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9일은 대전이 고향인 나에게는 의미있는 날이었다. 충남대의 경영경제연구소의 초청을 받아 “유라시아물류의 동향과 전망” 이라는 주제로 낮에는 경영대의 교수세미나와 저녁에는 대학원생들에게 강의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온 날이다
충남대 하면 우리들이 대학시절, 충남대에 다니던 내 친구들 따라 몇 번 가 본적이 있다. 그 때의 캠퍼스는 지금 충남대학병원자리였지만 이날 내가 가 본 곳은 유성캠퍼스로 50만평의 부지에 자연과 조화를 이뤄 아름답게 펼쳐진 캠퍼스가 깨끗하고 학생들은 활기찼으며 주차장마다 학생들이 몰고 온 차로 꽉 찼다. 학생 2만 여명에 교수가 1,000 여명, 석사학위 이상 과정에 있는 학생 수만도 3,000 명이나 된다고 했다 과거의 충남대 면모를 일신하여 이만하면 우리 고장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인재양성에 믿음직한 품이 될만한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한 것이다
내 친구들이 많이 다니고 내고장의 대표적인 대학인 이곳에서 강의이고 보니 잘 해야 되겠다고 내 딴에는 준비는 철저히 하고 온 것이다 낮 12시부터 교수세미나실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경영/경제/무역학분야의 교수 15명을 대상으로 강의 하고 토론을 한 것은 내게는 특이한 좋은 경험이었다.
누구나 쉬는 점심시간에 동료교수들과 도시락을 함께 들며 분야별로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강의를 듣고 토론을 나누는 것은 시간을 아껴 유용하게 쓰는 모범을 보여주었다 이들 앞에서는 <시간이 없어서 ...> 라는 말은 누구도 할 수 가 없을 것이다
이날 인사를 나눈 십 수명의 교수들 중, 학장을 포함하여 많은 중진교수들이 대전고등학교를 나온 후배들이었으므로 충남대가 낯설지 않은 나의 모교라도 되는 기분이었다
저녁 8시부터는 대학원생 25 명을 대상으로 강의와 토론을 가졌는데 수명의 중국 조선족 남녀학생도 있어서 대학도 글로벌화하고 있음을 실감하겠는데 경영대학원도 아닌, 석박사과정을 대상으로 한 일반대학원이 왜 저녁 8시에 강의를 시작하느냐 하면 대학원생 중 많은 수가 낮에는 직장에 근무하고 서울 등 타지방에서도 와야하므로 그렇게 늦게 시작할 수 밖에 없어서라는 것이다
주경야독하는 이들 중 특히 내관심을 집중시킨 것은 군인 3명의 학생들이었다. 사단장 출신의 예비역 소장(이하 김장군)과, 현역 중령인 대대장, 그리고 현역 대위인데 김장군이 사단장 시절에 대위는 소위로 임관되어 그의 부대로 왔고 중령은 장군이 대대장시절에 그의부대로 전입되어왔다는 것을 대학원에 와서 서로 알게 되었다고 했다. 김장군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의 선임연구원이며 경희대학교의 초빙교수로서 낮에는 주로 서울에 있으며 저녁에는 충남대의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 중에 있다고 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만학도들이며 나이로 보면 부자지간도 같은 이들 세 사람이지만 같은 자리에 나란히 앉아 토론하는 이들에게서는 나이 차이를 느낄 수가 없었다.
저녁 9시 반이나 10시면 끝나야 하는 강의가 10시 반이나 되어서야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주경야독라는 이들에게 내 성의 가 울어나기도 했지만 학생들이 물류에 관한 깊은 관심, 사회를 맡은 이철식교수의 노련한 토론진행 덕이었다
오늘 아침 서울을 떠나며 우리 친구 이동수 충남대 명예교수에게 연락을 했더니 친절하게도 유성의 버스터미널에 나와 주고 강의 시간 전까지 그의 차로 충남대의 곳곳을 안내해 주었다 특히 그가 주도한 세계수학올림피아드를 충남대에 유치하고 그와 관련하여 지은 건물이 지금은 충남대의 훌륭한 Landmark의 하나가 된 실물을 보며 충남대가 한결 더 정답게 닥아왔다
저녁 때 잠시 틈을 내어 박천규부부, 윤항노부부와 유성의 소문난 소머리국밥집에서 저녁을 함께 했다 이날 군산을 다녀와 피곤한데도 불구하고 특히 천규부인은 감기인데도 시간을 함께 한 것은 나에게 또 하나의 귀한 귀향선물이었다
11시발 심야고속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하는 차중에서 동수, 천규, 항노 등에게 감사하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강의발이 잘 먹혔는지의 여부는 조는 학생의 유무, 질문의 유무를 보면 알 수 있는데 밤이지만 조는 학생은 한 명도 없었고 질문도 계속 이어졌다는 것은 강의가 나쁘지 않았다는 점을 말해주어 귀향선물로 흐뭇했는데 정작 강의를 한 사람은 나였지만 나보다도 더 명강의를, 그것도 무언으로 한 사람은 주경야독하며 시간을 극복한 이들이었다.
그들은 무언으로 외치고 있었다. 우리는 “얼지 않는 흐르는 물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만년청춘” 이라고 .....
첫댓글 본인이야말로 얼지 않는 흐르는 물이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 만년청춘을 살고있는 장본인! 더 더욱...!
노력하는 자에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을 까? 마음이 문제겠지만서도 ...더 많은 활동 기대해 보네.
그야말로 동에번쩍 서에 번쩍이 아니라 남에 번쩍 북에 번쩍이군 그래,호영이의 연구활동이야 말로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가이 국보적이지 아닌가 말일세,부디 건강에 유의 하시기를 바라네.
그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충남대학교 홍보대사 위촉 받으신 분 같아.
지금 나이에도 그토록 왕성한 활동을 하니,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니.
유라시아 물류의 중심에 우뚝선 한국에 이 분야를 실질적으로 선도하는 호영이가 있음에 그 명강의를 들으려 수도권등에서 근무하는 만학도들이 늦은시간에 몰린것은 너무나 당연한일. 하루도 얼지않고 도도히 흐르는 그 물 영원할 지어다...
정말 장하군. 11시 심야 고속버스를 탈수 있는 체력만으로도 대단한 자랑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