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1일 아침,
국회의사당에서 쭉 뻗은 내셔널 몰의 서쪽 끝에 위치한 링컨 기념관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본뜬 거대한 건물이다.
기념관 중앙에는 1922년 완성한
링컨의 대리석 좌상이 있다.
기념관을 둘러싸고 있는 36개의 원기둥은
그가 암살될 당시 미국 주의 숫자라고 한다.
여기에서 워싱턴 기념탑이 마주보이고,
원래는 큰 연못이 있어서 수면 위에 반영이 아름다운데,
안타깝게도 공사중이었다.
그린이는 여전히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의 배경이 된 곳을
직접 본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워했다.
자연사박물관의 세계 최대 아프리카 코끼리 박제.
'박물관은 살아있다'의 배경이 된 자연사박물관은
지금 찾아보니 뉴욕에 있는 거였네~
이런 전문가의 손길에 의해 박물관에는
수많은 화석들이 생생하게 복원되어 있다.
두 사람 매우 사이 좋아보입니다.
마침 시간이 맞아서 실험실 투어에 참가했는데,
그린이가 좋아한 몇 안되는 박물관 투어였다.
왜냐하면 샘들이 이렇게 직접
곤충을 손에 올려놔주셨기 때문~.~
기원전 300년 전의 이집트 미이라
이런 거 꼭 하고 싶어하는 우리 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란시스가
우리의 직계조상인 루시 할머니이던가?
자기 얼굴과 초기 인류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
아래는 그린이 취향의 동물 박제 시리즈~
자연사박물관에는 동식물뿐 아니라
광물전시관도 있다.
세계 최대의 블루 다이아몬드 '호프'도
전시되어 있다는데,
그런 데 관심이 없는 나는 찾아볼 생각도 않고,
이 보석 사진들도 그린이가 몇 장 찍은 게 전부~
박물관 앞의 연못에서 노는 오리들.
예전에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연못이 얼면 오리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하는 구절이 나온다.
그 뒤로 나도 그게 늘 궁금하다 못해 걱정됐는데, 오리는 철새도 있고 텃새도 있다고 한다.
철새 오리들은 겨울이면 남쪽으로 이동한다고 해서 안심하곤 했는데,
워싱턴만 해도 오리들이 떠나야할 만큼 북쪽은 아닌가보네.
우리 숙소가 있는 듀퐁써클의 맛집으로 유명한
책방 겸 식당 Kramerbooks.
책방 뒤편에 있는 테이블에서 밥 먹은 기억이
어슴푸레한 전생처럼 기억이 날 듯 말 듯;;;
3시 반 버스를 타고 5시간에 걸쳐 다시 뉴욕에 도착
뉴욕 사람들 지하철에서 휴대폰 안보고
다들 책을 읽네, 대단하네~ 싶었는데
알고봤더니 지하철에서 와이파이가 안터질 뿐이었다.
저 무거운 가방을 혼자 씩씩하게 들고 올라가는
힘은 엄마보다 더 좋은 열 네살 정그린.
이엉차,
새 숙소가 있는 곳은 월스트릿이다.
예약할 때까지만 해도 잘 몰랐는데,
아파트를 임대해서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한인민박들이
대개는 신고도 안하고 영업하는 불법숙소였다;;
34번가로 옮겨서 여전히 성업중이던데,
지금은 합법적으로 운영하는지, 원.
암튼 저번 숙소와 30불 정도 차이 나긴 하지만,
훨씬 더 넓고 조식도 제공한다. 1박에 142불.
그린이가 여기 조식 식당에서 주는 베이글을 좋아했다.
나도 아침마다 꼬박꼬박 베이글과 크림치즈를 먹으면서
야곰야곰 찐 살을 빼느라 돌아와서 고생 좀 했더랬지.
여행가기 전에 미국여행기 읽으면서
한국에 오면 미국 베이글이 그립다는 둥 하는 글을 읽으면
웃기는 소리 하고 있네 하고 비웃었는데,
돌아와서는 나 역시 미국 베이글이 생각나는 게 아닌가!!!
심지어 수입 베이글 파는 한남동 가게를 찾아가서 잔뜩 사온 적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그렇게 쫀득쫀득한 베이글을 왜 안파는지
의아해하며~
그래도 다행이다.
6년이 지난 지금,
그 쫀득쫀득한 느낌은 다 잊어버렸다.
^^
첫댓글 영화에서 숱하게 본 워싱턴 탑이군요. 링컨 동상 그렇고 당신과 그린이가 그곳에 있었다니 감개무량.
곤충이 모형이 아니었네. @.@
손바닥에 공룡 올리기 잘 찍었어요~ㅎㅎ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아파렌시스, 루시 할머니 맞아요. 고고학자가 발견 당시 비틀즈의 <Lusy in the sky in diamond>를 듣고 있어서 그렇게 지었다죠. 참 센스 넘치는 학자예염~ㅎ
ㅋㅋ 독서와 와이파이 반전, 재밌고 통쾌(?!)했어요.
어슴푸레한 전생의 기억 되살려 쓴 후기에 감동어린 감사 전해요~!!ㅎㅎ
이런 걸로 감사를 받다니, 민망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