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이달의 훈화-연중 제31주간(11월4-10일)-한 분이신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첫째 계명
염철호 사도요한 신부 염철호 사도요한 신부는 부산교구 사제로 로마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석사학위를, 부산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바오로 서간 ? 신약성경의 이해’(바오로딸 2017)가 있고, 역서로는 ‘최고의 성지 안내자 신약성경’(바오로딸 2012) 등 다수가 있다.
-------------------------------------------------------------------------------- 연중 제31주간(11월4-10일)-한 분이신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첫째 계명
“이스라엘아, 들어라!”(신명 6,4). “쉐마, 이스라엘”을 번역한 것으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읽고 묵상하는 구절(신명 6,4-9)을 여는 표현입니다. 이 구절의 핵심은 하느님은 한 분 뿐이시니, 마음과 목숨과 힘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말을 집에 앉아 있을 때나, 길을 갈 때나, 누워있을 때나, 일어나 있을 때나 자녀들에게 거듭 들려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손에 표징으로 묶고 이마에도 표지로 붙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집 문설주와 대문에도 이 구절을 써 놓아야 합니다.
유다인들은 이를 지키기 위해 오늘날까지도 신명 6,4-9에 나오는 내용을 적어 돌돌 말아 ‘머주자’라는 곽에 넣어 모든 집 문설주와 대문에 붙여두고 그곳을 지날 때마다 입을 맞추며 하느님께서 명하신 바를 기억합니다. 또한 기도할 때마다 해당 구절이 담긴 성구갑을 심장과 가장 가까운 위치인 왼쪽 팔뚝에 묶어 자신의 가슴과 팔, 곧 행동을 조절하고, 이마에 붙여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조절합니다. 그 이유는 언제 어디서나 마음과 목숨과 힘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예수님도 마찬가지셨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첫째가는 계명인지를 묻는 율법학자의 질문에 예수님께서도 신명 6,4-9의 내용을 들어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이 첫째가는 계명임을 분명히 밝히십니다.(마르 12,29-30) 예수님께서는 여기에다 둘째 계명도 덧붙여 일러주십니다. 바로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계명입니다. 이것은 레위 19,18에 나오는 계명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두 가지 핵심 계명을 모두 알고 실천하는 율법학자를 보며 그가 진정 하느님의 나라에 가까이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유다인들에게도 배울 것이 참 많습니다. 특히 어떻게든 하느님에게서 멀어지지 않으려는 그들의 모습은 쉽게 하느님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좋은 귀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