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지 파타야>
씨엠립에서의 씁쓸함은 가슴에 묻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출국하기로 했다. 같은 아시아 지역에 공존하는 캄보디아의 아픔이야 어떠하든, 이번 여행은 만1년 만에 갖는 해외여행으로, 어려웠던 23년 전 부산 해운대로 만족해야 했던 신혼여행을 대신하기로 하였으니, 남은 일정이나마 즐겨 보기로 했다. 세계인의 신혼 여행지 타일랜드 파타야..... 파타야로 가기위해 아침부터 서둘러 씨엠립 공항으로 향했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공항 내에 면세점을 둘러보는 데... 국산담배(에세)가 눈에 띈다. 1보루 14,000원, 국내에선 25,000원인데..... 금연 중인 내게 두고는 아무 상관도 없다. 그 외에 다른 것들은 볼 게 없다. 출국하면서 공주님 선물하나 골라보고 싶은 데 도무지 눈 줄 곳이 없다. 뭔가 마지막 할 일이 있을 것 같기도 한 데, 기분만 멍하여 화장실에 들러 소변한번 보는 것으로 캄보디아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끝냈다.
이건 뭐야? 잠자리비행기 쟎아? 프로펠러 경비행기에 몸을 싣고, 한숨을 내 쉬어 본다. 안녕~~ 캄보디아여!~~.경비행기가 한참을 올라가다가 평온을 유지할 무렵, 별일이다. 갑자기 멀미를 한다. 왜일까? 긴장이 풀렸나? 마눌의 손을 약 삼아 꼬옥 쥐고는, 참아 넘겼다.
타일랜드 파타야 우타파오 공항에 도착했다. 군부대인가? 여기 혹 군산 비행장 아닌가? 군부대 맞다. 군산 비행장처럼 미군부대 비행장을 같이 쓰나 보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모두 그러 하듯, 이곳에도 양키 냄새가 나는 것이 힘 있는 국가의 군 주둔지로 제공되는 지역인가 보다. 옛날 베트남전에 투입된 미군들의 휴양지로 개발된 곳이라 한다.
'아시아 휴양지의 여왕(Queen of Aisa's Resorts)' 파타야는 20년 전만해도 작고 한산한 어촌 마을에 불과했으나 베트남 전쟁 때 미군들의 휴양지였던 곳이 이후 천혜의 환경 조건과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아시아 휴양의 중심지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단다. 괜히 짜증난다. 우리네 땅에서 미군이 휩쓸고 간 자리는 폐허, 황량, 무기력, 악취, 그러한 것뿐이었던 것 같은 데, 파타야는 그 자체로서 모든 것을 포함한 완벽한 해변휴양지로 개발 되어 있다. 낮 시간동안 즐길 수 있는 각종 해양스포츠 및 선텐, 밤의 여흥과 식사, 풍부한 과일과 다양한 쇼핑 등, 파타야는 천의 얼굴로 관광객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달빛에 흠뻑 젖은 바닷가 해변을 산책하거나 해안선을 따라 늘어선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그날 아침에 잡은 싱싱한 해산물을 곧바로 즐긴다든지 혹은 다양한 식단을 갖춘 레스토랑에서 촛불을 밝히고 식사를 할 수도 있다. 그밖에 볼링, 당구, 골프, 사격, 테니스, 승마 등 모든 여가 활동과 더불어 원하는 것을 모두 할 수 있다. 또한 파타야 주변의 섬과 또 다른 해변들은 보다 한적한 곳에서 휴가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을 위해서도 최적의 장소이다.
파타야에 도착하여, 한국인 식당에 들러 삼겹살을 먹기로 했다. 식당 앞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이건 또 뭐야? 낯익은 목소리 “오빠!~~ 오 오빠!~~” 이런, 아직도 캄보디아야? 손에 천 원짜리를 몇 장 들고 흔들며 하는 말 “만 원짜리” 뭐? ‘원달러’도 아니고 ‘만원’? 캄보디아 오빠부대는 “원달러” 였는 데, 타일랜드 오빠부대는 “만원”이란다. 이건 순 날강도 아냐? “가방들 조심 하세요” 가이드의 말과 동시에 가방을 잔뜩 움켜쥐고는 식당으로 뛰어 들었다.
필자는 국내에서도 삼겹살은 싫어하는 음식이다. 갈수록 튀어 나오는 뱃살의 주범이기도 하고, 왠지 구운 고기는 싫어서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캄보디아 오빠부대의 부적절한 행동에 구역질 날 지경 이였는데, 이곳에서 더 한 오빠 부대를 만났으니, 입맛이 확 달아났다. “왜 그렇게 도망치세요?” 가이드가 웃는다. 아직도 움켜쥔 가방을 들어 보여주며 “가방 조심하라며?” ㅋㅋㅋ 오해였다. 이곳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 업종 중 하나, 한국 돈 천 원짜리 열장과 만 원짜리 한 장을 바꾸면 환전 수수료가 300원쯤 절감 된단다. 그럼 가방은 왜 조심? 여기에도, 청소년들에게 환전해주려 가방을 여는 순간 낚아채가는 전문날치기가 있단다. 괜한 오해했음을 미안해하며, 만 원짜리 몇 장 꺼내어, 환전해 주었다. 기분이 좋아져서 일까? 소주 한잔 곁들여 국내에서도 잘 안 먹던 삼겹살로 포식을 했다. 새끼돼지 고기 인가? 연한 것이 입속에서 사르르 녹는다.
소주까지 곁들인 점심 후 얼큰한 기분으로, 각국 신혼부부들의 집결지 농눅빌리지로 가는 길목에서 캄보디아에서 못해봤던 코끼리 등정을 해보기로 했다. 1인당 만원, 마눌과 2만원을 지불하기로 하고, 코끼리 등에 올랐다. 옛날 동남아 어떤 제국의 장수가 된 기분으로 코끼리 등에 올라타고 해변을 따라간다. 기분이 묘하다. 앞에 코끼리 조련사가 앉고, 뒤 의자에 마눌과 나란히 앉았다. 해변에 이르러 조련사에게 카메라를 건네주니, 기꺼이 내려서 찍어준다. “형님! 뽀뽀” 나보다 훨씬 나이 들어 보이는 친구가 나더러 형님이라 부르면서 마눌과 뽀뽀하는 포즈를 잡아보란다. 한국의 신혼부부들을 상대하다보니 배운 말이렸다? 촬영 후 1,000원짜리 한 장 꺼내어 살며시 쥐어 주었더니, “고맙습니다.” 하면서 받아 넣고는 재빠른 솜씨로 야자수 잎을 접어 대는 데, 순식간에 대형 메뚜기 한 마리를 만들어서, “선물”로 준다.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받아드는 데, 선물도 푸짐하다. 이젠 커플링까지 준다. 코끼리 꼬리털로 만든 반지라는 데, 받아서 끼고서는 “고맙습니다.” 했더니 “한 개 3,000원 두 개 5,000원” ㅋㅋㅋ 파는 거였어요.

