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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의미로는 북쪽에서는 평양이, 남쪽에서는 진주가 살기 좋다는 뜻이고 다르게 보면 일찍이 *교방문화가 자리잡은 까닭에 북으로는 평양 기생이, 남으로는 진주 기생이 유명 하다는 뜻도 담고 있다. 음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교방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전통 상차림은 물론 임진왜란 중 생겨났다는 화려한 비빔밥, 해물육수로 만드는 푸짐한 진주 냉면 등이‘남진주’의 맥을 잇고 있다. 1994년 북한에서 출판된 <조선의 민족전통 식생 활풍습>에‘냉면 중 제일로 여기는 것은 평양냉면과 진주냉면’이라고 기록할 정도다.
하지만 안동 하면 헛제사밥, 전주는 비빔밥, 마산은 아구찜…, 이런 식으로 각 도시를 대표하는 음식들이 있게 마련인데 이상하게도 진주 하면 딱히 떠오르는 게 없다. 이는‘아무리 잘 알고, 잘하는 것이 있더라도 나서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진주 사람들의 기질과 관계 있다는 것이 문화관광해설사 염혜영 씨의 설명이다. 듣고 보니 일리가 있다. 전주나 안동과 비교해 손색없는 전통문화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서서 알리지 않았던 까닭에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진주 음식은 다소 생소한 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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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는 행정구역상으로는 경상남도에 속하지만 북으로는 지리산과 같은 큰 산이, 남으로는 남해와 접해 있어 육지와 바다의 식재료를 두루 활용한 음식이 발달했다. 산에서는 제철 나물과 약초를, 바다에서는 싱싱한 해산물을 쉽게 얻을 수 있어 이를 접목한 음식이 많은 편이다. 냉면 육수에 마른 해산물을 가미하거나 비빔밥에 보탕 이라는 해물육수를 첨가하는 것도 진주 음식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간단해 보이는 음식 한 가지에도 지역색과 문화, 영양소의 궁합이 두루 채워져 있는게 바로 진주 음식이다. 산과 들, 바다가 골고루 담겨 있는 진주의 먹을거리. 서민들의 출출함을 달래주는 부담 없는 음식부터 풍류를 느끼게 하는 전통 상차림을 통해 ‘북평양 남진주’의 명성을 엿보았다. |
교방은 고려와 조선시대에 기녀(妓女)들의 가무를 관장하던 정통 교육기관. 가무에 뛰어난 창기들을 뽑아 관리하던 곳이다. 축제‘논개제’를 비롯해 궁중에서 전해진 검무, 교방굿거리 등도 교방문화의 한 축으로 이해할 수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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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에 처음 온 사람이 가장 먼저 먹어봐야 할 음식도 비빔밥이고, 부담 없이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것도 바로 비빔밥이다. 전주비빔밥이 풍성한 재료를 화려하게 사용한다면 진주비빔밥은 절제미와 소박함이 풍긴다. 숙주, 고사리, 도라지 등 익힌 나물은 되도록 잘게 썰고 밥에 포탕(문어, 새우, 조개, 다시마 등 건어물로 미리 끓인 육수)을 미리 끼얹어 촉촉함이 배어 있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갖은 양념으로 무친 육회가 대미를 장식하면서 비빔밥의 품격은 높여주고 필수아미노산과 지방산 등 영양소가 충족된다. 진주비빔밥은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전투에서 유래했는데, 빨리 간단하게 먹을 수 있으면서도 영양소를 고루 함유해 진주성전투의 숨은 공신이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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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비빔밥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선짓국을 함께 내는 것. 선지와 소내장에 무와 콩나물 등을 넣고 끓여 얼큰하고 개운할뿐더러 비빔밥에서 부족할 수 있는 영양소까지 두루 보완해줘 완전식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진주 시내에서 비빔밥을 하는 곳이 여럿 있지만 중앙시장에 있는 천황식당과 제일 식당이 대표적이다. 그중에서 ‘천황식당’은 3대째 운영하는 전통 깊은 곳으로, 진주에서 천황 식당을 모르면 간첩이다. 한국전쟁 직후에 지은 단층 건물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전통 비빔밥의 맛을 더해준다. 건물 뒤편으로 별실이 마련되어 있어 조용하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메뉴 비빔밥 6000원, 불고기 1만5000원, 육회 2만원 문의 055-741-2646 아이코드 692-313-43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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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교방문화. 교방음식은 조선시대 진주에 있었던 교방청 기생들의 가무와 술이 곁들여진 연회 음식으로 나라에 큰 잔치가 있을 때마다 궁궐로 불려 가던 기생들 덕에 자연히 궁중과 양반가 음식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진주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교방문화. 교방음식은 조선시대 진주에 있었던 교방청 기생들의 가무와 술이 곁들여진 연회 음식으로 나라에 큰 잔치가 있을 때마다 궁궐로 불려 가던 기생들 덕에 자연히 궁중과 양반가 음식의 영향을 받게 되었다. 한상 떡 벌어지게 차리지만 한꺼번에 나오지 않고 나름대로 순서와 격식에 맞게 차례로 나와 천천히 맛을 음미하면서 먹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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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주인의 철학이 남다르므로 진주 음식에 관한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메뉴 교방상차림 1인 5만원(2인부터 주문 가능) 문의 055-748-4556 아이코드 594-125-43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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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하리 강주연못 후문 앞에 자리한 연요리 전문점이다. 연을 이용하지만 사실은 약선요리에 가깝다.
