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지 만 20년이 되는 날이었다.
1990년 11월 1일에 입사했으니까.
바로 그 날,
우리의 연인 같은 남자,
가수 '김현식 형님'(58년 1월 7일 - 90년 11월 1일, 향년 32세)이 하늘나라로 먼 여행을 떠나셨다.
나에겐 기쁨과 슬픔이 진하게 교차했던 결코 잊지 못할 날이었다.
그렇게 동기들과 만났다.
50여 명과 사회생활을 함께 시작하며 운명적인 '입사동기'가 되었다.
동기로 만난지 딱 20년이 되는 날.
얼굴을 보자고 했다.
꽤 많은 동기들이 나왔다.
간만에 흉금을 털어놓고 술 한 잔 나눴다.
기분도 좋고 즐거웠다.
취기 때문인지 아침에 눈을 떠보니 7시가 지나 있었다.
"오오, 이런"
새벽 4-5시에 기상하여 출근하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아뿔싸, 오늘은 지각했다.
미국, 중국, 베트남, 캐나다 등 세계 도처로 진출한 동기들도 있고, 다른 기업으로 스카웃되어 중역을 맡고 있는 사람도 있다.
가정주부, 개인사업, 직장인, 학원운영, 목회 등등 하는 일도, 사는 곳도 참 다양해 졌다.
동기회를 리딩하는 입장이라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애경사를 챙기며 함께 삶을 엮어가고자 나름 적잖은 노력을 쏟고 있다.
'캐나다'로 이민 간 동기는 이 나이에 예쁜 아이를 낳았다.
큰 산과 넓은 호수를 배경으로, 강보에 쌓인 셋째 아이를 앞세운 채 총 5명이 가족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다.
흐뭇하고 감사했다.
그 가족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형언할 수 없었다.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그 가족에게 주님의 은총과 축복이 늘 충만하기를 간구했다.
오늘은 지각을 했지만 그래도 즐겁고 감사한 날이다.
환한 얼굴로 멋진 하루를 시작해 보고 싶다.
이따 어르신들의 '무료급식'을 위해 '하심정'으로 달려갈 예정이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수많은 그릇들을 깔끔하게 설거지하고, 청소까지 잘 마친 다음 돌아오려 한다.
11월이 되자 날씨가 부쩍 쌀쌀해 졌다.
'하심정'에 오시는 분들은 모두가 형편이 어렵고 힘겨운 어르신들이다.
그 분들께 드리는 따뜻한 한 끼의 식사가 앞날에 대한 '소망'이 되고 '온기'가 되며 겨울을 이겨낼 수 있는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 바람 하나 뿐이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되기를 빈다.
많이 웃고 더욱 힘내시길.
파이팅.
2010년 11월 2일.
모닝커피를 마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