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 변상도’로 보는 부처님 세상] <64> <대방광불화엄경제64권변상> 불구덩이로 뛰어내리며 삼매를 얻다
선재동자, 승열바라문을 의심했지만 …
선지식 믿고 칼바위 뛰어내려
중간에 ‘보살의 잘 머무는 삼매’
불꽃에 닿자 ‘신통삼매’도 성취
화엄경 제64권 변상도. 선재동자가 휴사우바이, 비목구사선인, 승열바라문을 찾아 보살의 도(道)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 장면이다.
80화엄경에서 제64권은 ‘입법계품’에서 다섯 번째 권이다. 선재동자가 휴사우바이(休捨優婆夷), 비목구사선인(毗目瞿沙僊人), 승열바라문(勝熱婆羅門) 선지식을 찾아 보살의 행과 보살의 도(道)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 장면이다. <화엄경>에서 모든 선지식들의 공통점은 자신만의 독특한 수행방법과 나름의 독자적 깨달음을 갖추었으면서 다른 선지식을 소개하는 겸손함까지 갖췄다는 것이다.
휴사우바이는 53선지식 가운데 첫 번째로 등장하는 여성이며, 바다의 조수(潮水)가 밀려오는 곳에 사는 깨끗한 신심을 지닌 청신녀(淸信女)다. 휴사우바이는 ‘근심 없고 편안한 당기(離憂安隱幢)’라는 해탈을 얻었거니와 이 우바이를 보는 이는 모든 병이 낫고 번뇌를 여의며, 장애의 산을 부수며, 착한 뿌리를 밝히며, 모든 지혜의 문에 들어가며, 마음이 광대하고 신통을 구족하였다. 휴사우바이는 중생의 근성바다, 업바다, 수행바다, 번뇌바다, 번뇌습기바다를 다 빼내어 남음이 없게 하려고 보리심을 낸다고 하였다.
비목구사선인 선지식은 바다의 조수(潮水)가 밀려가는 나라소(那羅素)에 사는 신선(神仙)이다. 그가 사는 큰 숲에는 나무마다 과실은 계속해서 익었으며, 보배나무는 마니 열매를 비처럼 내렸다. 비목구사선인은 ‘이길 이 없는 당기해탈(無勝幢解脫)’을 얻었다. 그가 선재동자의 정수리를 만지자 선재동자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시방의 부처님을 뵙고, 부처님의 지혜와 광명의 힘을 알게 되며, 자기 몸이 여래가 계신 데서 티끌 수 겁의 시간을 지내는 것을 보며 여러 가지 삼매를 얻기도 하였다.
승열바라문은 고행(苦行)을 하는 수행자며 ‘다함없는 바퀴 해탈문(無盡輪解脫)’을 얻은 선지식이다. 그는 선재동자에게 칼산에 올라 불구덩이로 뛰어내리라고 말한다. 선재동자가 마도의 가르침으로 의심하자 범천왕, 용왕, 야차왕, 건달바왕 등이 선지식을 믿을 것을 종용하니 이에 선재동자가 칼산에 올라 불구덩이에 뛰어내리게 되는데, 내려가는 중간에 ‘보살의 잘 머무는 삼매’를 얻고, 몸이 불꽃에 닿자 ‘보살의 고요하고 즐거운 신통삼매’를 얻게 된다.
[불교신문366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