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이 / 나동수]
세상은 누구나 홀로 가기
외롭고 힘들기에
우리는 모두 서로서로
손잡아 주기를 기다린다.
최고의 권력과 황금으로
화려하게 살던 사람도
한순간 허무하게 가듯
오늘 하루 즐거워도
밤 되면 손이 허전하다.
오늘 많은 손을 잡았지만
텅 빈 지하철 막차
손잡이는 여전히 흔들리고 있다.
l해설l
힘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이나 동물이 근육을 통해 발생하는 역학적 에너지’라고 되어 있지만, 또 다른 여러 가지의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재력이나 학식, 재능 따위의 능력, 자연 현상이나 기계 따위가 스스로 또는 다른 사물을 움직이게 하는 능력. 도움이나 의지가 되는 것, 어떤 일에 들이는 정성이나 노력, 무엇으로 인해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나 효능, 어떤 것으로 인해 생긴 자신감이나 용기.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강한 기운. 폭력이나 권력을 통해 드러나는 물리력, 멈추거나 움직이고 있는 물체의 상태를 변하게 하는 작용 등 인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이 발명한 기계까지 우주에 존재하는 유정•무정의 모든 것들이 가진 외부와 내부의 능력이 힘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나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 나약한 존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이가 들거나 병이 들거나 고난을 만났을 때 다른 무엇의 힘으로 다시 중심 잡기를 할 수 있습니다. 크게 눈으로 보이는 물체 중에서 지팡이와 안전 손잡이가 있습니다. 흔들리는 자신을 지켜주는 안전 손잡이가 되어 주는 무엇(?)이 우리 곁에 있는지? 나동수 선생님의 시 손잡이 감상해 보십시오.
-맹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