코끼리 위에서 뽀뽀

코끼리 부대
농눅빌리지(Nong Nooch Tropical Garden). 이 빌리지는 1980년도에 ‘농눅’이라는 한 여인의 개인 공원으로 정식 개장하여 곧 한국, 일본, 대만 등 관광객들에게 주요한 관광 코스가 되었단다. 이곳에는 다양한 오락과 휴식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여유 있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적절하다. 이곳은, 코코넛과 망고 농장, 난 재배지와 식물원이 있는 곳으로 약 202만평 규모에 오락과 휴양 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며 닭싸움, 투검, 매일 민속 공연과 코끼리 쇼가 열리고 있다.
공원에 도착하니 그 전경부터가 가관이다. 정원사만도 240여명이란다. 주인 농눅 여사는 70이 넘은 할머니로서, 지나가는 길에 개인 주차장이 보이는 데, 소유한 최고급 자동차만도 5억 원 넘는 게 대여섯 대라네? “옴메 기죽어” ㅎㅎㅎ 우리네 민속촌 정도 되나? 도착 시간을 민속쇼 공연 시간에 맞추었나 보다. 각국의 신혼부부들 틈에 끼어 마눌의 손 꼬옥잡고 북적거리는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캄보디아의 압사라쇼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쇼들을 하는 데, 투검도 하고, 킥복싱도 하고, 선남선녀가 전통복장으로 춤도 추고, 코끼리 탄 장수들이 무예도 선보이는 데, 이해도 못하면서 공연 끝에 힘찬 박수를 보내 주었다.

태국 전통 민속쇼
코끼리탄 장수들의 무예
민속쇼 공연 후 코끼리쇼가 펼쳐지는 광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훈련된 코끼리가 재주를 부리는 데, 디스코도 추고, 훌라후프도 돌리고, 관객에게 바나나도 받아먹기도 하고, 표적 풍선 터뜨리기, 축구, 볼링 등 별짓을 다한다. 오랜만에 실컷 웃어 보았다. 그 큰 덩치로 재주를 부리는 데, 애교 또한 일품이다.

코끼리 디스코

코끼리 축구
실컷 웃고 떠들고 즐기다가 밖으로 나오니, 신혼부부가 따로 없다. 괜히 기분이 달떠 신혼여행 기분에 푸욱 잠겼다. 밖에 나와서 젊은 애들처럼 음료수 하나에 빨대 두 개 꽂아 같이 빨아먹어 보기도 하고, 다양한 나라의 신혼부부들 하는 대로 사진도 찍고, 화려하게 단장된 공원 안을 내 집인 양 헤집고 쏘다녔다.




화려하게 단장된 농눅빌리지(Nong Nooch Tropical Garden).

신혼부부가 따로 없다. 커플 T까지 입었다.ㅎㅎㅎㅎ
첫댓글 사는 모습이 이쁘네.ㅎㅎ
그리 살려고 노력은 하는 데,,,
요즘은 잘 안되니 문제지...ㅎ
살기가 넉넉했는갑다.우린 가까운 유성온천서 하룻밤자고 다음날 밥값이 없어서 ㅋㅋㅋ 둘이서 큰빵하나 쪼게서 나눠먹고 바로 돌아왔는디...그래도 시댁선물은 사야할것 같아서 둘이서 빵만먹고 선물은 사왔던 기억이 ㅎㅎㅎ
우린 그냥 굶었다....ㅎ
첫날은 광주 친구가 책임져 주고,
이튿날은 장모님이 사알짝 주신 돈으로 해결하고,,
부산에서 택시비 3만원주니 하루종일 안내해주고 사진까지 찍어 주던데,,ㅎㅎ
부럽네...........
지금도 늦지 않았으니 더 늙기전에 추진해 보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