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번 지리산 반야봉 전체 산행에는 운이 따르지가 않은것 같다
비가 많이 온다는 일기예보에 다들 걱정이 좀 되었으리라..
그래도 준비는 해야 한다. 태풍과 비바람이 몰아쳐도 우리는 모여야 하니까..
토요일 작업을 하고 준비를 해서 갈려니 빠듯하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시장에서 급히 장을 봐 가지고 집에서 챙기는 중 회원들이 도착을 했다고 30 분이나 전에..
급히 나와서 하루전님과 현아님과 같이 챙겨서 싣고 진주로 출발을 했다.
부산팀과 통화를 한 하루전님이 차가 많이 밀리니 국도로 가는게 낫다고 하더라네요..
그래서 시간이 걸려도 국도로 달려서 한 30분이나 늦은 시간에 산청휴게소에서 진주팀 남강.술친구.현부장님과 만났다.
이장님과 통화를 하니 함양에서 오도재를 넘어 마천으로 간다고 하니 우리도 마천으로 향했다.
산청 생초로 해서 마천으로 가는 국도에는 지난날 우리들이 둘레길을 걸어 가던 추억이 있는 곳이다.
마천쪽으로 계곡과 하천을 끼고 도는 도로에서 보면 지난날 우리들이 걸어 간 곳의 아름다운 지리산 둘레가 그대로 있다.
마천을 지나 실상사 입구에도 우리들이 칠암자 순례길의 시작과 끝이 머물러 있는곳...감회가 새롭다.
날은 흐려있지만 비는 아직은 오지 않은 상태라 계속 이대로이기만을 바라면서 정령치를 향해서 달렸다.
지리산 골짜기로 들어가는 길은 환상적인 코스로 산과 계곡이 어우러져 신비감을 느낀다.
나는 가끔씩 가는 길이기는 하지만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오는... 차로 달리면서 맛 볼 수 있는 제일 깊고도 길고 아름다운 길이다.
가는 길 캠핑장에는 벌써 텐트가 빼곡이 들어 차 있었다. 내가 휴가를 나 온 착각이 들 정도로 아기자기한 모습들...
뱀사골 입구 달궁마을을 지나 한참 올라야 성삼재.정령치 삼거리가 나온다 .
우리는 구비구비 고갯길을 힘들게 올라 정령치에 도착을 했다.
잔뜩 흐린 날씨에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이 골짜기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듯 했다.
추워서 모두 잠바를 걸치고 순간 저 아래 오토캠핑장 모습이 떠오른다..
"저 밑에 아늑한 곳에서 텐트를 치고 하룻밤 지새면 좋을텐데 이 높은 곳에서 숙박을 하자고 하지?"
하면서 불만과 염려스러운 마음에서 나는 말을 뱉고 말았다.
어쨌던 우리는 옷을 하나씩 껴 입고는 배고픔을 달래야 하는 시급함에 밥 부터 해야만 했다.
급하게 쫓기는 시간에 그냥 장을 봐 온 까닭에 해물탕 준비를 일일이 장만을 해야 했기에...
우리 경남방의 주모는 "여기서 이걸 장만을 어떻게 하라고 그냥 들고 왔어요?" 하고 현이님이 불평을 했지만..
어쩔것이요 우쨌든 맹글어먹어야 우리의 허기진 배와 술 안주를 할 것이 아닌가...
역시 주모다운 쏨씨로 씻고 다듬고 자르고 해서 지상에서 최고의 해물탕이 맹글어지고...
곧 이장님과 대구팀이 토착을 하자마자 텐트를 치고 숙박 준비에 들어 갔다.
내가 아까 한 불평을 이장님께 토로했더니..."에이 아입니더 두고 보이소...시끄러움보다는 우리들만의 조용함이 좋심더"
곧 비가 오기 시작을 하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에 우리는 대구팀의 삼겹살 구이와 경남방의 해물탕이 어우러져..
저녁과 한 잔씩 오가는 만찬이 이어지고 밖에는 비가오고요 텐트안에는 오붓하게 정담이 오가고...
그 옛날 소시절 생각이 떠오른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태풍이 몰아치나...우리들은 어디를 가든 어떤 상황이든...
배낭에 텐트를 들고 카세트라디오 들고서 강가나.바닷가나.계곡이나.산꼭대기라도 그 즐겁고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시절..
그 시절이 떠오르며 지금 이시간이 그 시절로 돌아간듯한 우리들만의 장소요 기쁨의 시간이라...
이장님께 한 좀전의 불평이 참으로 미안스럽다고 속으로 생각을 한다.
우리가 마냥 세월이 지나갔다고 편하게만 살아가겠다고 이러고들 산에는 오질 않을 것인데...
열악한 상황일수록 우리는 추억이 살아나고 젊어지고 활기가 살아나고 진정한 우리들의 대화가 있고...
비록 비에 젖고 축축하고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 순간 행복했었다...추억을 만들었었다.
순간만이라 우리의 진실이 오고가고 잠을 못 자는 피곤함도 정령치의 바람에 날려 가고....
장마 영향에 우리는 계획된 산행은 못했지만...
지난날의 아름답던 추억까지도 고스란히 되새겨 가지고 온 최고의 정령치 밤이였습니다...
첫댓글 정수님의 추억과 낭만이 고스란이 마음에 와 닿는글 잘 보고 갑니다 옛추억 .....
솜다리의 인연도 참 거시기 한가봅니다.
밤새 빗소리에 지리산 가신님들 어떤지 걱정으로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꾸 깨어서 뒤척였습니다.
아무 사고없이 아름다운 추억 만드셨으니 얼마나 감사한일인지요.
모두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담에 꼭 같이가재이..
한번쯤 경험 해보고픈 멋진 추억이였는 것 같네요 즐감하고 갑니다
부지런도 하셔라 .....방장님과 주모님 고생하였습니다...
비오고 바람치고 악조건에서도 정말 조은 추억 만드셧네요~ㅎㅎ 부럽고 존경습니다~~
역시 후기... 참 잘 쓰셨습니다....마치 그 곳에 있는 듯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젤루 큰 경남방을 혼자 다 지고 오신 정수님!~~님과 함께 정령치에서 첫밤을 보낸 후~우린 함께 그 담을 무너트렸습니다~지리산 중에서 연을 맺고 그 가장자리까지 함께 갈 수 있다면 더 할 나위없이 행복하겠습니다...고맙습니다~그리고 수고하셨습니다 꾸벅
이곳에 정수님의 후기글이 맛좋게 올라와 있군요
즐거운 여행의 시간들되었군요 ㅎㅎ 잼나게 잘보았습니다
좋은추억의 한페이지였습니다~~
저도 이제 보여 지송 감사합니다
정수오라버니의 추억 저도 좀 나눠주세요.. 이글을 보니 정말 함께 하고프네요...
앞으로 함께 하십시다 고맙습니다
예쁜 추억 많이 맹글어 오셨군요. 부럽습니다. 오래 오래 간직하시길...
행동으로 같이 하십시다........ 감사합니다 ^^*
이글을 왜 이제서야 보게됐는지 뭐시그리 바쁘고.... 암튼 늦었지만 거운 추억이 묻어나는 후기 잘 보구 갑니다.
에구 그럴때도 있습니다....맨날 함께 하십시다 꾸벅
마을주민되고 나니 넘 좋다...
이런 재미난 글도 잃고, 고생했지만 추억은 만들어 가네요..^^
맞죠 ㅎ
정수님 후미 밀고 가느라 넘 힘드셨죠? 죄송해요^^
담엔 좀 가배얍게 산행에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