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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고민이 되네요. <오늘의 교육을 읽고>와 <읽기 모임>중 어디에 올려야 하지? ㅋㅋ 원래 읽기 모임의 색깔이 벗 읽기 모임으로 가는 듯해서... 암튼 여기에 올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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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듯 없는 듯 살포시 이어져온 안동 벗 모임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바쁜 2학기 중 많이 게을렀다가, 1월 17일 김헌택샘 빼고 같은 학교(금성중고) 김수경, 이승아, 이재익 모여 간단히 나누고, 2월 지난 번 이재익 샘이 올리셨듯이 꽃처녀 한 분 모시고 함께 했구요. 따순 봄날 2013년 3월 20일, 또 모였습니다.
앗, 찍사인 제 모습이 빠졌군요. 음냐...ㅋ언호도 잘리고^^;
참석자 : 이재익, 이승아, 박노한, 김헌택, 김수경 (하타파순) & 이언호, 박수연 어린이동무
저희 안동 모임의 특징이라면... <아이와는 함께 사는 것이다>이기에, 모임에 늘 아이들이 거의 함께 합니다. 저희 집 언호, 수경샘네 수연이, 열이, 재익샘네 경석이, 민석이, 아이들 다 키우신 김헌택 샘만 홀홀단신 자유롭게(?) 오시죠. 그러다보니 모임은 주로 <집>에서 이루어집니다. 돌아가면서 이집 저집, 일상의 공간을 공유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집은 이렇게 사람이 모여야, 사람이 드나들어야 더욱 훈훈해지는 듯 합니다. 손님이 오셔야 청소, 정리도 되구요^^*
암튼, 이번 삼월은 고대하던 김헌택 샘 댁에서였습니다. 시내서 조금 떨어진 원림이란 아늑한 동네, 마당이 넓은 집에서 저랑 네 살 언호가 먼저 오후 5시 40분 쯤 도착하니 고양이 재롱이랑 멍멍이 무심이와 함께 김헌택샘께서 반겨주셨구요. 영역표시를 해야 하는 언호는 나머지 손님들 오시기 전... 똥싸고, 오줌싸고 난리를 쳤네요. 곧이어 의성 같은 학교(금성중고)에서 뽀르륵 박노한샘, 이재익샘, 그리고 수경샘이 여섯 살 수연이 데리고 오셨어요.
지난 번 2월 모임 끝에 나온 제안 : <이것은 교육이 아니다>를 읽고 한 꼭지(주제)씩 골라서 자신이 하고픈 만큼 끝까지 그 이야기를 풀어보자. 늘 얕게 건들기만 하는 느낌의 이야기보다 좀 더 깊숙이 고찰하고 그 한 주제를 속시원하게 깊이 들여다보자는 제안이 있었죠.
김밥, 전, 과일, 차, 등등 함께 나누고, 아이들 먹이고, 아이들 놀이거리(풍선불고, 그림그리고, 질문 주고받고(엄마, 고양이 꼬리 봐 등등), 배를 채우고 나서 옆집 공방 산책 조금 하고...아이들 신경써가며... 모임은 8시쯤 시작됩니다^^* 학교 소식이 궁금한 맘밭이 금성중고 소식을 뽀로록 들었구요. 이런저런 일들 뻥뻥 터지는 다이내믹한 학교현장~!!!
이승아 : 처음 오신 박노한 샘 소개도 하시고, 책 읽으신 부분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이야기 해 주셔요.
박노한 : 이승아 샘 출산휴가, 육아휴직한 공백을 채우고 있는 기간제 영어교사입니다. 우선 이 책에서 기간제 교사 이야기가 등장해서 무척 공감했습니다. P70의 올챙이 교사 표류기가 인상적이었는데, 저도 계속 임용생각이 없이 다른 걸 준비하다가 많이 늦게 우연히 이승아 샘 첫째 출산휴가때 기간제를 시작했다가 그 뒤로 주욱 기간제 교사를 하고 있는데, 애들 만나는 게 무척 좋거든요. 여자친구 말이 “애들이랑 연애한다”고 해요. ‘올챙이’라는 표현대로 같이 배우고, 배워야 할 게 많다는 걸 느끼지요.
이재익 : 덧붙이자면 <교사를 춤추게 하라>라는 책 가운데 “교단에 선 사람이 계속해서 배우지 않으면 <배움>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자체가 배움의 조건이다. 앞에 서 있는 사람은 전달이 아닌 변화, 배우는 자세로 있다는 것이 중요한데, 요즘 교사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단순히 전달하는 것으로만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죠.
