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에서 7시 집결....휴게소에서 아침 식사로 육개장을 먹고....가오치여객터미널에서 9시 배를 탔습니다.
사량도에 가는 배편은 가오치 출발도 있고, 다른 곳도 있는데 주말이라 단체여행객들이 많아서 자칫하면 표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터미널에 도착 예정시간을 가늠하여 전화로 예약 상황을 확인하며 어느 곳에서 배를타고 움직일 것인지 정하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통영은 대표적인 굴 산지인지라 굴양식 부표들이 햇살에 빛납니다.
도착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 오늘의 목적지 사량도 상도의 산세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가운데 부분에 바위들이 희끗희끗 보이는 3개의 봉우리가 불모산, 가마봉, 옥녀봉의 모습입니다.
사량도 금평항에 도착하여 돌아갈 배편을 미리 예약해 두었습니다.
단체 등산객이 많더니만 결국 콩나물시루처럼 승객을 꽉꽉 채우고도 많은 사람들이 내지로 가는 버스를 타지 못했습니다.
급하게 코스를 조정하여 등반 시작점을 근처로 잡으려 했는데, 근처 횟집 아주머니의 조언으로 콜벤을 불러 성자암으로 올라가기로 다시 경로를 수정하였습니다.
콜벤을 기다리는 동안 돌멍게도 구경하고....
막 잡아온 갑오징어도 구경하고....
아주머니의 갑오징어 손질 솜씨가 어찌나 일품이던지...한 동안 넋을 놓고 쳐다보았습니다.
일행이 콜벤을 기다리는 동안....
아주머니가 성질을 못참고 죽은 갑오징어를 손질해서 저희에게 한 접시 내미시더군요.
그냥 주는 거니까 기다리는 동안 갑오징어 맛 좀 보고 나중에 하산해서 꼭 들리라고....
갑오징어회는 그냥 오징어회 하고는 달리 미끄럽지도 않고 입에 착착 감기는 식감이 참 좋았습니다.
아주머니의 넉넉한 인심이 감사하며 나중에 상황이 어찌될지 몰라 얼마 안되지만 만원짜리 지페 한장을 아주머니 앞치마에 잽싸게 넣어드리고 출발했습니다.
우리를 성자암까지 데려다 준 고마운 콜벤입니다.
날도 더운데다가 성자암 오르는 콘크리트길이 어찌나 가파르던지...
차를 타고 올라오는데 걸어올라가던 등산객들은 우리가 탄 콜벤 보자 '저건 뭥미?'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더군요.
거의 맨붕 상태가 되어 부럽게 바라보는 그 시선....
미안하기도 하고, 콜벤타고 가라던 아주머니께 감사하기도 하고.....
아무튼 운좋게도 쓸데없는 곳에서 힘빼지 않고 여유있게 출발선에 섰습니다.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하기 전....
출발점에 위치한 불모산 성자암에 들러 겸손한 마음으로 인사를 드렸습니다.
절을 올리고 계단을 내려오니 절을 지키고 계신던 아주머니 보살님께서 찻잔들이 담긴 쟁반을 내시십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쳐가도 물 마시러 오거나 화장실 가려고 오는거 외에는 들리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렇게 와서 법당에 인사까지 해주어 참말로 고맙다고 하시며 시원한 미숫가루물을 주신 겁니다.
그 전에 나의 모습은 어땠는가 싶어서 조금 부끄러웠습니다.
찻잔을 깨끗하게 씻어서 돌려드리고 본격적으로 산을 올랐습니다.
조금 걷다가 만난 첫번째 이정표
산을 오르다 만난 두번째 이정표
우리 일행이 가야할 길은 가마봉 옥녀봉쪽입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사량도의 지리산....
버스를 놓치면서 산행코스가 바뀌어 이번 산행에서는 지리산 등반은 생략되었습니다.
그래도 지리산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벌렁벌렁...
사량도 상도 하도 다 합하여 제일 높은 산은 불모산(400m)이고, 그 다음이 지리산(398m)입니다.
창원에도 불모산이 있어서 불모산, 지리산 모두 아주 친숙한 이름이지요.^^
사량도의 산은 퇴적층이 지각변동에 의해 융기한 산이라 산세가 아주 날카롭습니다.
이 곳을 올라간 후, 한동안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괜히 올라왔나보다 하고 후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오르는건 비교적 쉬웠는데 뾰족한 바위를 뛰어 넘어야하고 내려가야하고....
불모산의 정상 달바위(400m)에서 한 컷!
날도 뜨겁고, 날카로운 바윗길을 계속 긴장하고 넘어다닌 탓에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 있네요.
요 사진에 보이는 절벽에 부처손이 많이 있던데....^^!
Daum cafe 산청 촌동네 사람들
첫댓글 오 참 멋진 산이네요
나의 블로그 이웃도 자주 사랑도를 가면서 그에 지리산도 올라봤다 하기에
내가 농을 했지요
산청 지리산까지 떠메고 사랑도를 다녀왔냐고 ㅎㅎ
멋진 산행이네요 꼭 가보고 싶은 곳
가을쯤 다녀와볼까나
가을쯤이면 아주 좋을듯 합니다.
한여름 비 온 뒤 맑게 개인 날에 바다위 섬의 산 꼭대기를 걷는 것은 자외선 곱배기로 뒤집어쓰는 상황이었습니다.
무지 뜨거웠어요.^^!
부담스럽지 않고 다이내믹한 즐거움이 있는 등산코스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지금은 출렁다리도 놓이고, 철계단도 있고 많이 좋아진거래요.
예전에는 계곡으로 다 넘어다니고 밧줄로 올라가고 1년에 두어명 떨어져 죽는 사람도 나올 정도로 엄청 험한 코스였다는데 지금은 아주 좋아진거라네요.
두사람 보기가 좋습니다. 정말로 평화롭습니다.
^^....님들께서 아껴주시는 덕분에 아직까지는 싸움 모르고 평화롭게 잘 살고 있습니다.
예쁘게 봐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꿉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