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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부자경매(in부산)
 
 
 
카페 게시글
남연님의 길따라가기 스크랩 세월 - 통영 심칭이길, 토영 이야기 1길
남연(이술헌) 추천 0 조회 226 16.05.13 16:15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오랫만에 날이 쾌청합니다. 

미세 먼지가 없어 연무같은, 시야를 방해하는 것이 없습니다.


맑은 하늘을 보고 있노라니 

통영 방조제위의 박경리 선생님의 "판데"라는 시도 다시 보고 싶어 졌고,

푸른 바다 끼고 있는 심칭이 해안길이 생각났습니다.


터미널로 가서 버스 시간을 알아보니

고성보다 통영이 30분이나 짧게 소요됩니다

거가대교로 거제를 거쳐 가나 하고 차장을 내다보고 있으니

장유에서 창원쪽으로 들어 갑니다.

 마창대교를 거쳐 국도로 가는 모양입니다.

그러면 고성 가는 버스는 어떤 코스로 가기에 

통영보다 30분이나 더 소요되는 지 타 보지 않으면 모르겠습니다.

마창대교를 지나며 무학산과 천주산으로 둘러쌓인 마산만도 찍어보고

통영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영운리 삼거리에서 내렸습니다.(15000) 

예전 미륵산에서 바라보던 마파산 둘레길, 심칭이 해안길을 먼저 돌아보기 위함입니다

오른편 길은 산양 해안도로로 달아공원쪽과 연대도 배를 운항하는 달아항이 있습니다

오래전 자전거로 한바퀴 돌았는 데 제법 좋았지만 차량들 때문에 위험한 도로입니다.

  

  오월의 싱싱한 나무 이파리는 투명한 햇살에 반짝이고

습기없는 바람 알갱이들이 얼굴위를 굴러 다닙니다. 

스쳐 지나가는 리조트도 왠지 멋지게 보입니다


내리는 햇살,

바닥 비치는 투명한 물

바람에 스며오는 상큼한 아카시아 향기 

탁 트인 바다경치, 오월 어느날의 멋진 기억이 됩니다

  

복바위도 보입니다 

건너편 돛단여라고 불리는 바위 입니다

한산대첩때 돛을 달아 배로 위장했던 전설이 있는 바위 입니다


쏟아질듯 위태한 바위 지나고


복바위 사진 몇장 남기고 

지나온 경치도 돌아보고 

한산도를 마주보며 해안풍경을 즐깁니다 

괴수모양의 바위도 지나고

  

해상낙시터도 지납니다. 입장료가 8000원 입니다. 

낚씨하지 않는 사람은 돌아보는 데 1000원 입니다. ㅠㅠ 


바위가 풍화되어 생긴 굴이 제법 보입니다


오래전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을 위로하는 수륙제 터 조형물 지나 

좋은 위치에 앉은 음악당 지나고

  

  

뭔가 전설이 깃들어 있을법한 바위 지나서

리조트에 정박한 요트도 구경합니다.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하는 이 요트 침만 삼켜 봅니다. 

리조트 내의 깨끗한 풍경 지나고

길가의 양귀비도 구경하고

도남관광단지 앞바다도 구경하고

  

홍가시나무 꽃도 구경하고

근대같은 데 ...


바다로 떨러질 것 같은 도로를 따라

명자나무도 구경하고 

  

김춘수 유품 전시관에 도착합니다

대여 김춘수의 대표시도 한번 읊어 보고

  

통영대교 



  

  

다시 해저터널로 돌아 왔습니다.

처음 글씨를 보았을 때 "용문건양"으로 읽고 고종의 연호가 왜 들어있지? 했는 데 

등용문의 고사를 읽고 용문달양이라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터널 내부입니다. 아직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터널 중간쯤에 해저터널에 대한 이력들이 붙어 있습니다.

근대 역사를 읽는다는 재미도 있습니다.  

박경리 선생님의 육필 원고를 이 곳에다 시비로 만들어 놓았는 데

오랫동안 방치해서 인지 잘못 만들어서 인지 상해 있습니다.



판데                                   

피리 부는 것 같은 샛바람 소리     

들으며 바지락 파다가               

저무는 서천 바라보던 판데목 갯벌 

아이들 다 돌아가고                  

빈 도시락 달각거리는               

책보 허리에 메고 뛰던 방청길       

세상은 진작부터 외롭고 쓸쓸하였다


언젠가 어스럼질 때 이 곳에서 이 글을 읽으며 왠지 모를 서글픔이 밀려와

눈물이 날 것 같은 그 느낌 때문에 통영에 오면 이 곳은 꼭 둘러 보고 갑니다


판데라는 말의 뜻을 두산 백과에서 찾아보면

한산대첩 때에 이순신 장군의 수군에게 쫓긴 왜선들이 

이 좁은 목으로 도망쳐 들어왔다가 퇴로가 막히자 땅을 파헤치고 

물길을 뚫어 도망쳤다 하여 이곳을 판데목[鑿梁, 착량]이라고 부르는데,

왜군들이 도망칠 때 아군의 공격으로 무수히 죽었으므로 송장목이라고도 한다


인근에 착량묘가 있는 것을 보면 근거가 있는 전설일 것 같습니다

  

  

통영 이야기길을 기준으로 이리 저리 돌다보니 김춘수 선생님 상도 만나고

강구안 앞 문화광장도 지나고

  

점심 먹고 나오다 백석선생님글도 만나고

오래전 청마 선생님의 그 우체국은 아니겠지만 

김춘수 선생님의 꽃에서 말하는

그런 의미가 담긴 우체국이라서 한장 찍어 봅니다


  행복 -청마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에게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 곁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많이도 변한 동피랑 마을이지만 새롭게 누각이 새워진 것이 가장 큰 변화인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이 곳의 경치, 강구안 바다로 떨어지는 것 같은

이 경치 때문에 회자 되었던 이곳에서 엽서를 한장 사서

청마선생님 흉내를 내서 외삼촌께 안부를 전해 봅니다 

강구안(해안이 육지로 밀려들어온 모습)을 바라보며 오늘의 여정을 마칩니다.


 

세월


끝 없는 광야처럼 가물거리던 세월은

번갯불 번쩍이며 눈 앞을 지나가며

신비한 오늘 기다리는 아침도 데려가고

지루하고 억눌린 일상도 쓸어가고

흑백 사진같은 흐릿한 추억만 남겼구나


깔깔데며 웃던 날은 이미 지나갔고

두근 두근  설레임도 벌써 사라져

물비늘 반짝이는 추억 몇조각과

깊은 웅덩이 같은 회한 몇덩이로

몽롱한 안개 드리운 세월을 헤쳐간다


아직도 가야할 길 보이지도 않는데 ...



https://youtu.be/n2vIz9e_J1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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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6.05.14 05:43

    첫댓글 바다빛이 너무 좋습니다..감사합니다.^^

  • 16.05.25 11:49

    멋진 풍경 잘보고 갑니다.
    햇살은 눈부신데 쓸쓸한 느낌이 드는건 왜일까요?

  • 작성자 16.05.25 12:19

    세상은 진즉부터 외롭고 쓸쓸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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