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축구하는 것을 좋아했다. 주말에 축구를 할 때는 학교 문이 잠겨 정수기에서 물을 마실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마트에 가서 ‘삼다수‘ 와 같은 패트병 물을 샀었다. 그때 처음 ’에비앙‘이라는 브랜드를 봤다. 당시에는 프랑스에서 온 물인 줄 모르고, 비싼 가격에 놀랐던 기억이 있다. 돈이 없었던 학생들이었던 우리는 무조건 싼 것을 샀었다. 그러다 저번 여름방학에 스위스에 여행을 갔었는데, 프랑스 바로 옆에 있는 나라라 그런지, 가격이 저렴했다. 그래서 여행 2주 내내 ’에비앙’을 마셨다. 한국에서 비싼 이미지가 있어서 그런지 뭔가 맛도 있는 것 같고, 건강해지는 느낌을 받았었다.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스위스에서 마셔서 그랬을 것 같기도 하다.
이번 과제 주제 선정에 있어 고민을 많이 했었다. 주제가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노트북으로 유튜브를 보면서 물을 마시다 문득 ‘에비앙’이 떠올랐고, 예전에 봤었던 에비앙 광고에 대해서, 그리고 그 광고에 대한 생각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에비앙 광고를 보면 아기들이 등장한다. 아기들을 왜 썼을까? 1789년도 프랑스의 귀족인 ‘레세르 후작‘이 신장결석에 걸려 프랑스의 조용한 휴양지로 알려졌던 ’에비앙‘에 가게 되었고, 그곳의 빙하 지하수를 마시며 병을 치료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나중에 알려지게 되어 ’에비앙‘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했고,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하여 아기들을 등장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이유로는 ’에비앙‘을 마시면 젊어진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사람들은 귀여운 아기들이 나와 춤을 추거나 보드를 타고, 스파이더맨 복장을 입은 모습을 보며 광고에 빠져들게 되었고, 젊어질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에비앙‘ 광고는 시리즈별로 다양하게 나왔는데, 호응이 좋았다. 호응이 좋았다는 것은 사람들이 그 광고를 좋아했다는 것인데, 광고가 주는 ’젊음’에 대한 열망과 욕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연 이런 젊음, 외적인 모습에 대한 집착과 욕심이 좋은 것일까? 나는 이 광고를 보며 사람들이 젊음, 그리고 외모에 집착하는 모습이 씁쓸했다. 당장 우리나라만 봐도 의대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과는 정형외과, 외과, 내과 등등 정말 사람을 살리는 과가 아닌, 성형외과이다. 강남에 가면 정말 수많은 성형외과들로 바글거리고, 성형을 하려는 사람들로 예약이 꽉꽉 차있다. 여학생들의 경우는 이젠 눈, 코 성형은 성형도 아니다라는 인식이 있고, 실제로 고등학교 졸업 이후 성형을 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성형을 할 때, 기존 성형 사례 혹은 연예인들을 보며 그와 같이 해달라고 한다. 여학생들 뿐 아니라 30대, 40대 그 이상인 사람들도 얼굴 성형뿐 아니라 보톡스 같이 주름을 없애는 시술을 받곤 한다. 그래서 요즘은 정말 나이 드신 분들도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시술들은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성형을 통해 자신이 없었던 외모를 바꿀 수 있고, 젊어 보이고, 컴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성형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잃는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보면 정말 이쁘고 잘생긴 사람이 많다. 그런데, 볼수록 너무 비슷비슷하게 생겼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렇게 사진에 잘 나오기 위해 각종 포토샵을 통해 현실의 모습과 다른 사람들도 많다. 난 소위 말하는 얼짱분들의 사진을 보면서 ”더 이뻐보이고 싶고, 어려보이고 싶은 욕심 때문에 자신의 개성을 없애고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나만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나는 성형을 통해서, 더 나은 외모를 통해 자존감을 얻는다는 사람들이 이해가 간다. 어렸을 떄나 거울을 보면서 혹은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는 등 트라우마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성형을 유일한 극복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안타깝다. 외모가 아니더라도 자신에 대한 사랑이 충분하다면 충분히 자존감이 높을 수 있고, 자신만의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은 분명히 세상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외적인 요소가 아니 성격이나, 인품, 지성과 같은 내적인 요소를 높인다면 외적인 요소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지금과 같이 흔히 말하는 미남형, 미녀형 외모를 가지기 위해 성형을 많이 하고 젊어보이기 위해 시술을 많이 받게 된다면 가까운 미래엔 거리에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 더 튀고 이뻐지기 위해 많은 수술을 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비슷한 사람들이 많은 사회에서는 과연 그 사람들은 행복할까? 나는 외모에 대한 욕심과 콤플렉스가 오히려 더 커질 것 같다. 사회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에서 벗어나 개인만의 특성, 개성을 중시하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