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목감기에 걸려 목이 붓는 편도선염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편도선염에 자주 걸리는 사람들은 의사한테서 목젖의 양쪽에 있는 호두 모양의 조직인 편도를 제거하는 수술을 권유받고 고민을 하기도 한다.
이순영(36)씨는 최근 감기증세를 보인 일곱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병원에 갔다가 걱정거리를 하나 안고 왔다. 툭하면 감기에 걸리고 한해에 6~7차례 심한 편도선염으로 음식을 삼키기 힘들 정도로 목이 붓는 상원이를 진찰한 의사가 편도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권유했기 때문이다.
편도는 흔히 편도선이라고 부르는 구개편도와 목젖의 위쪽에 있고 쉽게 보이지 않는 인두편도로 구성돼 있다.
이씨는 “아이가 목이 부어 고통받는 것이 안쓰럽기는 하지만 편도선이란 게 뭔가 쓰임새가 있어 몸에 달고 태어난 것 아니냐”며 “편도선 제거수술을 받드시 받아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울산의대 이비인후과 남순열 교수는 이에 대해 “어린이의 경우 1년에 4차례 이상 편도선염을 앓아 편도가 너무 커진 경우, 편도 때문에 치열이 이상해지는 경우, 편도가 커서 호흡기질환을 앓을 때 중이염이나 부비동염(축농증)이 자주 발생하거나 잘 낫지 않는 경우에는 편도선 제거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그러나 “편도는 어릴 때뿐만 아니라 어른이 돼서도 중요한 방어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어 모든 편도염이 수술의 대상은 아니다”며 “흔히들 목이 아프거나 부으면 편도선염을 먼저 떠올리나 목 속에는 여러 구조가 있으므로 목이 아프다고 하여 모두 편도선염으로 볼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 수술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편도선염 이외에도 인두나 후두에 염증이 생겨 목이 아프거나 부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손영익 교수는 “편도조직은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물질에 대한 방어 구실을 하는데 특히 태어나서부터 몇년간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로 세균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편도선염이 자주 발생할 경우 편도선 제거 수술을 고려하게 되는데 그 시기는 3살 이후가 좋다는 것이다.
편도선염은 급성일 경우 대체로 음식물을 삼킬 때 심한 통증이 있으며 두통, 몸살, 고열, 한기를 보이며 때때로 귀에 통증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급성 증상은 휴식을 충분히 취하고 물을 많이 마시며 통증이 심할 때는 진통제와 항생제 등을 복용하면 대체로 잘 낫는다.
만성편도선염은 급성이 자주 반복되는 현상을 의미하며 때때로 급성 증상을 별로 나타내지 않으면서 냄새가 나는 찌꺼기 같은 가래가 나오거나 입 냄새가 나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손 교수는 “만성인 경우 편도선 속에 세균을 지니고 있다가 심장, 신장, 관절 등 전신으로 퍼져 류마티스성 관절염 및 신장염 등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특히 어린이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린이는 편도염이 반복되면 구개편도의 심한 증식이 일어날 수 있으며, 만성적으로 편도가 커지면 식사 때 밥과 같이 덩어리로 된 음식을 먹기 싫어하는 데 이는 덩어리로 된 음식을 먹을 때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어린이의 편도 비대증은 코 막힘, 심한 코골음 및 수면 중에 호흡이 잠시 멈추는 증상, 목소리의 이상 등을 불러올 수도 있다. 이 정도 되면 대부분의 부모들이 수술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나 편도선 제거수술은 전문의사의 진단에 따라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단 수술을 최종 결정했다면 수술 자체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수술이 간단하고 시행 뒤 하루 정도 지나면 음식 섭취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기 때문이다. 회복기에는 아이스크림과 같은 시원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편도선염의 주원인은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이나 신체 저항력을 떨어뜨리는 과로, 영양결핍, 기후변화 등으로 인해 편도선이 세균에 감염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편도선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편도선에 세균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구강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 이외에도 충분히 영양을 섭취하고 땀을 흘리고 난 뒤에는 반드시 샤워를 해 몸을 청결히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