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맛!]밀양 3대째가마솥추어탕
가을 보양식 하면 빠질 수 없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추어탕이다.
경상도식 추어탕 비법을 3대째 이어가고 있다는 밀양 ‘3대째가마솥추어탕’.
담백한 국물맛과 저렴한 가격으로 늦가을 식객들을 사로잡는다.
글 김미영 사진·동영상 김정민
뭉근한 장작불로 시작하는 추어탕 집의 하루
3대째 이어오는 추어탕 맛의 비밀을 담아보려고 아침 일찍 밀양시 하남읍 수산리 ‘3대째가마솥추어탕(500㎡)’에 도착했다. 가게 앞 산더미처럼 쌓인 얼갈이배추를 손질하는 두 분 할머니가 정겹다. 그중 한 분이 정기화(2대·83) 할머니다. “얼갈이배추가 시원하지. 잘 넘어가고 달아. 가격이 안 맞아도 우리는 사계절 이것만 쓰지.” 그는 윤분조(1대·사망) 친정어머니와 하남읍 수산 오일장에서 추어탕 장사를 시작했다. 1996년 이곳으로 옮겨 현재 며느리 노하순(3대·57) 대표와 함께하고 있다. 추어탕집의 아침은 참 바쁘다. 노 대표의 남편 김기업(60) 씨가 이 구역 불 담당 역할을 톡톡히 한다. 새벽부터 3~4시간 뭉근한 장작불로 미꾸라지를 고아내고, 활활 화력을 높인 솥에 엄청난 양의 얼갈이배추를 데쳐 찬물에 헹군다. 노 대표는 주방과 포장 등 가게 전반을 진두지휘한다.
가격 파괴! 정성 담긴 밀양식 추어탕 단돈 6000원
송나라 사신 서긍의 <고려도경(高麗圖經)>에 미꾸라지가 등장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성질은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속을 보하고 설사를 멎게 한다”고 전한다. 추어탕은 흔히 전라도 남원식과 경상도식으로 나뉜다. 걸쭉하게 농도가 진한 남원식 추어탕과 달리 경상도식 추어탕은 맑은 국물이 특징이다. “미꾸라지를 고아낸 물에 뼈째 간 미꾸라지를 넣고 얼갈이배추, 숙주나물, 파만 넣어 깔끔하게 끓입니더.” 된장을 넣지 않고 간장과 소금으로만 간을 해 국물이 ‘아주 그냥 끝내주게’ 시원하다는 노 대표다. 새벽부터 긴 여정을 지나 식탁에 올라온 추어탕 한 그릇 가격이 단돈 6000원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재료비 오른다꼬 가격 올리믄 재료비 내리면 가격 내리야 되겠네예” 라고 되묻는 노 대표는 ‘처음 맛을 끝까지 유지하는 게 손님과의 약속’이라는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줄 이은 식객, 대형 솥 뚝딱뚝딱 비워내
솥뚜껑을 열어젖히고 희뿌연 김
사이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추어탕을 그릇에 담아낸다. 오전 9시를 넘어서자 서서히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하고 포장 손님도 줄을 잇는다. 150여 그릇이 나오는 대형 솥이 평일에는 3~4솥, 주말에는 7~8솥을 비워낸다니 찾는 손님 수를 알만하다. 매운 청양고추와 마늘, 방앗잎, 제피는 개인 취향에 따라 곁들이도록 따로 장만해 뒀다. 고춧잎무침, 무채 나물 등 밑반찬도 모두 집밥 표 반찬이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맛본 추어탕은 담백하고 시원한 국물, 달달한 얼갈이배추와 숙주나물의 아삭한 식감이 어우러졌다. 청양고추와 마늘, 방앗잎, 제피를 곁들여 먹으니 칼칼하고 아린 맛이 더해져 한층 깊은 맛이 난다.
손님도 3대, 값진 가업 이어갈 것
밀가루에 계란물과 빵가루 입혀 튀겨낸 미꾸라지 튀김도 별미다. 고소한 맛과 씹을 때 바삭한 소리가 귀 깊숙이 만족감을 더한다. 김성엽(36·밀양) 씨가 “지인 추천으로 와 봤는데 벌써 두 그릇째입니다. 미꾸라지의 힘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라며 추어탕 먹은 힘찬 기운을 전한다. 손님도 3대에 걸쳐 대물림되는 식당. 오랜 단골이 전하는 아들 취직 소식이 제 일처럼 반가운 추어탕집 사람들이다. 활활 타오르는 아궁이 앞에서 가업이라는 값진 자산을 이어가는 어머니와 아들 부부를 앵글에 담아본다.
첫댓글
추어탕!
9살때 12살 형이랑 둘이서 소쿠리로 농로수에서 미꾸라지를 잡아서 부모님께 갖다드리면 추어탕을 끓여서 노자산에서 채취한 잰피가루를 풀어서 맛있게 먹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이 납니다.
옥건수 선생님 추어탕 정보 감사합니다.
의령 옥씨 20세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