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면서
지난 9월에 있었던 제 67회 고신총회에서 현재 고신교단 교역자 수급 등의 현안들에 대해서 미래정책연구위원회의 보고가 있었다. 고신교단 내에서도 부목사의 숫자가 늘어나는 반면, 가야할 사역 현장은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교단 차원으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보고였다. 그 보고 가운데 ‘일정 규모의 교회들은 분립개척을 하도록 권장한다(500명 교회는 5년에 1회, 1,000명 이상 교회는 3년에 1회 등 구체적 명시에 대해서는 연구조사를 위탁 예정)’는 권고안이 명시되어 있다. 이는 최근 한국교회가 대형화, 기업화 되어 간다는 사회적 비판 여론 속에서 교회와 성도를 파송하여 분립하여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교회의 선교적 비전을 확인한다는 면에서 의미 있는 보고라 할 수 있다.
울산교회 복산 예배당 |
더불어 현재 과도한 부채를 지고 건축한 예배당을 소유한 교회들의 부도나 매각이 늘고 있다. 한국 교회 현실을 말해주는 어두운 대목이다. 그리고 이런 경매로 나온 교회 건물을 이단들이 구입 사용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런 가운데 과도한 부채로 인한 어려움에 처한 교회의 부채를 떠안고 오히려 교인들과 목회자를 파송하여 교회를 회생 발전시키고, 다시 분립하여 파송하는 일을 울산교회(정근두 담임목사)가 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과도한 부채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교회를 품고 5년의 품는(incubating) 과정을 거쳐 2곳의 건강한 교회(울산매곡교회, 울산신정교회)를 분립, 파송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현재의 한국 교회 현실에서 새로운 교회 개척 및 분립 모델이 될 것을 기대한다.
1. 지금까지의 상황
1)두 교회 회생의 산실, 울산교회
1956년 1월 1일 설립된 울산교회는 1963년부터 1995년까지 담임했던 고 박두욱 목사를 이어 1995년부터 현재까지 정근두 목사가 뒤를 이어 섬기고 있다. 현재 22명의 교역자들과 33명의 장로(매곡, 복산, 신정)들이 함께 사역하고 있으며 복산 예배당을 위시해 매곡, 신정 세 곳의 예배당에 출석하는 성도는 약 3,000명(주일 낮 예배 출석)이며 교육부서에서는 1,200여명의 자녀들이 말씀으로 교육받고 있다. 울산교회는 예배, 교육, 친교, 봉사, 선교의 공동체를 목적으로 사역에 힘쓰고 있다.
2)울산교회 매곡 예배당
울산교회 매곡 예배당 |
매곡 예배당은 이전 성삼교회(울산노회 북부시찰)였다. 약 12억여 원의 부채를 짊어진 성삼교회는 2012년 후반기에 부도 위기에 놓여있었다. 성삼교회는 양상록 목사가 개척을 하여 40여 명의 교인이 출석하던 교회인데, 장립집사들은 교회를 살리기 위해 울산교회에 도움을 요청하게 되었다. 울산교회는 2012년 11월에 당회 결의를 통해서 총 16억 원을 대출하여 부채와 전임 목사의 은퇴비 지급 등 제반 처리를 하였다.
울산교회는 당시 성삼교회가 위치한 북구지역(6공동체)을 담당하던 현재우 목사와 장로 2인(현재 2인)을 포함한 개척 지원자 80명을 2013년 1월 1일 신년예배 시에 파송하여 1월 첫 주일부터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첫 예배에 126명이 회집했다. 이후 울산교회 매곡예배당으로 명칭하고 부채는 울산교회가 안고, 재정은 독립하고 있다. 2017년 주일 오전에 성인 평균 출석은 220명, 주일학교 평균 출석이 약 140명으로 총 360명 정도 출석 중이며, 2017년 재정 결산은 6억원이 조금 넘는다.
3)울산교회 신정 예배당
울산교회 신정 예배당 |
신정 예배당은 이전 울산중앙교회(울산 남노회 소속)였다. 성삼교회 건과 유사한 시기에 울산 남노회 미래발전정책위원회으로부터 울산중앙교회 인수를 요청을 받았다. 울산 중앙교회는 당시 17억 원의 부채가 있었다. 2013년 4월 정기 당회에서 울산 남노회의 요청을 받기로 하고 은행에서 19억 원을 대출받아서 울산중앙교회와 부채를 인수하게 된다. 당시 권태현 목사가 봉사하였는데 교인은 30여명이 있었다. 권태현 목사는 울산교회 협동목사로 옮겨와 현재 울산병원 원목으로 섬기고 있다.
