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1~2. 수서역-양재시민의숲-낙성대
1. 수서역-양재시민의숲
대모산 구룡산 아래를 걷는 호젓한 숲길 (2016.1.23. 맑음. -12~-7℃)
수서역-돌탑-불국사-능인선원 갈림길-염곡동-육교-양재천-양재시민의숲 (10.3㎞. 3시간7분)
1월 중반이 넘어서자 겨울 날씨가 추워졌다. 북극의 찬 기류를 막고 있던 제트기류에 구멍이
생겨서 그 찬 공기가 내려왔다는 것이다. 산행일에 예보로 내놓는 기온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내심 염려하였지만, 겨울날씨는 기온도 기온이지만 바람이 좌우하는 것이기에 예의주시하였다.
풍속이 5㎧가 넘으면 포기하여 하였으나 2㎧에 그쳐 산행을 진행하였던 것이다. 바람소리에
귀 기울이면 사는 것이 허허로워 어딘가 훌쩍 떠나고 싶다 하지 않던가.
탄천(炭川) 서쪽에 있다하여 수서(水西)인 수서역에서 출발하였다. 올라선 대모산 능선에서는
차거운 날씨에 볼이 잠시 따거웠으나 서울둘레길에 들어서고 난 뒤에는 바람이 없어서 오히려
땀이 날 정도였다. 산길은 편하고 호젓하다. 나무는 잎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숲은 아늑하여
마음이 편안하다. 중간중간 약수터도 있어 목을 축이고 갈 수 있다. 허리가 불편한 사람들이
다니면 몸을 낫게 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하였다. 양재(良才)는 고개가 밋밋하여 넘기 좋다는
뜻이 있듯, 편안하여 나이가 들어서도 다닐 수 있는 참으로 좋은 길이다.
※ 교통편 : (갈 때) 수서역 6번출구. (올 때)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5번출구
2. 양재시민의숲-낙성대
우면산과 관악산 아래를 걷는 아름다운 길 (2016.2.27. 맑음. 0.5~8.1℃)
양재시민의숲-윤봉길의사기념관-양재초등-우면산-대성사 앞- 예술의전당 뒤- 성산약수터-
남태령 전원마을-사당역-관음사-무당골 전망지-낙성대 (11.7㎞. 3시간 50분)
지난 번 수서역에서 양재시민의숲까지 간 서울둘레길을 이어서 걸었다. 양재시민의 숲은 6.25전쟁 때
백마부대용사 충혼탑, 대한항공기 피폭희생자 위령비, 삼풍백화점 붕괴 희생자 위령비 등 원혼을 위령
하는 비들이 서 있다. 죽음은 멀리 있는듯 하지만 그리 멀지도 않다. 죽음과 관련하여 사람들이 모르는
것 세 가지, 아는 것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것이고, 누구나 죽고,
죽는데 순서가 없고, 죽을 때는 빈 손으로 간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래서 사는 동안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면산에서 남태령 가기 전까지는 편안하다. 우면(牛眠)이 소가 누워 자고 있는 모습이듯, 그 만큼 길이
편안하다. 남태령 전원마을에서 관음사 가는 길은 도회를 지나는 경사길이다. 서울에서 과천으로 가는
고갯길 남태령(南泰嶺)은 '남쪽에 있는 큰 고개'라는 이름이 가리키듯 제법 경사가 있다. 정상으로 오르는
산행은 상하의 이동이요, 계곡을 반복하여 오르내리는 둘레길은 좌우의 이동이어서 완만하여 힘은 덜
들지만, 도회 부근이나 산기슭에서 오르내림을 반복하다가 보면 피곤이 온다. 하산은 낙성대로 하였다.
낙성대(落星垈)는 고려시대 강감찬장군이 이곳에서 태어날 때 하늘에서 별이 떨어졌다 하여 붙은 지명
이다. 이번 둘레길은 매헌 윤봉길의사기념관이나 낙성대를 지나는 길이어서 한 번 더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 길은 나서야 더 알게 되고 가까워지는 법이다.
※ 교통편 : (갈 때)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 5번출구. (올 때) 2호선 낙성대역 4번출구
대한항공기 피폭희생자 위령비
우면산 길
남태령이 보이는 산길
사당역에서 관음사 가는 길
낙성대 3층석탑. 고려시대 강감찬장군 생가터인 낙성대에 있다
낙성대 3층석탑에 '낙성대 강감찬'이란 글씨가 보인다
첫댓글 참 부지런한 그대!
쉬엄쉬엄 다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