박노한 : 배움을 배우는 자세라는 말이죠? 암튼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런저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이 책에서는 기간제 교사에 관한 이야기, 심정이 구체적으로 나와서 참 좋았어요. 기간제 까페가 있긴해도 주로 어디어디 자리있다 얘기가 많죠. 기간제를 계속 하다보니 기간제 대우가 확실히 좋아지는 느낌도 받아요. 올해부터 성과급도 받구요.
이승아 : 우연히 읽은 조선일보 사설에도 기간제 이야기가 나오더라구요.
2012년 현재 전국 초·중·고교에서 일하는 기간제 교사 수가 3만9401명으로 전체 교사의 9.7%에 이른다. 2008년 5.0%에서 4년 새 두배로 늘었다. 기간제 교사 가운데 거의 절반(45.9%)은 정규 교사를 대신해 담임까지 맡고 있다. 기간제 교사는 정규직 교사가 출산·질병·연수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 2개월~1년 단위로 채용하는 비정규 계약직 교사다. 초·중·고 학생 수는 2010년 730만명에서 2020년 540만명까지 줄어든다. 정부로서는 학생 수가 줄어드는데 정규직 채용을 늘리면 교사가 넘치게 되므로 당분간 기간제 교사 채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
기간제 교사는 교사 자격증 소지자 중에서 각 학교가 면접을 통해 뽑는다. 매년 5만명씩 쏟아지는 교사 지망생 중 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하는 비율이 5%가 채 안 되다 보니 기간제 교사 자리 경쟁도 치열하다. 기간제 교사 지망생들은 약자(弱者) 입장일 수밖에 없다. 이런 약점을 이용해 방학 중의 급여를 주지 않으려고 채용 때 계약기간을 4개월, 10개월 식으로 쪼개는 꼼수를 쓰는 학교가 많다. 학교마다 학교 폭력으로 학생 지도가 힘들어지자 담임을 맡을 것을 선발 조건으로 거는 것도 다반사가 됐다. 기간제 교사들은 교장·교감·간부 교사로부터 갖은 수모를 당해도 다른 학교로 옮길 때 재직 학교 교장의 추천서가 필요하기 때문에 끝까지 참고 견뎌야 하는 실정이다.
기간제 교사 없이는 굴러갈 수 없는 게 요즘 학교의 현실이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가 많아지면서 담임이 1년에 몇 번씩 바뀌는 교실도 늘어 결국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기간제 교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아이들을 가르치게 하려면 무엇보다 그들에게 맡길 수 있는 일과 맡기지 말아야 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해주고 급여·수당·휴가·복지 등에서 하는 일에 합당한 처우를 해줘야 한다. 기간제 교사 임용을 일선 학교에 맡기지 말고 교육청이 인원을 충원해 필요한 학교에 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3월19일 조선일보
김수경 : 한편으로 어떤 분들은 ‘어짜피 난 기간제니깐 딱 요만큼만 해야지’하는 얄미운 분들도 계셔요. 이해는 가면서도 좀 아쉬운 점이었죠.
이승아 : 맞아요, 좀 그랬죠. 학교, 사회 안에서 정규직, 비정규직 보이지 않은 선이 생겨버리고, 미묘한 갈등이 존재하죠.
박노한 : 아무리 친해도 본인이 느끼는 마음의 벽, 상처는 있을 거예요. 고용 불안정에 대한 어쩔 수 없는 불안이 존재하므로 12월쯤 되면 고민이 되고 1,2월엔 잠이 안 오기도 해요. 지난 번 교장샘이 참 좋으셔서 8월부터 내년에도 계속 있으라 하셔서 정말 기쁘고 감사했지요.
김수경 : 주로 여자선후배들은 그래도 프리랜서처럼 자유롭게,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도 보여요. 남자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더 큰 것 같구요.
박노한 : 여자 친구도 기간제 면접을 갔었는데, 관리자들이 “결혼 할 생각마라, 임신 할 생각마라”라고 해서 너무 기가차서 그만 두었다고 해요.
이재익 : 기간제 교사의 임신으로 또 기간제를 쓴다...^^
김헌택 : 이러니 출산율이 낮아질 수 밖에요. 여자가 아이를 낳는 일은 인류 최고의 위대한 일, 우주적인 일일지언데, 직무 충실을 위해 무언이든 구체적이든 압력을 가하는 것은 죄악이지요.
박노한 : 들은 이야기인데 기간제 샘이 임신하자 낙태를 권유했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일동 분노 : 죄악, 범죄 행위네요!!!
