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는 구단들은 모두 타이런 우즈나 펠릭스 호세같은 '대박'을 꿈꾼다. 98년 이래 한국 프로야구에서 뛴 외국인 타자는 모두 65명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성공작으로 꼽히는 선수는 10명 내외다.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간판을 달고 온 선수가 형편없는 기량으로 구단관계자들을 실망시킨 사례는 한 두 번이 아니다.
98년부터 지난해까지 외국인 타자들의 평균 성적은 타율 0.285, 출루율 0.365, 장타율 0.500이다. 타자들의 성적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OPS(출루율+장타율)로 계산하면 0.865다. 지난해 한화 제이 데이비스가 딱 OPS 0.865(타율 0.291, 19홈런, 77타점)를 기록했다. 감독들의 성에 차는 성적은 아니지만 이 정도가 평균이다.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 국적 선수들과는 달리 '못하면 퇴출' 압박을 받는다. 한 시즌을 뛰며 평균 이상 성적을 기록한 선수는 그래서 더 드물다. 지난 7년 동안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OPS 0.865 이상을 기록한 외국인타자는 13명에 불과했다. 퍼센테이지로는 20%다.
외국인타자 영입에서 가장 성공을 거둔 구단은 한화 이글스다. 올해로 한국 프로야구 6년차를 맞는 데이비스는 지난 5년 동안 모두 '100경기-OPS 0.865 이상' 기록을 남겼다. 다니엘 로마이어도 99, 2000시즌 기준을 상회하는 활약을 했다. 두 선수의 시즌 수를 더하면 모두 7시즌이다.
SK와 두산도 짭짤한 재미를 봤다. SK에서는 2000년 틸슨 브리토, 2001년 브리토와 호세 에레라, 2002년 호세 페르난데스가 평균 이상 활약을 했다. 타이런 우즈는 98~2001년에 OB와 두산 소속으로 최고 수준의 활약을 했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인 2002시즌에는 다소 부진했지만(OPS 0.843),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평균 이상의 성적이다.
삼성에서는 99년 찰스 스미스, 2000년 훌리오 프랑코와 스미스가 평균 이상 성적을 기록했다. 현대는 98년 스캇 쿨바 이후 재미를 못 보다 최근 2년 동안 클리프 브룸바의 활약으로 위안을 얻었다.
해태 시절인 98년 숀 헤어에게 쓴 맛을 봤던 기아에서는 99년 트레이시 샌더스, 2001년 루이스 산토스가 제 몫을 했다. 롯데는 99, 2001년 MVP급 활약을 한 펠릭스 호세 외에는 성공작이 없다.
외국인 타자 영입에서 가장 실패한 구단은 LG다. LG 외국인 타자들은 98년 케빈 대톨라부터 지난해 알 마틴까지 한번도 '100경기 출전-OPS 0.865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올해 야심차게 영입한 루벤 마테오가 첫 성공작으로 기록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LG의 외국인 타자 스카우트 실패는 시사하는 바가 있다. LG가 영입한 외국인타자들은 '명성'에서는 최고 수준이었다. 후니오르 펠릭스, 매니 마르티네스, 알 마틴은 모두 풀타임 메이저리그 출신이다. 마틴은 90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간판 타자로 명성을 날렸다.그러나 이들은 장거리포가 아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트리플A 슬러거가 만능형 메이저리거보다 팀 공헌도가 높은 현상은 이웃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발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