울산중앙교회가 있던 남구지역(1공동체)을 담당하던 노성현 목사와 장로 2인(현재 장로 3인)을 포함한 65명의 개척 지원자를 2013년 4월 21일에 파송하고 4월 28일 주일부터 섬기도록 하였다. 첫 주일 예배 인원은 109명(축하객 포함)이었다. 이후 울산교회 신정 예배당이라 칭하였다. 역시 부채를 울산교회가 안았고 재정은 독립하고 있다. 2017년 현재 주일 오전에 장년 평균 출석이 약 210명, 주일학교 평균 출석이 약 100명으로 총 310명 정도 출석 중이며, 2017년 재정결산은 5억 3천만 원 정도 된다. 그리고 2017년 12월 25일 성탄절에는 처음 개척지원자로 따라나섰던 이영진/김나영 집사의 가정을 신정예배당 파송선교사로 V국으로 파송하게 된다.
2.동기
1) 울산교회가 공간 창출을 위한 계획을 하는 중에 온 제안이었다.
두 교회의 부채 인수 제안이 왔을 때, 울산교회는 부족한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공간 창출 위원회가 여러 노력을 하고 있었다. 주차장 부지에 건물을 신축하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하고, 대형건물을 임대하려고 했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이 제안을 받고 새로운 방법의 공간창출로 이해하고, 이 일을 우선적으로 돕기로 가닥을 잡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되었다.
2) 정근두목사의 공교회적 인식
정근두 목사 |
정 목사는 교회의 공교회성을 언급하여 상황을 강조했다. 노회가 파송한 위임 목사로서 노회내의 19년 된 성삼교회의 어려움을 자신의 문제로 인식했다. 담임 목사의 이런 공교회적인 인식은 논의 초창기의 당회 내부에서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논의를 긍정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공교회적 인식은 이번 신년 및 분립감사예배 장소를 울산교회가 아니라, 함께 한 번에 모일 수 있는 우정교회(합동)로 정하는 데에도 나타난다. 타 교단이지만 울산교회의 이런 좋은 취지와 목적에 공감하며 우정교회도 무상으로 장소를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지금도 울산 지역의 교계에서 정 목사의 공교회적 인식에 도전을 받고 있다.
3) 울산교회의 과거 시도들로 얻은 교훈
울산교회에 정근두 목사가 부임한 후에 교회를 개척하는 일과 관련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 2000년에 새대전교회 개척, 수지 벧엘과 수지 열방교회 개척 지원, 두 세 개의 울산 지역에 2, 3억씩을 지원해서 교회 재개척과 새로운 개척을 하기도 했다. 또 생활비를 지원하는 형식을 가진 교회도 개척했다. 그런데 그렇게 성공적인 결과를 가지지 못했다고 평가를 하고 있었다. 일단 울산교회 부교역자가 나가서 개척을 하더라도 울산교회 당회의 울타리를 벗어나면 지도와 감독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개척을 내 보내는 교회와의 이념과 정신의 교감이 지속되지 않는다는 현실을 크게 인식하고, 개척교회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모 교회인 울산교회의 정신과 지도를 교감하는 상태의 개척을 시도하는 방식으로 위의 두 교회를 세우는 새로운 접근을 했다. 이는 한 분 장로님의 강력한 건의이기도 했다.
3.진행과정
1) 각 교회의 상황
①성삼교회 경우
어려운 교회의 부채를 비롯한 전체를 책임지게 된 울산교회는 교회의 회생을 위해서는 재정적인 투입과 교인들의 파송과 더불어서 담임 교역자의 교체가 제일 중요한 것으로 인식했다. 그래서 성심교회의 경우 전임 목회자가 어느 정도 연로한 상황이고 부인이 교사이어서 은퇴하는 것으로 정리를 했다. 그리고 그 동안의 수고를 위로하는 뜻으로 상당한 금액의 퇴직 은퇴금을 드렸다. 그리고 그 동안 복지 중심 목회를 하였는데, 양 목사에게 복지를 더 공부하도록 요청하기도 했다. 교회 통합에 있어, 목회자 문제가 가장 어려운 데, 이를 잘 처리하게 되었다.
