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7 - 서영남
11월 20일(금)
푹 쉬었습니다.
금요일 저녁에 예수살이 모임이 있어서 민들레국수집에 들렸습니다.
고마운 분들의 예쁜 나눔이 가득했습니다. 맛있는 김치도 왔습니다. 메추리알과 어묵도 커다란 상자에 잘 포장되어서 왔습니다. 가로 세로 1미터도 훨씬 넘는 커다란 상자에 김이 가득 담겨왔습니다. 또 고마운 분께서 쌀 한 포와 고춧가루를 선물해주셨습니다. 또 고마운 분께서 쌀을 한 포 보내주셨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의 커피숍이었던 후레쉬 포크 정육점에서 채소 난전을 펼치신 철이씨께서 팔아도 될 정도로 좋은 총각무를 열 단이나 선물해주셨습니다.
내일 반찬을 하기 위해서 콩나물과 취나물을 조금 사 놓았습니다.
11월 21일(토)
아침 일찍 서둘러서 민들레국수집으로 갔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습니다. 일찍 오실 손님들을 생각해서 전기밥솥에 조금 남은 밥은 큰 그릇에 옮겨 담고 쌀을 안쳤습니다. 빨리 밥을 할 욕심에 뜨거운 물을 붓고 취사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 다음 느긋하게 가스밥솥에 쌀을 안치고 반찬을 준비했습니다.
골롬바 자매님께서 육개장과 돼지등뼈 우거짓국을 멀리 계양구에서 날라오셨습니다. 토요일에는 아침마다 국을 끓이는 것이 힘들었는데 골롬바자매님 덕택에 제가 아주 편해졌습니다. 국을 데웠습니다.
손님들이 평소보다 일찍 왔습니다. 밥이 다 되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손님들께 들어오셔서 식사하시라고 했습니다. 밥솥 뚜껑을 열었는데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밥이 설익었습니다. 가스밥솥의 밥이 되려면 앞으로 이십 분은 더 있어야 하는데...
서울에서 오신 손님 몇 분에게 식은 밥이지만 드실 수 있겠는지 물어봤습니다. 뜨거운 국이 있다면 아주 좋다고 합니다.
식은 밥도 다 떨어졌는데 손님들이 열 시 전인데도 많이들 오셨습니다. 덜덜 떱니다. 밥이 다 될 동안 들어오셔서 커피 마시면서 몸을 녹이시도록 했습니다.
원적외선 석유난로가 큰일을 해 냅니다. 겨울에 청송교도소를 다닐 때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부럽게 쳐다봤던 난로입니다. 그런데 고맙게도 이번에 민들레국수집에 설치했습니다. 겨우 20도로 온도를 맞춰놓았는데 우리 손님들 얼굴에 땀이 송골송골 맺힙니다.
설익은 밥이 생겼으니 오늘은 맛있는 닭죽을 끓이는 날입니다.
큰 닭은 세 마리를 샀습니다. 닭은 손질해서 커다란 솥에 생강을 넣고 끓였습니다. 기름을 걷어내고 닭은 건져서 살을 발랐습니다. 그런 다음 설익은 밥을 넣고 죽을 끓이다가 중간에 고기를 넣고 닭죽을 끓였습니다. 이 많은 죽을 어떻게 손님들이 다 드실지 걱정을 하는 자원봉사자가 있습니다. 닭죽이 오히려 모자랄 것이라고 해도 믿지 못합니다. 우리 손님들은 다른 죽이나 국수는 좋아하지 않지만 닭죽은 참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양념장을 매콤하게 만들었습니다.
2005년 이후부터 끊임없이 미8군에 계시는 천주교 교우분들이 민들레국수집을 도와주십니다. 쌀을 모아오시고 후원금을 전달해주십니다. 오늘도 쌀을 모아서 오셨습니다. 그리고 후원금도 주셨습니다.
남인천 우체국 직원들께서 자원봉사하러 오셨습니다. 추운데 바깥에서 떨면서 총각무와 쪽파를 다듬고 마늘을 다듬었습니다. 선물도 많이 가져오셨습니다.
연안부두 자매님께서 김치와 소고기를 듬뿍 택시 편으로 보내주셨습니다. 또 젊은 부부가 달걀과 어묵 그리고 쌀을 선물해주셨습니다. 차량번호가 9777번인데 이름을 알려주지 않으십니다. 소금 두 포와 민들레 사료를 한 포 선물해주셨습니다.
민들레국수집을 마치고 민들레희망지원센터에 가서 신선생과 민들레식구들과 함께 회식자리를 가졌습니다.
11월 22일(일)
조은별과 이시은은 부천 소명여고 학생입니다. 채선생님의 소개로 민들레국수집에 봉사활동을 나왔습니다. 참 예쁘고 성실하게 잘 했습니다.
