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사중인 아가들. 뒤쪽에 보이는 노란 고기가 엄마.
# 작디 작은 아가들은 사료를 잘게 부수어 줍니다.
사료가 붉은 색이라 배가 빨갛게 부풀어요.
지난 주 월요일에 청소물고기 2마리와 임신한 구피를 사왔어요.
부화통도 사고 히터도 사고 수초도 사고, 어항 살림살이에도 제법 부티가 납니다. ㅋㅋㅋ
사오자마자 엄마 구피를 부화통에 넣었다가 스트레스 받는 것 같아서 풀어주었다가
인터넷으로 구피출산시기를 검색해가며 어항옆에서 안절부절하기를 며칠.
토요일까지도 별 기미가 안보이길래
"3~4일 후에 낳을거라매!!!! 벌써 5일이나 지났잖아!!!!!!!!" 를 외쳐댔더랍니다.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깊은 밤.
터질 것 같은 배로 뒤뚱거리며 헤엄치는 구피를 보고 있자니 곧 새끼를 낳을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어항 옆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데 수면 가까이 헤엄치는 구피치어 한 마리.
오오오오오~~~~~
낳았구나!!!!!!!!!
서둘러서 엄마구피를 부화통에 넣고 지켜보고 있는데
사람이 두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고 있으니 불안한 듯 새끼를 더 안낳고 있는 녀석.
처음 발견한 치어는 어디로 숨었는지 찾을 수가 없고......
새벽 2시쯤까지 보다가 지쳐 그냥 잤어요.
새벽 6시에 나와봤을 때도 치어는 한 마리도 없고 엄마구피는 배가 계속 불룩하더니만
아침 9시에 다시 보니 부화통 아래에 치어들이 꼬물대고 있더이다.
죽은 녀석 4마리, 살아있는 녀석 9마리.
낳으면서 얼마나 잡아먹었는지는 모르겠고.....
한번에 30~50마리를 낳는다고 하더니 얘는 임신중에 낯선 곳으로 와서 스트레스가 굉장했나 봅니다.
내 욕심에 임신한 걸 사와서 그 고생을 시켰으니 살짝 미안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한 엄마구피.
엄마구피는 2~3일 후에 죽었어요. 흐흑.......
죽은 물고기는 다른 녀석들이 순식간에 다 먹어치운답니다.
자연의 법칙이라며 그냥 놔두었더니 준호가 눈물이 글썽해서 불쌍한데 꺼내주지.... 합니다.
어항 곁에 앉아 "우리도 죽어 묻히면 나무와 자연에게 도움이 된단다." 하며
인생의 순리를 초연히 받아들이는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이렇게 어렵게는 안했지만) 말해줬어요.
어쨌든 어항을 사서 준호와 지호의 정서에 도움이 되는 건 확실.
우리집에서 생을 시작한 새끼구피들. 어여쁘게 잘 길러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