이재익 : 예전에는 임시교사라고 불렀죠? 2달 정도 일하시고. 학교 2013에서도 기간제 교사의 고충을 잘 다룬 것 같아요. 애들이 먼저 파악하고, 애들이 먼저 무시하기도 하죠.
박노한 : 제 얘기는 이정도 하면 되겠네요. 이렇게 모임에서 얘기라도 하고 나니 한결 맘이 좋네요^^
이승아 : 제가 인상깊게 읽은 꼭지는 <침묵>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윤지형샘이 쓰신 <교사들의 침묵, 이것은 무엇인가>였죠. '강요된 침묵일까 자발적 수용의 침묵일까?‘라는 부분을 보면서 교직에서의 저의 모습을 돌아보게 됩니다. 내 침묵은 어떤 형태였을까? 시간적 여유가 주어진 지금, 2004년 초임 당시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보면서 저의 ‘침묵’을 돌아보게 되었죠. 첫 해, 학교의 불합리한 것에 대해 벌떡 일어나 이야기 하시던 젊은 전교조 샘들에 대해 전 속으로 ‘왜 저렇게 큰 소리를 내어서 시끄럽게 할까?’라고만 생각했고 막연히 갈등, 분쟁 등을 무서워하고 피하려고만 했었지요. 시간이 좀 더 흐르고 나서는 입을 떼기는 하는데, 비난이나 불평으로 투덜이 같이만 되었구요. 교사의 침묵, 그리고 말 할 수 있는 용기사이에는 ‘교사의 실존’을 진지하게 성찰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함을 느낍니다. 책 뒤쪽에 나오는 여러 편의 글에서 비슷한 맥락을 연결시키자면 ‘왜라는 질문은 이미-항상 봉쇄되어 있고, 교사는 다만 지시와 명령을 따르는 종업원이면 충분하다’라는 P204의 말이나, ‘제도에 말려들어 가지 않도록 ’자기‘를 다스려야 하지 않을까? 삶이란 ’자기‘의 몸과 마음을 구속하는 억압들과 대결해가며 ’자유‘를 향해 나아가려는 끝없는 열망이 아니던가(P206)’ ‘교사라는 직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자존감이라는 것(P239)'등을 보며 진정 자신을 돌보고, 사랑하고 자존감을 키우는 삶에서 꽤나 멀리 있었기에 ’침묵‘속에 내가 있었던 건 아니었던가 생각하게 됩니다. 진중하게 말해야 할 때 말하고 말하지 않아야 할 때 침묵하는 분별을 배우고 싶더군요. 윤지형샘 글의 마지막 부분의 울림처럼요. ’나여, 교사여, 침묵을 깨라, 그리함으로써 정녕 침묵에 이르라.‘ 사순시기 묵상거리로도 딱이구요. ’침묵‘
김헌택 : 관리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자기 의사를 분명히 하는 사람이죠. 마냥 불평만 하는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죠. 저러다 말지 뭐 하겠지만, 의연한 자세로 말해야 할 때 말하는 사람은 침묵에서 우러나오는 소리가 있는 사람이니까요.
이재익 : 회의중 그냥 일어서서 나가기도 했어요. 다들 그냥 불편하가 보다 생각했겠죠.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의 다양성일 수도 있는데 후배하나는 완전히 딴 얘기로 전환해 버리더라구요. 그런식의 대응도 가능하겠구요.
김헌택 : 영화 <위대한 침묵>도 떠오르는 군요.
이재익 : 명상을 하다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진짜 중요한 생각만 남기도 하죠.
김수경 : 솔직히 전 학기 초라 바쁘고 맘이 정신이 없어 책을 다 읽진 못했구요. 내 맘이 조급하고 바쁘니까 책 읽을 여유가 없었네요.
이승아 : 저도 집에 있으니 여유가 있긴 해도 컴을 켜 놓고 조금 있으면 시간이 팍 흘러버리더라구요. 기계가 잡아먹는 시간, 참 많아요.
김수경 : 친구 하나도 스마트 폰을 전화용도로만 써보자 하고 잡다한 용도를 줄여보는데 정말 힘들더라고 하네요. 아이들이 스마트폰 중독이 되는 것도 이해가 가요.
