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교통네트워크 논평]
GTX-A 삼성역 공사장 철근 누락,
‘단순 실수’로 넘기려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제정신인가?
- 건설사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서울시, 선거만 중요하며 안전은 상관없는 것인가
- 국토교통부의 철저한 감사와 동시에 민자철도 사업에 대해 더욱 엄격한 관리규정을 도입해야
“건설 회사의 단순 실수를 정치 쟁점화하는 정원오 후보 캠프가 ‘이제 좀 쫓기는 모양이다.’ 이런 생각이 든다.” 5선에 도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언론 보도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서울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는 후보자가 삼성역 공사장 철근 누락 사태를 정치적 쟁점화로만 생각하여 책임을 회피하려는 행태를 보여준 매우 경솔한 발언이다. 당최 제정신인지 귀를 의심케 할 정도다.
지난 15일 국토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GTX 삼성역 구간의 시공오류가 확인되어 긴급 조치에 착수했다는 내용을 배포했다. 문제가 된 지점은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를 건설 중인 GTX 삼성역사 지하 5층 3공구 200m 구간인데 여기에 설치하는 80개 콘크리트 기둥에 지름 30mm 정도의 주철근을 두 개 넣어야 하는데, 실제 들어간 철근은 절반에 불과했다. 관련하여 MBC 보도에 따르면 이는 기둥당 24~36개가 빠진 것으로 합하면 약 2,570여 개의 철근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인데, 기둥은 역사 건물의 내구성 유지를 위해서 정확하게 시공해야 한다. 그런데도 하청 업체가 건설사에 주문한 철근을 설계도면에 명시된 수량보다 적게 했고, 결국 지하 5층의 공사가 끝나서야 오류가 생겼음을 인지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쟁점이 있는데 바로 보고 시점이다. 시공사인 현대건설 측은 “도면 해석에 오류가 발생하여 자체 조사 과정에서 시공 오류를 발견 후 서울시에 자진신고를 했다.”라고 언급했는데 작년 11월의 일이다. 상식적이라면 작년 11월에 시공사로부터 서울시가 보고를 받았다면, 즉시 철도공단 혹은 국토부에 상황을 설명하여 대책을 마련해야 했음에도 서울시가 국토부에 보고한 시점은 약 반년가량 지난 올해 4월 29일에야 진행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굉장히 석연찮다. 서울시의 입장은 “철도공단 협약서에 ‘문제 즉시 통보’라는 조항이 없고, 원인과 보강 방안을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라고 주장했는데,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개발은 엄연히 철도공단이 서울시에 위탁한 사업이다. 아무리 조항이 없더라도 비상시 문제가 생긴다면 즉시 상급 기관에 알리는 것이 위기관리 대응의 기본이면서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 그런데도 관련 보도들에선 서울시 내부에서조차 보고하지 않고 은폐하려는 정황이 속속히 드러난다. 철도공단 역시 서울시로부터 전달받지 못했다는 식으로 주장하는 만큼 정확한 결과는 국토부의 감사 결과가 나와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나온 정황만 보더라도 서울시 차원의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점엔 부정하기 어려우며 관련 공무원들의 직무유기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안이 발생한 배경엔 민자철도의 확대가 원인이다.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등한시한 채 오로지 수익성 극대화만 집중하는 행태. 민간사업자의 이윤 창출을 공공이 도와주고, 눈감아주는 고질적 병폐를 끊어내지 못한 것이 이번 삼성역 공사 현장의 문제를 더욱 키운 셈이다. 더군다나 올해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닥친 상황에서 표 떨어질까 봐 삼성역 공사에 문제가 생겨 개통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숨기려는 모습도 연출했는데 자칫 이 사안이 국토부의 보도자료와 언론 보도로 전달되지 못했다면 지금보다 더 큰 일이 생겼을지 모른다. 따라서 GTX-A 강남 구간의 개통 지연은 이미 확정되었고, 작년부터 예견된 일인 만큼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철저한 보수 시공으로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마지막으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게 당부한다. 민선 8기에 접어들면서 한강버스 논란과 여러 차례의 안전사고. 최근에는 역사적 보존 가치가 필요한 광화문 광장에 ‘감사의 정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건축물을 세우는 등 몇 번의 시장직을 수행하더라도 ‘전시행정과 보여주기식 행정’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는 점에 유감스럽다. 특히 이번 사태가 공개되지 않았더라면 지난 2023년 인천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는 물론, 1994년 성수대교 붕괴와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재발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이번 사태에 대해 대시민 사과는커녕, 상대 후보가 정치적 쟁점으로 이용하여 유리한 판세로 이용한다는 식의 망언을 쏟아내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한심한 작태를 보여줬다. 재차 제정신으로 한 발언인지 의구심을 가지면서 과연 이런 생각을 하는 자가 천만 서울시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는지 심히 우려스럽다.
이에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이번 GTX 삼성역 부실공사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바라봄과 동시에 연대하는 시민과 노동조합과 함께 민자철도 사업의 고질적 병폐를 없애고,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교통인프라 사업은 정부가 직접 책임지고 시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관철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사태를 무한히 책임져야 할 오세훈 후보자를 규탄한다. 한강버스의 성과는 본인의 입으로 하면서도 정작 사과하고 책임져야 할 땐 민간사업자를 앞세웠던 그 얄팍함이 이번에도 "뉴스를 보고 알았다"는 말로 드러났다. 이 말을 믿을 수 있는 서울시민이 몇 명이나 되겠나? 오세훈 후보자는 자신이 요구하는 만큼의 책임을 스스로도 보이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서울시장은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책임지는 자리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오세훈 전시장의 책임을 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강구할 것이다. [끝]
2026년 5월 19일
공공교통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