매곡예배당에서의 주일 예배(원내는 현재우 목사) |
그리고 교인들의 파송의 경우도 영구적으로 이명을 하도록 격려하고 안 되면 3년 정도 섬기다가 돌아올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래서 70여명의 성도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파송하는 성도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정근두 목사가 매 수요일마다 설교하겠다고 약속을 했다. 첫 시도의 경우, 모교회의 메시지에 익숙한 오래된 성도들을 위한 필요한 전략적 접근이었다.
교회 운영의 경우도 부채는 떠안고 재정이나 교회 운영은 독립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현재 울산교회 매곡 예배당이라 불렀다. 그러나 완전한 행정적이며 법적인 독립은 교회가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판단되는 3-5년 후를 계획하였고, 이것은 노회와의 약속이기도 했다.
②울산중앙교회의 경우
울산중앙교회의 경우도 성심교회와 비슷한 시기에 제안이 들어왔다. 울산 중앙교회는 울산교회가 속한 울산 노회가 아니라 울산 남노회에 속했다. 그래서 성삼교회를 먼저 처리하고, 이어서 다루게 되었다. 울산 중앙교회는 50대의 목회자인 권태현 목사가 시무하였기에, 권 목사의 회복과 재 사역의 길을 여는 것도 또 하나의 과제가 되었다. 목회자의 교체가 가장 중요한 일로 판단했기에 교체를 하고, 권 목사는 3년간(2013~2015) 안식년을 가지도록 하면서 협동목사로 있게 하면서 생활비를 지원하면서 2014년에 에스라 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성경을 공부하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고, 현재 울산병원 원목으로 사역하고 있다.
이미 16억의 부채를 지면서 성삼교회를 정리한 울산교회가 다시 19억의 부채를 짊어지는 일이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이때 정 목사는 울산교회가 울산교회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울산지역의 교회를 살리는 일을 위한 것이며 이것이 하나님의 나라의 일이라고 설득했다. 결국 부채를 다시 짊어지고 목회자와 장로를 포함한 교인들은 파송하였다. 역시 재정과 운영을 독립적으로 하고 단지 행정적이고 법적인 측면에서는 울산교회 지붕아래 있고, 명칭을 울산교회 신정 예배당으로 하고 있다.
신정예배당에서의 주일 예배(원내는 노성현 목사) |
현재까지 매곡 예배당의 경우 정근두 목사가 수요일마다 설교하였고, 격주로 정근두 목사가 매곡과 신정 두 예배당에서 주일 오후 예배 때 설교를 하였다. 주일 오전과 그 외 예배 인도는 각 예배당 담당목사와 그곳에 속한 부교역자들이 감당하였다.
2) 법적인 문제- 노회관련
이전까지 두 교회는 울산 교회의 매곡예배당과 울산교회 신정예배당으로 불렀다. 같은 울산교회 성도이지만 다만 주일날 예배하는 예배처소가 매곡예배당, 복산예배당, 신정예배당으로 나뉘어 있는 형태이다. 담임 목회자가 울산교회 소속이고, 행정적인 소속도 울산교회 안에 있고, 예배와 회집의 운영도 울산교회와 함께 순번으로 진행한다. 주일예배에는 복산예배당에 속한 장로님들이 윤번으로 각 예배당에 파송되어 주일기도를 봉사하기도 했다.
이런 형태를 우려해서 처음에는 노회의 몇몇 분들이 울산교회가 지성전을 세우는 것이냐고 하면서 장로교 질서를 문제 삼기도 했지만 울산교회 당회는 노회에 각서를 써서 교회 회생 방향을 제시했고, 이를 노회가 수용을 함으로 원만한 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
노회에 써준 각서의 주요내용이다.
1) 3-5년 내에 독립된 교회로 시찰과 노회에 환원해준다.
2) 울산교회 매곡 예배당으로 한다.
3) 브랜드화가 아니라 새로운 성도의 정착을 돕기 위해서 울산교회의 매곡예배당으로 하되 부채 청산 후 정상화하기까지만 행정상 울산교회에 소속한다.
노회의 이해와 울산교회의 희생으로 원만한 정리가 되었다. 울산 중앙교회의 경우는 노회가 다르지만 마찬가지의 각서를 써서 3-5년 후에는 노회로 환원을 약속했고 2018년에 울산매곡교회와 울산신정교회로 분립되는 열매를 맺게 되었다.