김헌택 : 저는 녹색평론의 <마을은 어떻게 파괴되었나> 그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한전이 뿌린 수십억의 돈이 어떻게 마을 공동체를 파괴시키는지가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안동 일직 조탑동의 권정생 샘도 근처에 골프장오는 걸 막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하셨고 15년간 애써 막았지만, 결국 집집마다 어느날 100만원씩 뿌리고 가자 그 담날 모두들 도장찍고 돌아서는 모습에 한숨만 쉬시던 기억이 납니다. ‘돈’의 의미가 피처럼 돌고 돈다는 뜻인데, 돈밖에 안 보이는 사람들 눈에는 자연의 아름다움이 보이지 않는거죠. 강정이나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트니 뭐니 다 마찬가지구요.
이재익 : 지역공동체가 지역화폐를 개발하고 발전시킨 성공사례들이 우리나라든 다른 나라든 종종 있는데요. 중앙은행쪽에서는 불법으로 보면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죠. 국가의 시선 또한 거대해지는 걸 막으려는 거죠. 완전자립을 두려워하는...
김헌택 : 생협에서도 2000, 3000원 등 소액주주들, 작은 돈이 많이 모여야한다고 강조해요. 거대자본이 와서 깨지는 것을 아니깐,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돈으로 일구어서 돈의 논리가 아닌 공동체의 논리를 만들고자 하는 거죠.
이쯤 어딘가에서 김수경샘이 수연이 데리고 조금 먼저 퇴장하심^^*
이재익 : 전 학교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하고 싶더라구요. 올해 학생부장을 맡으면서 여기저기 공문을 보고, 출장을 다녀오면 다들 학교나 교육청이 살길만 생각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다치지 않으려고 보호막을 계속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박노한 : 학교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라고 봐야 하죠.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니깐.
김헌택 : 감기로 콧물이 나오는데, 코만 어떻게 해서든 나오지 않게 막으려고 애쓰는 격이죠. 그렇게 무슨 수를 써서라도 코만 안 나오게 하다보면 감기가 심해져서 폐렴으로 되는...?!
이재익 : 학교폭력과 관련해서 제가 페이스북에 잠시 써 본 글 읽어드릴께요.
교과부와 교육청, 학교는 학생들에게 펜과 책을 무기삼아 서로를 짓밟고 올라서는 콜로세움 검투사 역할을 강요하고 있다. 이 와중에 도저히 못하겠다고 펜과 책을 버리고 검투를 그만하겠다는 학생들을 흥미진진한 검투 분위기--- 열정적인 학습분위기를 흐린다며 콜로세움에 계속 붙들어 두고 있다.
검투도 싫은데 퇴장은 못하게 하고, 판돈을 이미 많이 걸어버린 투자자, 부모들은 어쨋든 의무검투라도 마치라며 '내 새끼, 사랑하는 거 알지'하며 검투장에 다시 밀어넣는다.
이 와중에 학교폭력으로, 입시경쟁 스트레스로 검투사들이 계속 죽어나간다. 그 소중한 인적자원이! 부모는 판돈을 회수하지 못하고, 교육청은 치열한 검투 분위기가 저해될까봐 전전긍긍, 좌불안석이다.
이 상황에서 교육당국이 선택한 것은 조련사인 자신들의 보호막, 쉴드, 안전판이다. 현장교사들에게도 철망안에 있는 검투사들 다루다가 다치지 말라며, 친절하게 갑옷을 두겹 세겹 두르라고 한다.
교사들도 이건 아닌데 하며 마지못해 입고서는 둔하게 검투사들에게 다가가 포기하지 말라며, 희망이 있다며 검투판을 이어가기를 주문한다.
아! 검투사가 아니라 사람이 되고 싶은 학생들을 이 검투판에서 하나라도 꺼낼 사람은 누구인가?
겹겹이 껴입은 갑옷부터 벗고 맨몸으로 검투사들에게 다가가 그들이 관성으로 휘두르는 칼에 찔리고 피흘리면서도 그들을 안아주자. 그리고 너무 늦어 미안하다며 대성통곡으로 그들의 칼과 방패, 갑옷을 벗기자. 그리고 미련없이 걸어나오자.
김헌택 : 좋은 글이네요. 문제의 중심에 애들이 없죠. 임시방편, 쇼같고, 막기에 급급한...
박노한 : 어떤 면에서 애들은 고슴도치 같아요. 날카롭게 자기 바늘을 세우고 있는... 학생들을 만난다는 건 고슴도치를 안으러 가는 것 같은데, 그래서 안으면 아프니까 어려운 거구, 아프니까 고통스러우니까 그냥 안는 시늉만 하거나 안으려고도 하지 않는 사람들도 보이는 것 같아요.
