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은 - (2011) 소월의 노래 08. 비오는 날 (김소월 시, 김상은 낭송)
비오는 날
- 김소월
비오는 날, 전에는 베를렌의
내 가슴에 눈물의 비가 온다고
그 노래를 불렀더니만
비오는 날, 오늘,
나는 '비가 오네' 하고 말 뿐이다.
비오는 날, 오늘, 포플러나무 잎 푸르고
그 잎에 그늘에 참새무리만 자지러진다.
잎에 앉았던 개구리가 한 놈 첨벙하고 개울로 뛰어내린다.
비는 싸락비다, 포슬포슬 차츰,
한 알, 두 알, 연달려 비스듬히 뿌린다.
평양에도 장별리(將別里), 오는 비는 모두 꼭 같은 비려니만
비야망정 전일과는 다르도다. 방 아랫목에
자는 어린이 기지개 펴며 일어나 운다. 나는 '저 비오는 것보아!' 하며
금년 세 살 먹은 아기를 품에 안고 어른다.
첫댓글
잘 경청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