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범양님 일행과 산에 갈 계획을 잡고 있는데 나무집님이 눈 많이 내린 동해에 가서 사진을 찍어 두자고
제안을 하셨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써 이 제안에 맘이 안 흔들릴 사람은 없을것이에요.
그래서 범양님과 산에 가는 일은 다음으로 미루고 바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나무집님 아버님께서는 그 옛날에 사진가셧는데 그 때 찍어 놓은 사진들이 지금에 보면 얼마나 소중한 기록이 되는지 모릅니다.
그런 기록들이 없었다면 지금 어찌 그 시대에 일들을 소상히 알 수 있었을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지요.
더군다나 기상대 관측사상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 한다고 하는데 일부러라도 갈 일입니다.
오늘 가는 일행은 나무집님내외 그리고 우리내외 역시 사진을 하시는 나눔의기쁨님 내외와 강선생님이십니다.
모두 다 시간에 매여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이럴 때는 참 좋습니다.
본래 이 팀과는 겨울이 가기전에 어디라도 여행을 하자고 하던 중이었는데 계속 이루지 못했는데
덕분에 그 약속도 함께 이루게 되었으니 감사한 일입니다.
원주에 옙분님이 마음에 걸리는데 아이들을 돌 보는 일이니 갑자기 시간을 낼 수가 없다시네요.
영월역사입니다.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한옥역사이지요.
저는 이 역을 통해서 어디를 가거나 올적에 참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그 옛날에 탁월한 선택을 한것 같아요~
기차를 타려고 플랫홈에서 기다리다가 기쁨님이 발견한 이 우유병 닦는 솔처럼 생긴 것을 발견했는데 기차지붕위에 달려 있습니다.
혹시 이것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아는 분은 설명을 좀 부탁합니다.
여기저기 여쭈어 보았는데 정확히 아는 분이 별로 없어요.
무엇이 궁금하면 가슴 한쪽에 마늘쪽 만큼 뭣이 체한 것처럼 그렇게 껄적지근한 성격이라
빨리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애초에 시간배정을 그렇게 했습니다.
우리가 타고 가는 기차가 아홉시 57분 기차였고 목적지는 동해까지이니 열두시 44분도착입니다.
미리 알아 본 바로는 그 시간에 내려서 점심 먹고 사진 좀 찍고 별 어려움이 없이 3시기차를 타고 돌아와서
영월에서 점심을 먹은 후 각자 집으로 간다.
그래서 아무것도 준비를 안했습니다.
어떤이는 이렇게 여행을 할 때 먹을 것을 싸 가지고 가는 이들도 있으나 우리는 될 수 있으면 그
고장에서 나는 먹을꺼리로 먹는다 가 우선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간단하게 계란만 삶았고 밀골님께서 음료만 준비하였습니다.
기쁨님은 계란도 까서 소금 찍어 주어야만 먹습니다.
색시를 너무 잘 만나서 .....
수현당이 가져 온 소금은 십년이 넘었다는데 소금만 먹어도 맛있었습니다.
기차안에서 먹는 계란맛은 여전히 맛있습니다.
오늘은 수현당이 맨 스카프 좀 소개하려구요.
이 스카프 색이 너무 예쁘지요.
이것은 수현당이 직접 염색한 것인데요 재료가 바로 양파껍질이라고 합니다.
매염재는 백반이라고 하는데 양파껍질만 모아 오면 이 스카프를 만들어 준다네요.
버리는 양파껍질로 어떻게 이렇게 예쁘고 고운색이 나오는지 참 신기합니다.
그런데 저는 양파를 껍질째 효소 하는 것 말고는 잘 쓰지 않아서 어느 세월에 모아서 이 스카프를 만들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중에 양파껍질을 많이 쓰시는 분은 모았다가 제게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수현당에게 하는 방법을 배우고 사진 찍어서 가르쳐 드릴게요~~
여럿이 함께 기차여행을 할 적에는 의자를 돌려서 마주 앉아서 가는데 어렸을 적에는 하나도 좁은 줄 몰랐는데
요즘 사람들은 키가 커서 좀 불편합니다.
