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산면 현지 출퇴근 두번째 날 입니다.
김제는 아침부터 눈이 내렸습니다.
날씨가 무척 쌀쌀했습니다.
하루종일 현지에서 활동하는 날은 날씨에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좋은 날 다시 나올까?' 싶은 마음도 잠시 들었다가,
'앞으로 비가 오거나 무더운 날씨가 곧 찾아올텐데 그때마다 그럴거냐?'
라며 스스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오늘은 어디에서 무슨 일이 생길까?
어떤 사람을 만날까?
어떤 배움이 있을까?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계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시며 커피를 내어주시며 날씨가 쌀쌀한데
너무 춥게 입고 오신게 아니냐 걱정해 주셨습니다.
혹시 몰라 두꺼운 겨울 점퍼를 챙겼는데 하루종일 따뜻하게 입고 다녔습니다.
오늘은 석신마을, 부신마을, 원부마을까지 3개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부신마을과 원부마을 경로당도 방문했고 어르신들께 인사드렸습니다.
어르신들께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앞으로 자주 찾아 뵐 테니 많은 가르침 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오늘은 가정방문을 위주로 다녔는데, 열집 넘게 찾아 뵙고 형편을 살폈습니다.
가정방문 한 가정에 30분만만 잡아도 300분(5시간)입니다.
오늘도 하루가 부족할 정도로 바쁘게 돌아다녔습니다.
오늘 방문한 곳 중 상태가 심각한 세 집이 있었습니다.
집 입구부터 쓰레기 더미가 마치 벽을 이루듯 되어 있었고, 방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었습니다.
사람 한 명만 겨우 누워잘 수 있는 공간 이외에는 온통 잡다한 물건들로 쌓여 있었습니다.
계장님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함께 쓰레기 더미들을 어떻게 치우면 좋을지 고민이라 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담당자 판단으로 치우는 것이 맞는가 하는 딜레마도 있다고 했습니다.
평소 생각하는 바를 말씀드릴까 생각도 들었으나,
당분간 계장님 생각을 존중하고 듣는데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처지와 상황이 있기 때문입니다.
3월 한 달은 독거노인 전수조사 기간인데,
주민등록상 거주지는 김제로 되어 있지 않으나, 실제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 분들은 복지서비스의 실제적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이며,
안부확인은 하지만 공적 서비스를 지원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2년 전 불이 난 집도 있었습니다.
천정이 새까맣게 그을린 채로 그대로 살고 있었습니다.
수도가 고장나서 4년 째 빗물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는 말씀에 할말을 잃었습니다.
이런 저런 사연을 들으며 소설 책을 쓰고도 남을 정도로 사연이 많은 분도 있었습니다.
점점 백산면 마을 지리가 눈에 익어가고 있습니다.지난 주에 다녀왔던 길을 제가 기억하고 있으니 계장님이 기억력이 좋다고 칭찬하셨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있고, 조금씩 지역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첫댓글 처음 밑반찬 배달을 나가서 충격받았던게 생각합니다.
우리 주변에 저렇게 어려운 환경에서 지내는 분들이 많은데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장님의 걸음 걸음이 참 복됩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