 교사
는 잠들 때 까지 토닥여줍니다.
아이들이 다 잠들고 나면 이제부터는 드디어 교사 본연의 업무가 시작됩니다.
수업 활동평가와 영유아들의 발달평가를 위한 관찰일지, 운영일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
지에 대한 일일연락장도 영아들 개개인의 특이사항에 맞춰 가정으로 전달되도록 기록합니
다. 부모는 한 개의 연락장을 받지만 교사는 자신이 맡고 있는 영유아 모두에게 보냅니
다. 때로는 아이들이 먹고 난후 간식 설거지도 교사의 일이 됩니다.
자고 일어나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바르게 정돈해주고 머리를 단정히 빗겨주고 집에 가기 전 아이들의 물건과 수첩과 가정으로 보내질 것 중 빠진 것은 없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차량으로 귀가하는 영유아를 위해 교사는 시간에 맞춰 차량에 태우고 때로는 차량지도교 사가 되어 차량귀가지도를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돌아가고 나도 교사의 업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교사의 하루에는 안전과 청결을 위한 각종 체크리스트가 있는 일지들이 남아있고, 맡고 있는 교실과 담당구역의 청소를 해야하며, 내일 활동을 위한 수업준비가 남아있고, 때때 로 주제에 맞춰 영유아의 발달을 위한 교구도 제작해야 하며, 우리 아이의 어린이집 생활 을 궁금해 하시는 부모님들을 위해 상담전화를 드려야 하고, 어린이집 생활을 궁금해 하 시는 부모님들을 위해 오늘 활동을 찍은 사진 중 잘나온 사진을 골라 인터넷 싸이트에 올 려드릴 사진작업도 남아 있습니다.
매일 아이들의 급간식 사진을 찍어서 보육포털사이트에 올리는 일도 중요한 일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놀랍게도 행사 없는 평상시에 우리 교사들이 매일 매일 반복하는 일입니 다. 만약에 행사라도 있게 되면 그 행사를 계획하고 준비하고 시행할 모든 일들은 교사의 몫입니다. 매주 야외 학습울 준비하고 매 달마다 계획된 행사가 있고 부모참여수업이나 아이들의 한해를 마무리하는 재롱잔치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따지면 교사는 일주일에 몇 시간을 일하고 있는 것일까요?
주5일 근무, 주40시간이 법으로 정해져 지난 7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는데 어째서 그 법은 어린이집에서는 지켜지지 않는 것일까요?
어린이집은 노동법이 적용되지 않는 특별한 지역인가요?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교사는 노동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인가요?
어린이집 교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요?
2. 임금 과 휴가
위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교사들은 하루하루를 엄청난 일에 치여 정신없이 보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육교직원의 임금은 대한민국 최저임금 수준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한 우물을 파며 전문적인 일에 10년 이상을 넘게 일을 해서 얻는 수입 이 이정도 밖에 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도 하루 평균 11시간 이상 일을 하면서말이죠.
휴가도 여름가정학습기간이라고 하여 일주일을 쉬지만 서로 당번제로 돌아가며 쉴 수 밖 에 없어 출근하는 교사는 쉬는 교사의 반까지 맡아 평소보다 두 배나 많은 아이들을 돌봐 야합니다. 교사의 책임 또한 두 배로 커지는 시기입니다.
주로 여성 교사가 많은 우리 교사들은 집안에 대소사가 있어도 원 상황에 맞춰야 하다 보니 육아를 책임지는 엄마선생님의 경우 원에서는 성실하지 못한 교사가 되기도 하고 가정에서는 나쁜 엄마가 되기도 합니다.
3. 교사의 처우개선이 시급합니다.
보육교직원들은 다른 직종에 비해 개인적인 시간이 극히 제한되어 있습니다.
수업활동을 하며 한시도 아이들에게서 눈을 뗄 수 없으니 화장실하번 다녀오기도 힘들어 방광염을 키우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대체 인력이 없으니 아파도 병원한번 맘 놓고 못가고, 병가를 내고 싶어도 하루 안 나가면 그 많은 일들이 그대로 동료교사에게 전해져 동료교사가 힘들 것이 뻔하고 담임을 맡고 있는 반 아이들은 담임교사 없어 눈치볼까싶어 걱정되니 쉬는 것도 어렵고 그나마 쉴 시간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들에게 무엇이 제일 힘드냐고 물어보면 교사로서 가장 힘든 점은
아이들 보기가 힘들다는 얘기보다는 지나친 업무의 과중과 함께 인간관계라고 말합니다.
서로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로 피곤에 지쳐있으니 교사 간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신경이 날카로워지기 일수입니다.
교사는 정신적으로 아이들 보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평가인증 제도가 도입되면서 쓸데없는 서류가 너무 많고 게다가 요즘은 교사를 교사로 보는 학부모도 드무니 교사로서의 자부심 과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기에는 너무도 열악한 환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에서는 오로지 부모들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으니 부모들의 기세는 날이 갈수록 기세 등등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우리교사들의 사기는 바닥을 모르는 채 떨어지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정보센터에서까지 자신들의 전시회를 위하여 우리 교사들에게 교재교구를 만들어 낼 것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정보센터가 정보는 주지않고 교사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교사가 행복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질 높은 보육서비스를 하기 어렵습니다.
피곤에 지친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뛰어 놀기 어렵고, 의욕적으로 수업활동을 진 행하기 어렵고, 새로운 교수법을 연구하기 어렵고, 다수의 아동들의 호기심 어린 정말 셀 수도 없이 많은 질문과 궁금증에 상호작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7월부터 근로시간이 주 40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교사들에게는 남의 이야기 같기만 합니다.
여전히 10시간이상의 근로를 하고 있고 여전히 할 일들은 줄어들지 않고 더 늘어만 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러한 여건들 속에 지칠 대로 지친 많은 교사들은 이일을 떠나려고만 하고 새로 시작하 는 교사들은 지레 겁을 먹고 다른 진로를 택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이일에 애정을 가지고 어떻게 해서든지 사랑으로 보듬으려는 많은 교사들이 남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우리의 아이들을 사랑으로 잘 돌보고 교육할 사람이 누구입니까?
바로 우리 교사들이라고 확신합니다.
적절한 근로시간을 지켜주고 교사의 복지에 귀를 기울여 개선해 준다면 그것이 교사 개개인의 행복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것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자라나게 하는데 더욱 큰 밑거름이 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땅의 영유아들을 돌보고 있는 사람은 바로 보육교직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