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COVID 19) 사태로 러시아 온라인(모바일) 쇼핑몰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는 4~5월 두달간에 걸친 전국민 '유급 휴무및 자가 격리' 조치로 온라인 쇼핑몰 이용은 더욱 늘어났고, 식료품 구매 등 온라인 슈퍼마켓(쇼핑)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텅 빈 슈퍼마켓 앞에도 길게 줄을 섰던 구소련·러시아 초창기 시절과 비교하면 '천지 개벽'이나 다를 바 없다.
KOTRA (대표 권평오)가 지난 6월 발간한 ‘러시아 온라인 쇼핑몰 시장 동향및 활용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온라인 쇼핑몰의 시장 규모는 이제 2조 루블(약 290억 달러)에 이른다. 전년 대비 2018년 59.3%, 2019년 31.5% 고속 성장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생활 경향이 두드러진 러시아에서도 온라인 쇼핑은 앞으로 쇼핑의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러시아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다.
러시아포탈 사이트 얀덱스(yandex.ru)와 세계적인 시장 조사 업체 GfK가 지난해(2019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소비자는 온라인 쇼핑을 선택한 이유로 가격과 편의성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61%가 ‘가격 비교가 가능하다', 58%가 ‘오프라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고 답했다. 또 ‘언제 어디서든 쇼핑이 가능하고’과 ‘구매 후기를 이용할 수 있다’(각각 48%)를 꼽아 '쇼핑의 편의성'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많이 구매하는 품목으로는 의류·신발류가 꼽혔다. 같은 설문조사(Yandex와 GfK)에서 소비자의 46%가 온라인을 통해 의류와 신발류를 구매했다고 답했고, 뷰티·케어제품(43%), 화장품·향수(37%) 구매가 그 뒤를 이었다. 유아 운동용품(15%), 유아용 식품·케어(15%)의 선택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온라인 구매 방식은 PC 이용이 여전히 높지만, 최근 3년간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쇼핑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 이용자는 2019년 전체 온라인 쇼핑 소비자의 32%에 달해 2017년의 12%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러시아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톱(Top) 3'업체의 과점 체제로 분석됐다. 톱3의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90% 성장해 시장점유율을 34%에서 45%로 키웠다. 이들 선두업체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서비스 영역을 더욱 확대하는 중이라고 한다.
러시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은 고려인 출신의 여성 사업가가 만든 와일드베리즈(Wildberries)다. 원래 의류 및 신발류 전문 온라인 판매로 시작했으나 현재 3만5,000개의 브랜드(상품)을 판매하는 종합 쇼핑몰로 성장했다.
러시아 온라인 쇼핑몰의 선구자인 Ozon은 무려 24개 상품군, 500만 종류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매출 규모는 3위. 가전전문 온라인 쇼핑몰 CITILINK는 매출규모 2위. M-video, DNS, Eldorado 등 가전제품 전문 쇼핑몰은 '오프라인 매장'을 함께 운영하면서 온라인 쇼핑으로 시장을 넓혔다.
러시아 우체국의 현대화 작업 등으로 국제 물류 환경 등이 개선되면서 해외 직구도 크게 늘어났다. 안타깝게도 아직은 중국 온라인 쇼핑몰 이용이 대다수다.
러시아 소비자의 해외 직구는 같은 설문조사에서 전년대비 42% 늘어났고, 중국 쇼핑몰이 전체 주문 건수의 92%를 차지했다. 다만 중국 쇼핑몰 직구는 저렴한 가격대 상품의 구매로, 건수는 절대적으로 많으나 결제액은 전체의 50%에 그쳤다.
러시아 소비자가 해외 직구를 하는 이유로는 △러시아 현지 쇼핑몰 대비 저렴한 가격(66%), △보다 넓은 상품 선택의 폭(30%), △ 독특한 아이템 구매 기회(26%) 등이 우선 순위를 차지했다.
우리와 달리 러시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배송 방법은 택배 서비스(40%)보다 판매점 방문 픽업(69%)이었다. 그 이유는 편한 시간에 가서 찾을 수 있고(29%), 상품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19%)는 점이다. 또 서비스가 무료(8%)이고 현장에서 즉시 반품이 가능한 점(3%) 등도 직접 픽업하는 이유로 들었다. 아직 러시아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단단하지 않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코트라 보고서는 또 러시아 4개 무역관이 현지 온라인 쇼핑몰 담당자와 e메일 미팅을 통해 확보한 '쇼핑몰 입점 노하우'도 담고 있다. 매출 규모 2위의 쇼핑몰 CITILINK 관계자는 “공급업체 채택 시 평판, 수요, 재무, 제품 등 4개 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트라는 결론적으로 "우리 기업이 현지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 진출할 때 경험과 인지도에 따라 납품·입점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