콜레스테롤과 잡냄새를 제거해주고 신경 안정에 특효인 연을 이용한 덕에 끼니를 챙기며 건강까지 돌볼 수 있는 곳이다. 친환경 쌀을 이용한 연잎영양밥과 연잎훈제오리찜이 대표적. 훈제오리찜은 기름기가 쏙 빠져 많이 먹어도 부담이 없고 영양밥에는 녹두, 팥, 대추, 조, 수수 등이 들어가 영양소의 집합체라고 해도 될 정도다. 가볍게 한 끼를 즐기고 싶다면 연잎녹두국수가 제격이다. 반찬을 비롯한 모든 음식에 조미료를 넣지 않아 먹고 난 뒤 깔끔하고 속이 편하다. 식용 연잎을 주인이 직접 재배하는 덕에 항상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바로 앞에 있는 강주연못을 둘러보는 건 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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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연잎영양밥 7000원, 연잎훈제오리찜 2만5000(소) ~ 4만원(대), 연잎녹두국수 5000원, 연자죽 5000원 문의 055-744-5292 아이코드 764-323-430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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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게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 남의 눈을 의식해 조상 없는 제사를 지내고 허기를 채웠던 데에서 유래한 헛제사밥. 안동뿐만 아니라 진주에도 헛제사밥이 유명 하다.
진주 지방에는 제사를 올리고 나면 온 식구가 모여 밥과 갖은 나물을 한데 비비는 음복례 문화가 있는데, 오늘날의 헛제사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진주에서는 이명덕 씨가 운영하는 ‘진주헛제사밥’이 대표적이다. 이씨는 ‘2007 대한민국 대한명인전’에서 전통음식분야 명인으로 선정된 바 있는 인물로 헛제사밥의 법도와 전통에 근접한 맛을 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음식 중에서 제사음식만큼 정갈하고 정성이 들어간 것이 없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정성이나 상차림으로 치자면 안동헛제사밥보다 한 수 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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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는 전통 유기를 사용하고 전류와 산적, 정과, 각종 제철 나물, 찐 생선 등을 올린다. 탕국 하나에도 새우, 피문어 등 재료 13가지를 넣었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간이 심심해 뒷맛이 깔끔 하다. 경상도 음식을 맛없다고 치부해버리는 사람들도 한 번 먹어보면 생각이 달라질 정도로 훌륭하다. 메뉴 헛제사밥 정식 1만5000원(1인분), 후렴전탕 1만5000원(1인분), 헛제사비빔밥 8000원 문의 055-743-3633 아이코드 265-159-431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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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하면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이 전부인 줄 아는 사람이 많지만 경상도에서만큼은 진주냉면이 더 유명하다.
