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너무 남루해졌고, 영원히 머무르지도 못할
순간의 화려한 인생앞에 허물없이 차 한잔을 나눌
여유도 없을만큼 현실은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빼앗아 가고 있습니다.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흐릿해진 그 여름날의 밤,
대청마루에 누워 별을 보며, 의사가 되고 명탐정이되고,
자가용을 굴리며 팔도를 유랑하는 행운아가 되고 여류시인이
되어 한국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고야 말겠다고
소리치던 그날이 요즘따라 간간이 내입가에 미소를 띄게 합니다.
그때는 정말 가난했지만 꿈이있었고, 가슴훈훈한 대화가 있었고
울타리를 넘나드는 이정이 있었고 용서의 미덕이 있었습니다.
주머니는 비었어도 정직이 있었고 배부른 위선보다는
겸손이, 값비싼 허영보다는 가난한 만족이 있었지 않았습니까?
지금 우리는 너무도 부유하고 풍성한것 같지만 가장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정에 두툼했던 주머니는 황금 만능주의에 비워버렸고
커피같이 훈훈한 대화는 에고이즘으로 매장되어 버린채 장발쟝의
빵 한조각 보다도 더 가난하게 이거리는 허기지고 있습니다.
이밤에, 어디에선가 영원한 부자는 마음속에 있다며 환경에
만족하라 하시던 부모님의 외침이 들려올것만 같습니다.
이제 우리 허물어지고 가슴답답했던 인간의 과실을 소리없이
터뜨려 버리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인간미를
뿌리며, 부유한자 보다는, 가난하고 고통당하는 자의 위로가
되어주고, 은촛대를 훔친 장발쟝을 용서해준 미리엘 주교의
관용을 베풀때 가난했던 날의 행복보다
더행복한 삶을 향유할수 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하늘의 별을보니 지구촌의 어느 모퉁이에선가 사랑이라는
생명수가 자라는 건재한 땅이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가슴이
흐뭇해져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