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음 : 말을 할까 말까?
윤희경
“ 아니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도통 모르겠어요. 말을 안 하니 알 수가 있어야지요. 말이라도 하면 덜 답답할 텐데 입을 다물고 말을 안해요 .” “ 우리 애는 저만 따라다니면서 모든 것을 물어봐요. 물어본 것 또 물어보고 반복하는데 입을 막고 싶어요. 말이 너무 많으니 머리가 지끈거리고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에요.”
여러분은 어떤 상황이 더 힘든가요?.
너무 말을 안 해서 답답하고, 너무 말을 많이 해서 머리가 지끈거리고 상황. 물론 둘 다 편한 상태는 아닐 것이다.
인간이 서로 언어적 전달이나 소통표현의 역사를 살펴보면 원시 시대에는 긴 소통 없이도 단순한 전달 방식만으로도 살았다. 당시는 그저 각자의 역할 즉 생존을 위해 책임져야 하는 행위만 하면 되었기에 신호만으로도 상호 의사전달이 가능했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2차적으로 갈등이나 불편이 작았다. 하지만 산업이 발달하고 사회를 형성하는 구조의 틀이 다양해지고 분업화되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했다. 생산 과정에도 소통이 필요했고 생산품을 배분함에도 소통이 필요했다. 여기서 공정함이 나오게 된다. 생산품을 누구나 똑같이 나누어 가지는 게 아니라 복잡한 분배의 과정을 거쳐서 배분하기 시작했다. 투자자, 생산자, 판매자 등 과정이 많을수록 나눔의 배분법이 달라져 왔다. 고대에서는 배분이 공정하게 되는지에 대해 의심이 없었다. 이는 시민에게 의사 결정권이 없었기 때문이다. 부족한 것은 당신이 게으르고 성실하지 못한 결과로 해석되었기 때문에 이는 사회의 공정성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성실성의 문제로 인식하여 개인적 차원의 문제에 귀결됨으로 가난은 곧 능력과 결부되어 해석되었다. 하지만
시대가 흐른 현대 사회에도 분배의 차이는 아직도 능력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근 들어 금수저 은수저로 타고난 부의 성질과 한편으로는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은 단순히 사회문제로 해석되는 차원을 넘어 이념적 해석이 되고 있다. 여러분은 개인의 능력에 죽을 만큼 성실한 사람만이 용이 된다는 이론과 만약 용이 못된 사람은 능력이 부족하거나 노력을 안 한 열등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요즘의 금수저 은수저의 논리도 마찬가지이다. 윗 조상들이 부를 누릴 수 있는 집안의 능력자만이 아래 자손에게 복 운을 준다는 세습적 사고를 가지고 있다. 개천의 용이 되어 판을 뒤집을 성공하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 자산이 후대에도 물려주는 금수저가 탄생하는 것과 일치되는 것으로 여겼다. 좋은 대학은 돈을 잘 벌 수 있는 성공의 출발점이고 언제가 나도 금수저처럼 부를 축적하며 자산을 만들어 금수저 반열에 들어가는 것을 성공이라 이해한다.
현대 사회는 서로 소통하기보다 자신의 의견이 소통의 장에서 주장적 힘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을 한다. 윗자리에 갈수록 권력을 가지는 사람의 특징적 행동들로 “고집”“ 독선”을 강요하는 것이다. 역사 속 집권자들도 혼자 있을 때는 불안에 시달려도 사람들 앞에서는 자기 말이 곧 법이라며 절대적 예스맨을 좋아하게 된다. 한편 말에 힘이 없으면 입을 다물거나 불안이 가득하여 반복하여 말을 하는 양상을 보인다. 말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불안해서 견디지를 못해 혼자서는 존재하는 자체가 불안한 의존적인 성향의 사람으로 변한다. 혼자 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내지 않으려는 사람의 마음 뒤편에는 혹시나 틀렸다는 말을 들을 까 염려한다. 좋은 결정이라는 것은 시간이 지나고 알 수 있음에도 그러한 마음이 앞서지는 않는다. 결국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의 특징은 내면으로 자신이 틀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또는 자신의 것을 굳이 남들과 나눌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다소 고집스러운 자기 결정자들인 경우가 많다. 반대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자신이 내린 결정에 대해 확인받고 싶은 사람들이다. 상대에게 의견을 많이 물어보고 난 후에도 결국 자기가 처음 내린 결정을 그대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문을 위한 묻는 물음이라기보다 자신의 불안을 타인에게 털어냄으로 불안을 감소하려는 행동이다. 물론 대화 방식이 두 가지 방법만 있는 건 아니다. 알아도 아는 것을 가지고 고민하고 모르면 모르는 것으로 고민하는 것이 인간이다. 결국 좋은 선택은 자신의 성향에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작업으로 자신을 알아가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자각이 일어난 것임으로 충분히 돌아보고 원하는 선택을 하기 전에 가까운 사람에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기도 하면서 점검의 시간을 가진다면 결정에 후회가 적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인생에 완전함, 완벽함은 없다 . 그저 만족 할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