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 순성(돈의문 터-숙정문)
지난주 토요일(2/16)에 한양도성 중 돈의문(서대문) 터 - 숙정문(북대문) - 흥인지문(동대문)을 시계방향으로 탐방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양도성 순성(巡城)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마음만 있고 평소에 무심히 지나다 그 며칠 전 작정을 하고 한 번 돌아보기로 하였다. 한양도성에 대한 안내나 각종 정보는 '서울한양도성'에 아주 잘 나와 있으니 이걸 참조하면 된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일제는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를 비롯한 유형무형의 자산과 흔적을 곳곳에서 훼손하거나 지웠다. 아니 철저히 파괴했으며 그 역사를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아주 악랄한 식민지를 운영했기에 우리는 정말 이가 갈리는 치욕적인 시기를 보냈고 현대의 우리나라가 이렇게 기틀을 잘못 다진 원인이 되었다. 생각할수록 분통이 터지면서 열이 받친다. 이 모든 게 힘이 없는 나라와 민족이 겪는 울분이다. 하여간 한양도성 18.6km 중 꾸준한 복원을 거쳐 지금은 약 70%인 13.1km가 남아 있거나 중건되었다고 한다. 평지에 쌓은 성벽은 일제 강점기 그리고 도시의 확장과 근대화를 거치면서 멸실된 곳이 많다.
잘 아는 바대로 한양도성은 4대문과 4소문으로 구성돼 있다. 유교를 숭상하며 성리학의 가르침을 으뜸으로 삼은 조선왕조는 도성 축조에도 이를 반영하였다. 사람이 마땅히 갖춰야 할 덕목인 '인의예지신' 오상(五常)을 적용하여 동대문은 興仁之門, 서대문은 敦義門, 남대문은 崇禮門, 북대문은 肅靖門(처음엔 昭智門)으로 했고, 동서와 남북을 연결하여 만나는 곳이 바로 경복궁으로 普信閣이 信에 해당한단다. 4소문은 혜화문, 광희문, 소의문, 창의문(자하문)이다. 이 8개의 문 중에서 돈의문과 소의문은 멸실되어 지금은 볼 수가 없다.
돈의문 터 안내문. 내력과 새문안로의 유래가 잘 설명되어 있다. 지금의 정동사거리(서대문역과 경희궁 사이 언덕) 난간에 붙어 있고 그 흔적은 전혀 없다.
경교장. 백범 김구 선생의 관저
1980년에 경희궁 터에 있던 서울고등학교가 서초동으로 이전하면서 경희궁이 차츰 복원되었고 근처에 서울역사발물관, 서울시립경희궁미술관, 경찰박물관 등이 들어섰다. 박물관마을이라고 되어 있다.
서울시교육청과 구 기상청의 서쪽 언덕에 있던 교남동의 낡은 주택들이 최신의 고급 아파트단지로 재탄생했다. 길도 새로 옮겨지고 넓어져 시원하다. 대각선의 이정표를 보고 저 언덕길로 올라간다. 멀리 뒤로 인왕산이 보인다.
곧 길가에 이런 표석이 서 있다.
바로 옆에는 홍난파 생가가 있다.
사직터널 위로 건너가면 이렇게 커다란 은행나무가 보인다. 행촌동의 지명이 유래한 나무다.
수령 460년 이상된 보호수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고, 아래에는 권율 도원수 집터임을 알리는 표지석도 있다.
그 앞 왼쪽에는 '딜쿠샤'라는 서양식 저택이 보수 공사 중에 있다. 3·1운동을 세계에 알린 알버트 테일러가 짓고 거주한 건물이라 한다. 순성길은 다시 사직터널을 되돌아 건너와 골목길로 오른 후 좌회전한다. 곧 시야가 트이며 성곽이 보이기 시작한다.
무악동과 사직동을 가르는 도성이 우뚝하다. 안과 밖으로 길이 잘 나 있다. 양쪽에 길이 있는 경우는 성곽의 위용을 느끼기 위하여 가급적 바깥길을 택했다.
다시 안쪽으로 연결하는 암문이다. 곳곳에 이런 게 있어 도성 안팎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안쪽 길
왼쪽은 서대문구 안산이고 인왕산 줄기가 보인다. 여기까지 왔다가 다시 들어온 암문으로 되돌아가 바깥길을 걸었다.
'봉산상'이라는 각자성석(刻字城石). 축성 관련 글자를 새겨 놓은 것이다.
중턱의 길로 나와서 돌아본 성곽. 곧 사람들이 늘었다. 인왕산이 개방된 초기에 이곳에 여러번 왔었지만 오래된 세월이라 기억에 남아 있지 않고 그 뒤로 워낙 복원작업이 진행돼 잘 정비되었다. 사직공원 옆으로 진행해 황학정에서 오르거나 독립문역에서 올라와 국사당 아래에서 이 사진의 성곽에 접근했었다.
축성에 사용된 돌의 크기나 모양이 여러 유형이다. 시대에 따른 차이점을 보여준다.
인왕산 곡장을 지난 범바위에서 바라본 모습들. 올라온 성곽길이다.
북악산과 청와대 인근
경복궁과 주변. 앞쪽은 몇 년 전부터 뜬 서촌이다.
남산 방향의 서울도심. 이것은 미세먼지인가, 안개인가?
군부대가 자리 잡아 출입이 금지된 인왕산 곡장과 건너편의 안산
홍제동 홍은동 방면
인왕산 정상 방향
인왕산 정상 바로 전 급한 비탈을 올라서 바라본 지나온 방향의 성곽
인왕산 정상에서의 파노라마
인왕산 정상. 338m
족두리봉부터 보현봉에 이르는 북한산 비봉능선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북한산성과 한양도성을 잇는 성곽이 탕춘대능선이다. 상명대 앞의 홍제천에는 홍지문이 있다. 사진의 기차바위가 탕춘대능선으로 이어진다. 멀리 형제봉 앞이 평창동이고 앞쪽이 부암동으로 모두 부촌이다.
창의문으로 내려가는 성곽이 힘찬 몸트림을 하고 있다. 창의문 양쪽의 굽은 성곽 선이 활 모양으로 이채롭다.
윤동주문학관 뒤 언덕에 조성된 '윤동주 시인의 언덕'. 옆으로 '서시'를 새긴 돌이 있다.
창의문 측면 모습
창의문 아래 건널목 옆에 있는 윤동주문학관
창의문. 자하문이라고도 하며 북소문에 해당한다. 1968년 1·21사태 때 격전이 있었고, 옆의 도로 외도 좀 떨어져 터널길도 있다. 오른쪽에 창의문안내소가 있다. 탐방신청서를 작성하고 신분증을 제시하여 등록하면 목에 거는 번호표를 내준다. 청와대 뒷산이니 경비 상 필요해서다.
북악산을 오르는 길은 급경사 계단길이 대부분이라 힘들다. 이곳이 개방된 초기에 올라간 적이 있다.
바깥은 삼엄한 철조망이 겹으로 둘러쳐져 있다.
까마득한 급경사 계단길
북악산의 원래 이름이 백악산이다. 342m이니 인왕산보다 4m 정도 높구나!
뒤에 이어짐. 숙정문에 이르기 전이나 사진 분량 상 여기에서 중단한다.
첫댓글 '서울한양도성'에 들어가 한글 가이드북을 다운로드 받으면 좋다.
자세한 지도와 설명 그리고 주변의 방문할 만한 추천장소가 잘 나와 있다.
나도 이것을 인쇄하여 가지고 다니며 보았는데 유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