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04.21 오후 05:34 최종수정 2016.04.21 오후 05:34 기사원문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은퇴를 선언한 변연하의 등번호 10번이 영구결번으로 지정된다.
KB스타즈 관계자는 21일 스포츠타임스와의 통화에서 "변연하가 달았던 10번은 돌아오는 시즌 청주 홈 개막전 때 열리는 은퇴식 때 영구결번으로 지정된다"고 이를 확인했다.
변연하는 동주여고 재학 때부터 10번을 달았다. 삼성생명 입단 첫 해에는 선배가 달고 있어 잠시 다른 번호를 사용했지만 2년생이 되면서 '10번'을 되찾았다.
이후 2008년 KB스타즈로 이적한 후에도 10번을 달았다. 그의 등번호 10번은 트레이드 마크였다. 국가대표 팀에서도 10번을 달았다.
변연하는 영구결번 지정에 대해 "구단에 감사드린다. 영구결번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지난 99년 데뷔 후 신인상을 시작으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냈던 변연하는 WKBL 통산 545경기에 출전해 베스트5에 무려 10차례나 선정됐고, 한 번도 받기 힘든 정규리그 MVP를 세 번이나 수상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기사입력 2016.04.21 오후 05:27 최종수정 2016.04.21 오후 05:29 기사원문
변연하는 지난달 플레이오프 3차전 부천 KEB하나은행과 경기에서 25점, 9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로 맹활약했고, 브라이언트 역시 14일 유타 재즈와 마지막 경기에서 혼자 60점을 퍼부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마지막 경기에서까지 받았다.
다만 시즌 개막에 앞서 은퇴를 예고한 브라이언트는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홈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작별 인사까지 할 기회가 있었던 반면 '변코비'는 아무도 모르게 속으로만 은퇴의 아쉬움을 삼켰다.
마지막 경기에서 워낙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실제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어시스트 1위에 오르며 변함없는 실력을 선보인 터라 변연하가 은퇴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챔피언결정전 진출 티켓이 걸린 마지막 경기였지만 65-66으로 1점 차 분패를 당한 변연하는 혼자서만 '이게 내 마지막 경기가 되겠구나'하는 생각을 마음에 담고 천안 숙소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고 버스에서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변연하는 21일 통화에서 "제가 강하게 보이는 면이 있지만 사실 눈물이 많습니다"라고 멋쩍게 말했다.
눈물을 참지 못할 정도로 아쉬움이 남았다면 은퇴를 하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 그의 계약기간은 1년이 더 남아 있었다.
하지만 변연하는 "운동을 오래 해온 입장에서 은퇴 시기를 갑자기 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최근 몇 년간 경기를 하면서 제 스스로 한계를 느낀 부분도 있었다"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30대 중반을 넘어가면서 어느 순간 은퇴 시기는 다가오는 것 아니겠느냐"며 "2∼3년 전부터 조금씩 마음에 준비하면서 매 시즌 최선을 다하자고 스스로 다짐해왔다"고 말했다.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우리은행에 1승3패로 져 준우승한 변연하는 "선수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번 시즌 개막 전에 우승에 대한 목표를 정했다"며 "그리고 나서 은퇴하면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지난가을을 돌아봤다.
다만 "혹여라도 우승을 못하면 마지막까지 부상 없이 코트 위에서 뛰고 (은퇴에 대한) 생각을 해보자는 마음이었다"며 "계약이 1년 남아서 약간 흔들린 부분도 있었지만 많은 분께 좋은 모습을 기억에 남기고 싶어서 지금이 은퇴 시기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운동선수들이 흔히 '정상에 있을 때 은퇴하는 것이 목표'라고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지키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러나 변연하는 지난 시즌 최다 3점슛 기록(1천14개)을 넘어섰고 어시스트 1위에 오르는 등 그야말로 절정의 기량을 발휘한 터였다.
변연하는 "밖에서 보실 때는 그랬는지 몰라도 나는 체력적으로 힘든 것도 느꼈고 부상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며 "조금 더 좋은 모습일 때, 주위에서 저에 대해 더 기대하는 게 있을 때 그만두고 싶었다"고 정상에서 물러나는 소감을 재차 밝혔다.
그의 마지막 우승은 삼성생명에서 뛸 때인 10년 전, 2006년 여름리그다.
변연하는 "어떻게 보면 자꾸 '조금만 더 하면 될거야' 라는 생각에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솔직히 말하면 (우승이) 언제 될지 모르겠다는 것이 정답"이라고 아쉬움을 털어버렸다.
기억에 남는 경기는 "솔직히 되게 많다"고 했다.
그는 "일단 선수로서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경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은퇴할 것을 어느 정도 알고 뛰었기 때문에 정말 이기고 싶었다"고 벌써 추억이 된 지난달 경기를 회상했다.
또 "태극마크 달고 처음 금메달을 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중국과 준결승에서 마지막 3점포를 넣은 2013년 아시아선수권 대회도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2013년 아시아선수권대회 4강전 중국과 경기에서는 65-64로 1점 앞선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변연하가 3점슛을 성공해 승리를 굳혔다.
변연하는 "그 슛은 제가 뒤늦은 나이에 약간 희열을 느꼈던 한 방이었다"고 돌아봤다.
선수 시절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동료를 묻는 말에는 '눈물이 많은' 변연하답게 고민을 거듭했다.
변연하는 어렵게 "그래도 (박)정은 언니, (이)미선 언니와 함께했던 때"라고 답하면서 "국민은행 선수들이 마음 아파할 텐데"라며 혹시라도 마지막까지 함께 뛴 동료 선수들이 서운해할까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코치 연수를 구단에서 검토해주셔서 일정이 정해지면 지도자 공부를 할 계획"이라며 "힘들 때 응원해주고, 잘할 때 누구보다 더 기뻐해 주신 팬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나중에 지도자로 돌아오면 또 응원해달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고 은퇴 인사를 전했다.
emailid@yna.co.kr
첫댓글 박정은, 이미선 선수를 얘기하며 kb 선수들을 걱정하는 마음씨까지 정말 곱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