고기로만 육수를 내는 다른 냉면과 달리 진주냉면은 고기는 물론 멸치와 바지락, 홍합, 명태 등 해산물을 넣고 푹 곤 육수를 함께 사용해 독특한 맛을 낸다. 집집마다 나름의 노하우로 만든 수제 간장을 이용해 간을 맞추는 것도 진주 냉면의 특징이다. 진주냉면의 또 다른 맛은 바로 고기육전을 사용한다는 것. 얇게 저민 소나 돼지 안심에 달걀옷을 입혀 지져 냉면 웃기로 함께 낸다. 여기에 화려한 고명도 빼놓을 수 없다. 달걀지단에 오이, 무, 배가 푸짐하게 올려 나와 보는 순간 식욕이 돋는다. 단순한 이북식 냉면과 달리 진주냉면은 눈도 즐겁게 하고 양도 푸짐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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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발은 메밀과 고구마 전분을 함께 쓰는데 메밀 함량을 좀 더 높여 면은 다소 굵은 편이지만 쫄깃함은 보통 이상이다. 식초와 겨자, 다대기를 듬뿍 넣고 면을 가위로 자르지 않고 먹으면 더 맛있다. 메뉴 물냉면 6000(소)~7000원(대), 비빔냉면 6500(소)~7500원(대) 문의 055-756-2525, 6 아이코드 711-190-43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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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 촉석문 앞 남강변에 장어구이집들이 즐비하다.
1950~1960년대에만 하더라도 남강에서 잡은 장어를 연탄불에 구워 팔던 집들이 여럿 있었는데 이후 강이 개발되고 상수원으로 지정되면서 장어 수렵이 불가능 해졌다. 지금의 장어집들은 남강 장어의 상징성을 이어 영업을 하고 있다. 남강에서 잡은 장어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집들이 여전히 연탄불을 이용해 굽는 전통 조리법을 고수하고 있다. 바다장어와 민물장어 둘 다 취급하지만 민물장어가 좀 더 쫄깃하고 고소하다. 바다장어는 고추장 양념을 하고, 민물장어는 간장과 고추장 두 가지 방법으로 양념한다. 연탄불에 구울 때는 양파를 듬뿍 넣고 재빨리 익혀 함께 접시에 담는데, 양파와 함께 먹으면 장어의 느끼한 맛도 훨씬 덜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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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민물장어 1만6000원, 바다장어 1만4000원(1인분 기준), 민물장어곰탕 6000원 문의 유정장어 055-746-9235 아이코드 694-249-43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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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이어 아들이 하고 있는 진주 대표 빵집이다. 길 가는 사람 누구를 잡고 물어봐도 아는 유명한 집이다.
갖가지 종류를 팔고 있는 OO베이커리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진주 사람들은 ‘수복빵집’과 프랜차이즈 베이커리의 비교 자체를 불허한다. 중앙시장 내 허름한 건물 1층에 자리한 수복빵집의 첫인상은 조용하다 못해 쓸쓸하다. 하지만 그 맛만큼은 50년 넘게 사랑을 받아왔다. 주 메뉴는 꿀빵과 찐빵인데, 둘 다 아주 독특하다. 꿀빵은 이름처럼 한입 크기의 빵에 바삭한 꿀 옷을 입힌 것이고, 찐빵은 팥소가 들어 있는 작은 찐빵에 뜨끈한 단팥죽을 푸짐하게 뿌려주는 식이다. 한 번도 보지 못한 독특한 찐빵에 처음 찾는 이들은 눈이 휘둥그레지지만 한두 개 집어 먹다 보면 어느새 접시를 비우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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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빵과 따끈한 단팥죽을 한꺼번에 먹는 맛이랄까. 주인아저씨 혼자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양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그날 만든 빵이 다 팔리면 더 이상 만들지 않는다. 식사로는 뭣하지만 간식으로는 그만이다.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메뉴 찐빵 2000원, 꿀빵 2000원, 팥빙수 3000원, 단팥죽 3000원 문의 055-741-0520 아이코드 687-321-430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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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외버스터미널 바로 앞에 있는 ‘큰길냄비우동’은 올빼미족 단골을 거느린 숨겨진 맛집이다.
특이하게도 저녁 7시경부터 다음날 아침 5~6시까지만 문을 열어 버스와 택시 운전기사들, 밤늦게 진주에 도착하는 사람들의 출출한 배를 달래주고 있다.
본래 30년 넘게 포장마차를 운영하던 주인 부부가 이곳 터미널 앞에 가게를 열면서 그때의 영업 방식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단다. 메뉴는 단 세 가지. 멸치로 국물을 낸 시원한 냄비우동과 김밥, 라면이 전부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해치울 정도로 입에 짝짝 달라붙는다. 메뉴 냄비우동 3500원, 라면과 김밥 각각 3000원. 문의 055-743-8469 아이코드 737-264-430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