나무집님과 밀골댁님은 두 분다 키가 커서 다리가 이렇게 겹칩니다.
부부니까 괜찮지만 다른 사람과는 이렇게 못 앉겠지요.
이 다리는 아무렴과 기쁨님 다리입니다.
다행히 기쁨님이 아담사이즈라 잘 맞추어 졌습니다.
태백을 지나면서부터 눈꽃 장관이었습니다.
눈꽃여행이 따로 없었지요.
태백도 이번 적설량이 60센티이상이라고 했는데 여기는 그냥 보고 즐기기에 적당하고
아직 불편함은 잘 모를정도입니다.
눈이 많이 내린 산속의 집들을 보노라니 또 어릴적 생각이 납니다.
제가 어릴적에는 정말 눈이 많이 내렸었지요.
전번에도 물 이는 이야기를 했지만 이렇게 눈이 많이 오면 아버지께서 물도랑까지 터널처럼 눈을 치워 놓았어요.
키가 작고 어린 제가 물동이를 이고 그 터널길을 가노라면 아이는 안 보이고 물동이만 둥둥 떠 가는 것 처럼 보인다고
아랫집 할아버지께서 흉 아닌 흉을 보시던 생각이 납니다.
그런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가노라니 우리의 목적지인 묵호역에 도착하였습니다.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눈 치우는차가 앞에서 밀어 내는 것이 보입니다.
기차레일도 보이지 않고 기차는 스노우보드를 타듯이 그렇게 미끄러져 다음 역으로 출발을 합니다.
우리는 일단 다시 영월로 갈 기차표를 끊어 둔뒤 점심부터 먹기위해 길로 나섰습니다.
참 도착 기념사진 일단 찍고.....
준비성 좋은 밀골님은 우산을 준비해 오셧습니다.
그런데 어찌나 눈이 많이 왔고 또 그때도 내리고 있는지 앞 뒤 분간도 잘 안될 정도였습니다.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고 모든 분들이 눈을 치우느라 애를 쓰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앞도 볼 수 없어서 급하게 우산을 하나씩 사서 쓰고 남편은 카메라를 위해 비닐하나 구하여 칭칭 동여 맵니다.
정말 주먹같은 눈덩이지요.
1m40센티 가까이 눈이 내렸다는데 이렇게 거센 눈발이 또 쏟아지니 사람들은 걱정이 태산입니다.
예보에 50센티가 더 온다고 했답니다.
여기서 정보를 맡은 제가 실수한 것 하나~
우리가 가는 곳에 일기예보를 알아 보았어야 하는데 영월의 날씨만 알아 보았답니다.
작년에 캄보디아에 갈 적에는 우리가 탈 버스를 영월시간이 아닌 제천시간을 알아 보아서
극적으로 탔는데..... 가끔 생각센서가 오작동을 합니다.
배도 며칠째 출항을 못해서 해물을 주로 파는 어판장이며 식당들이 거의 다 문을 닫았습니다.
강선생님이 가시는 단골집도 두군데 다 문을 닫아서 여기저기 알아 보다가 간신히 곰치국과 생태탕을 먹었는데
그 식당도 사람이 별로 없었습니다.
매일 일수를 찍어야 하는데 며칠째 이러고 있으니 큰 일이라고 우리가 와 준것을 상당히 고마워 하셨습니다.
이곳은 어판장인데 바닷물을 떠다가 부어서 눈을 녹이고 있습니다.
배들은 모두 발이 묶여 있습니다.
눈이 너무 많이와서 연실 배 위에 눈들을 바다로 퍼 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짧게 사진을 찍는데도 렌즈에 눈이 금새 붙어 버립니다.
길에는 버스는 시내버스가 가끔 한대씪 지나가고 택시도 가끔 지나갑니다.
체인을 친 차들이 덜거덕 거리며 지나가는데 트럭은 모두 다 한키는 되게 눈을 싣고 다닙니다.