3)내부적 갈등
①교인들 간의 융합
울산교회가 성삼교회와 울산 중앙교회를 품기 위해 성도들을 파송했지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기존에 있던 교인들이었다. 각기 3-40여명의 성도들이 있고, 중직자들도 있었기에 배 정도의 숫자가 가지만 양 성도들 집단 간의 이질감이 존재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불화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각 교회가 성장을 경험하면서 융합되어지고 있다.
처음 파송을 할 때, 정 목사는 점령군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거기에 남아 있는 성도들이 부채 등으로 힘이 소진된 상태이니 그들이 행복해지도록 해야 한다고 권면을 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정 목사의 중심을 이해하는 성숙한 성도들이 옮겨갔다. 그래서 현재 잘 융합되고 있으며 감사와 기쁨의 고백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②목회자 문제 처리와 갱신에 대해서
앞서 언급한대로 목회자의 교체의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였고, 울산중앙교회의 목회자였던 권 목사의 경우는 안식년과 더불어 재교육을 받는 기회를 제공하였고, 현재 울산병원 원목 사역 현장에서 울산교회 성도들이 봉사에 참여함으로 협력사역을 함께 하고 있다. 성삼교회의 경우는 목회자가 조기 은퇴를 하고 적절한 퇴직금을 주어서 위로를 함으로 전임목회자로 인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여 문제의 소지를 방지했다.
4. 나가면서- “아름다운 파송, 새로운 출발”
도시의 교회가 예배당을 건축하면 성도들이 몰려와서 부흥하던 시절은 지났다. 기존의 교회 건물들도 매각되는 사례가 허다하다. 같은 도시에 부도 직전의 교회들을 회복시키고 분립 개척을 통해 새로운 교회 두 곳을 세운 것은 새로운 분립개척 모델로 제시될 만하다. 그러나 이런 모델이 성립하기 위해서 정근두 목사는 세 가지 조건을 제시한다.
첫째는 어려운 교회가 있는 그 지역에 도움을 주는 교회의 성도들이 거주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는 기존 목회자는 교체가 되어야 하고 이를 대신할 적절한 준비된 목회자가 있어야 한다.
셋째는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재정지원은 일방적이어서는 안 되고, 새로 시작한 예배당과 50:50의 매칭펀드 개념으로 지원해야 한다.
이제 지난 5년의 품는(incubating) 기간이 끝나고, 아름다운 파송과 새로운 출발이 이루어지는 결실이 이루어졌다. 울산교회 성도들 모두 울산교회가 하나님의 역사에 함께 동참한 건강한 교회로 세워지는 것에 대해 감격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번 분립감사예배로 기해 지난 분립 과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울산매곡교회, 울산신정교회 분립 연혁>
2012년 11월: 당회에서 성삼교회(울산노회)의 부채를 품고 매곡예배당 시작 결의
2013년 1월 1일: 울산교회 매곡예배당 시작(현재우 목사, 장로 2인외 성도 약 80명 파송)
2013년 4월: 당회에서 울산중앙교회(울산남노회)의 부채를 품고 신정예배당 시작 결의
2013년 4월 28일: 울산교회 신정예배당 시작(노성현 목사, 장로 2인외 성도 65명 파송)
2013년-2017년: 울산교회 매곡예배당, 복산예배당, 신정예배당으로 예배를 드림.
2017년 6월: 2개 예배당 부채(이자 포함 약 38억) 모두 상환
2017년 현재 출석: 울산매곡교회(주일 장년: 약 220명, 주일학교: 약 140명)
울산신정교회(주일 장년: 약 210명, 주일학교: 약 100명)
2018년 1월 1일(월): 울산교회, 울산매곡교회, 울산신정교회 신년 및 분립감사예배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울산매곡교회와 울산신정교회는 각각 1년 예산이 5-6억이 되어 재정적으로 독립할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서 건강한 교회로 세워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울산교회에서 아름다운 파송이 이루어지고, 이제는 건강한 교회로 새로운 출발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울산교회도 당회와 모든 성도들이 지난 62년의 역사동안 많은 교회를 개척한 아름다운 전통들과 더불어 새로운 분립개척 모델로 열매 맺는다는 감동이 있다. 그리고 이 아름다운 파송이 울산교회가 가지고 있는 좋은 전통을 넘어, 새로운 비전을 한국 교회에 제시하면서, 앞으로도 이런 ‘새로운 출발’이 한국 교계 내에 더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