오늘은 다음 카페의 “민들레국수집”에서 여덟 분이나 봉사활동을 나왔습니다. 오늘은 해물 파전을 해서 손님들 대접을 하기로 했습니다. 신 김치 송송 썰고 채소와 쪽파 듬뿍 넣고 오징어도 듬뿍 넣고 맛있게 전을 부쳤습니다. 손님들이 참 잘 드십니다. 잔치집입니다. 비도 부슬부슬 내립니다. 우리 손님들이 막걸리도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다이아나와 다니엘이 선물을 가져오셨습니다. 고마운 분이 귤 두 상자를 선물해주셨습니다. 손차은님께서 의류 한 상자를 잘 손질해서 보내주셨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옷과 신발을 찾는 분은 많은데 드릴 옷이 없습니다. 얇은 옷을 입고 떨면서 옷을 좀 달라는데 드릴 옷이 없습니다. 다 떨어진 신발을 신고 와서 보여주면서 헌신발이라도 달라고 하면 참으로 난감합니다.
선남선녀! 오늘 오후에는 서울 서초동에서 결혼 주례를 사고 왔습니다. 전철을 타고 다녀왔습니다. 사랑하면서 검은머리 파뿌리 되도록 행복하게 살았으면 참 좋겠습니다. 사랑은 실패와 어둠마저 감싸 안고 받아드리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11월 23일(월)
오늘은 평화방송 촬영이 있었습니다.
주안8동성당 레지오 자매님들이 봉사활동을 오셨습니다. 손님들이 참 많이 오셨습니다.
생새우가 1킬로그램에 삼천 원이라고 합니다. 지난 해 김장할 때 6킬로그램에 이십만 원도 넘게 주고 샀는데 이렇게 쌀 때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우리 손님들께 생새우 맛을 보여주고 싶어서 시장에 가서 생새우를 듬뿍 샀습니다. 배추 듬뿍 넣고 된장국을 끓이다가 마지막에 생새우를 듬뿍 넣으면 별미가 됩니다. 몇 그릇씩 드시는 분이 계셨습니다.
화수성심의원에서 계란을 열 판이나 보내주셨습니다.
오후에는 우리 VIP 손님인 명현씨가 설거지를 거들어주지 않았다면 힘들 뻔했습니다. 녹초가 되었습니다.
11월 24일(화)
늦잠을 자다가 놀래서 일어났습니다. 어제는 꽤나 힘들었나봅니다.
오전에는 혼자서 설거지하고 국을 담아드리고 쌀을 씻고 홀 서빙을 하다보면 옛날 생각이 납니다. 처음 민들레국수집을 시작하면서 혼자서도 참 잘했습니다.
오후에 경열씨와 수산나자매님이 오셔서 한시름 놓았습니다.
인천교구 사회복지회에서 옷을 많이 주셨습니다. 소피아자매님께서 제주 초콜릿을 큰 상자로 하나 선물해주셨습니다. 검암동 성당에서 쌀을 두 포 선물해주셨습니다. 고마운 분께서 사과 한 상자를 보내주셨습니다. 또 고마운 분이 강화도 쌀을 두 가마나 선물해주셨습니다.
11월 25일(수)
주헌씨가 또 술을 드셨습니다. 기초생활수급비로 통장에 돈이 들어왔습니다. 며칠을 참다가 또 술을 드셨습니다.
오전에 혼자서 설거지까지 하면서 계란프라이까지 손님들께 해드렸습니다.
덕남씨가 오늘은 비도 오고 공치는 날이니까 설거지를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참 설거지를 잘 합니다. 부평자매님께서 오셔서 발을 걷어붙이셨습니다. 온종일 손님들께 계란 프라이를 해 드릴 수 있었습니다. 고르넬리오 학생도 열심히 도와주었습니다.
송림4동 자매님께서 쌀 한 포와 김치를 선물해주셨습니다. 또 고마운 분께서 김치와 깍두기를 선물해주셨습니다. 데레사자매님이 옷과 달걀을 보내주셨습니다. 라이스 그린에서 쌀을 한 포 보내주셨습니다. 김유철 선생께서 귤을 한 상자 선물해주셨습니다.
진천에 사시는 고마운 분께서 후원금을 주셨습니다.
11월 26일(목)
오늘은 쉬는 날입니다.
오전에 계양구 효성동에 가서 쌀을 열다섯 포 실어왔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과천 법무부 교정방송국에 가서 강의 촬영을 하고 왔습니다. 원고도 없이 강의하느라 쩔쩔 매었습니다.
중2동 성당에서 김장김치 12상자를 선물해주셨습니다.
“어머니 기일 즈음에 어머니께 드리는 맘으로 민들레국수집에 어르신들께 맛있는 떡 보내드립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일로떡집
맛있는 쑥떡과 인절미 그리고 쑥차와 한방차도 선물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민들레희망지원센터에서는 오늘 민들레희망지원센터를 이용하시는 회원들과 함께 석남동 사랑의 집에 자원봉사 활동을 나갔습니다. 참 멋있습니다. 행복은 많이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나누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