여기저기 차들이 눈 속에 들어 앉아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차인지 눈이 쌓인 것인지 분간이 잘 안갑니다.
이 차는 눈 무게를 못이겨 중간 판이 내려 앉았습니다.
이 차는 벡미러가 마치 눈만 내놓은 것 같지요.
커다란 동물이 눈 속에 갖혀 있는 것 같습니다.
교통신호등 조작기 위에도~
우체통은 아예 묻혀 버렸지요.
공중전화기 위에도.....
기쁨님이 지나가는 저 양쪽에 쌓인 것이 다 눈입니다.
가끔 이렇게 통로가 있습니다.
이런 통로말고 아무데로나 들어 갔다가는 못 빠져 나옵니다.
위험 하기도 하구요.
나무마다 눈들이 한짐씩 올라 앉아 있습니다.
바람도 불지 않고 수분을 많이 간직한 눈이라 엄청 무거울 겁니다.
나무들이 그것을 이고 있느라 꽤 힘든 시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이것 좀 보세요 보행로 가에 난간 해 놓은 곳입니다.
이런 모습은 일부러 만들래도 어려운 것일 겁니다.
이 엄청나게 많은 눈들을 어디에 다 처리를 해야 할까요.
치워 줄 수도 없고 참 걱정스럽습니다.
아무리 잘 설명을 해도 그 현장감을 다 설명할 수가 없네요.
눈은 계속해서 너무 많이 내리고 사진을 찍을수도 없어 나무집님은 포기하고 카메라 아끼지 않는 우리만 몇 컷 담은
다음에 역전으로 왔습니다.
아쉬운 발걸음을 옮기며 묵호역 앞에서 마무리 기념사진~
그런데 세시기차는 아직 강릉에서 출발도 못했다고 합니다.
한시간쯤 기다리며 기차가 오기를 바라봅니다.
기차는 안인이라는 곳까지 와 있으며 그 구간을 눈치우는 기차가 치우는 중이며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기차가 오기는 올 것이랍니다.
그렇게 되었으니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그 길에 젊은 수현당과 기차역 앞에 나가서 잠시 기념촬영 하나 더 합니다.
그런데 저녁 여섯시가 넘어도 기차는 못 오고 눈은 계속 내리고.....
그래서 결국 오늘은 기차가 못 온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예정에도 없었고 혹시에도 없었던 일박을 하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갈데도 없고 또 사람이 많아서 어디에 잘 만한곳도 없었지요.
집에 못 돌아간다고 보고 목사님께 보고 전화를 드렸는데 동해가 고향인 우리 목사님께서
아버님께 부탁을 드려서 그 어려운길에 차를 가지고 나오셨습니다.
우리 모두를 태우고 바닷가를 달려 저녁을 먹여 주셨지요.
졸지에 신세지게 되었는데 이럴 때 아는분이 계시는 것이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오랫만에 먹어 보는 신퉁이알찜입니다.
신기해서 사진 찍어 보았습니다.
가자미식해~
목사님 아버님께서 파도치는 밤바다도 구경시켜 주셔서 졸지에 묵호항 밤바다도 구경했습니다.
멀리 등대불이 반짝입니다.
처음 알게 된 사실인데 각 등대마다 몇 초에 한번 불을 깜박이는지가 다 다르다고 합니다.
그래서 망망대해의 바다에서도 저기가 묵호항이구나 저기가 삼척항이구나 하는 것을 가늠한다고 하네요.
8차선 도로가 이렇게 2차선 도로로 바뀌었습니다.
내일 가기 좋게 하신다고 동해역으로 데려다 주시는 중입니다.
예약하지 않으면 모텔이 모두 발 묶인 사람들로 동이 나서 방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예약해 주셔서 운 좋게 두 방을 얻어서 편안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타지에서 이렇게 융숭한 대접을 받고 또 신세를 지게 됩니다.
여기저기 이래저래 많은 신세를 져서 빚을 많이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이 대단한 날에 대한 기록을 위해서라고
스스로를 위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