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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적인 복원, 졸속사업 우려…갯벌생태와 해안복원이 관건 |
안산시가 대부도를 수도권 최대의 그린테마관광지로 조성하기로 하고 지난 12일 방아머리 해양관광기반조성사업을 발표하였다.
시화호 남측 간석지(전체면적 43.96㎢ 규모의 대송단지)내에 약 98만㎡(약 295,500평)로 여의도 광장 면적의 약 4.3배 크기의 갈대와 꽃이 어우러진 대규모 체험장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올해부터 2015년까지 총 23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대부도입구 방아머리 지역을 3개 권역으로 나눠 수변광장(생태숲, 소나무밭 산책데크), 해역공간(수변전망테크, 해수욕장, 갯벌탐방로), 문화공원(상징육교, 분수조각공원, 놀이숲, 철새생태 전망대 등)을 조성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대부도 해양관광개발은 크게 해안과 자연탐방로인 ‘선형’과 주요 시설과 체험거점인 ‘점형’으로 나누어지고 있는데, 지난번 ‘대부해솔길’ 개통과 이번 방아머리 개발처럼 생태문화 체험시설 등과 연결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대부도 전체 차원에서 이러한 ‘선형’과 ‘점형’의 유기적 배분과 자연적 결합, 해양생태 문화관광의 시너지 효과를 과연 극대화할 수 있을까라는 점이다. 대부도 방아머리 지역은 시화호와 조력발전소에 바로 인접한 관문으로 대부도 최대의 개발지역이라는 점이 크게 주목 받고 있지만, 지역적 특성과 환경을 넘어서 집중적인 테마공원으로 조성하는 데는 몇 가지 심사숙고해야 할 문제가 있다. 첫째는 이 지역이 대단히 밀집된 상업지역으로 지난 수십 년 간 기존의 자연생태환경 보전과 해양 문화적 여건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난개발이 시행되어 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과거 드넓은 해송 숲과 사구로 대부도 유일한 해수욕장이 있었던 방아머리 지역은 현재 즐비한 회센터와 도로주차장으로 뒤덮여 ‘자연도서’로서의 대부도 이미지를 헤치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관광 유락시설 등을 유치한다면 경관훼손과 교통지옥이 될 게 뻔하다. 아무리 공영개발이라 하더라도 방아머리 개발은 이미 포화상태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며, 여타 대부도 권 지역과의 균형개발이 깨지는 피해를 낳을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방아머리 지역은 한적하고 자연적 매력을 지닐 수 있도록 기존 개발방식을 제한해야 하며, 여기를 통해 대부도 전역의 거점과 선형이 제대로 맞물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처럼 대부도 방아머리에서 ‘모든 걸’ 해결하고 떠나는 방식이어서는 대부도에는 미래가 없다.
둘째는 이번 개발의 예산과 설계가 국가 재정의 연안정비사업으로 나온 바, 해당사업이 그 내용을 충실히 반영한 것이냐는 점이다. 연안정비사업은 필요에 의한 공유수면 매립에 따른 갯벌생태와 해안복원을 위한 목적사업으로, 자연생태 보전과 주민복리, 연안문화 진작을 위한 정부재원의 지자체 관리 사업이다. 다시 말하면 시화호 개발로 인한 방아머리 해안의 지속가능한 관리와 시화호 간척습지 자연복원이 먼저다. 천편일률적으로 무조건 자연복원만은 주장하는 게 아니라, 최대한 자연환경과 해안선을 지속가능하게 관리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한 핵심은 방아머리에서 구봉도에 이르는 사구와 갯벌해안을 어떻게 보전해야 하는 것과 시화호 대체습지로 조성되어 있는 대송단지의 ‘습지보전계획수립’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연안정비사업이 ‘알맹이’없이 관광사업으로 포장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자연생태와 연안 해양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주변시설을 만들자는데 기본적으로 이견은 없지만, 최근 시의회에서 해당사업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데 비해 졸속사업의 우려를 표방한 점은 시사점이 매우 크다. 이번 조성과 관련해 안산시는 ‘순천만 갈대공원’을 모델로 하였다고 하는데, 정작 우리는 보전하고 제도적으로 관리해야 할 ‘습지보호구역’ 조차 없다는 지적은 한편 타당하다. 대부도 방아머리 사구와 해안관리 방안, 내수면 습지 보전정책 등이 빠진다면 연안정비사업의 당초 목적을 잃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대송단지 내 습지보호구역 지정에 대한 노력과 함께 차제에 대부도 갯벌과 해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해 나갈 ‘연안습지관리센터’ 등을 건립하여 중장기적인 대부도 이미지 제고와 교육, 연안환경 정책을 펼쳐나가야 한다. 대부도 갯벌과 해안선, 내수면 시화호 습지를 안산시 차원에서 어떻게 하면 보호할 수 있을 것인가를 집중하면서 해양관광과 지역연안문화에 대해 보다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