이재익 : 학교폭력예방이나 대책은 불가능합니다. 범죄와의 전쟁, 테러박멸이 불가능한 것과 같습니다. 가능한 유일한 방법은 비타협적으로, 평화에 집중하고 평화를 퍼뜨리는 것 뿐입니다. 그러나 청소년, 교사, 학부모 등 학교와 관련된 집단 중에서 평화에 집중하고 평화를 퍼뜨리는 힘이 있는 집단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 절망스러운 일이지요.
김헌택 샘 사모님도 모임가셨다 오시고... 이언호 군은 집에 가자고 슬슬 잠이 와서 엄마 곁을 맴돌고... 이런저런 마무리 이야기 끝에 아이들의 욕설이야기도 나옵니다.
박노한 : 아이들이 욕하는 걸 듣는 게 참 싫거든요. 가끔 EBS 작년에 욕나오는 거 보여주면 좀 줄어들긴 하는 것 같구요.
김헌택 : 언어는 개인의 인품을 나타내고 그 사람과 그 사람을 둘러싼 세상을 보여주는 사상의 집이지요. 그리고 아이들의 언어는 혼탁한 세상을 반영한다고도 할 수 있겠죠.
이재익 : 내가 너희 욕하는 걸 듣는 게 힘들다, 아프다 하는 걸 알릴 필요가 있죠. 내가 불편하다는 거. 우리가 불편해하는 것에 좀 더 민감하고 예민할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일상의 학교의 폭력(강제 보충수업, 강제 야자 등)에는 그러려니 하며 덜 불편해기도 하잖아요.
그러다가 김헌택샘께서 ‘문명’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셨는데... 잠시 언호에게 한 눈 팔다가 맥락을 놓친 맘밭^^;
이재익 : 문명이란 받아 마땅한 응보를 피하고 미루는 기술에 불과하다. 인류는 스스로 받아 마땅한 근육의 아픔, 긴 겨울의 배고픔, 자연적 노화, 질병 등을 싸워 이겨야 하는 것들로 만들어 버렸다. 즉, 피하고 미룰수록 좋은 악한 것들로 낙인찍은 것이다.
인류가 이런 방식으로 기술을 발전시켜 문명을 이루게 되니, 그 응보는 동식물과 풀, 나무가 대신 받게 되었다. 문명사회에 속하지 못하는 인류 중 일부도 멸종이나 공동체의 파괴로서 그 응보를 받았다.
문제는 미루어 지고, 회피된 응보는 더욱 거대해지고 무시무시해진 다는 것이다. 문명 자체가 한 순간에 파괴되는 것은 오히려 참을 수 있다.
가장 끔찍할 수 있는 미래는, 영원히 미뤄질 수 있는 문명의 완성이다. 성공이다. 그 문명은 이제 스스로 좀비가 된다. 가장 성공한 인류의 후손들은 좀비나 괴물이 될 수 밖에 없다.
응보 시스템의 가장 끔찍한 복수.
이런저런 이야기꽃으로 수요일 저녁이 저물어 갑니다. 언호군은 돌아오는 차안에서 곤히 잠들었구요*^^*
다음 안동 모임은 4월 15일 월욜 저녁 맘밭집에서!
육아와 병행하는 안동 모임^^; 아이들의 Jump, 소음, 등과 함께 하여 집중력이 더욱 증가하고 에너지 소모가 많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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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들과 함께하면 에너지가 상당히 들텐데 대단하십니다^^ 정리까지 이렇게 길게 해 주시고..... 혹시 녹음한거 듣고 풀어 쓰신건가요?^*
ㅋ 열심히 받아 적고 쓴다고 쓴건데, 제 주관이 아무래도 많이 가미되었겠죠?^^;
ㅎㅎㅎ 농사학림도 육아와 병행하고 있습니다. 애들 참 신기해요. 에고, 귀연 것들~~
맞아요, 농사도 같이 해야해요^^* 땅 내음 맡기~!
우리집에 수연이와 언호가 와서 생기를 불어넣어주셔서 너무 좋았습니다. 덩달아 무심이랑 재롱이도 기뻐 날뛰고...
손님이 오셔야 집이 정리, 청소가 된다에 한 표!
울집도 어제 청소했어요.
1주일에 한 번 하는 모임을 울집에서 했거든요. 헤헷
글고 아이들이 있어야 사람 사는 맛이 나는 것 맞아요.
아이들 데리고 열심히 만나다 보면 어느날부터인가 모임에 따라오는 숫자가 줄어들고 어른들끼리만 만나게 되지요.
그때엔 편하지만 허전함이 함께 찾아오는...
완전 국회 속기록처럼 멋지게 정리하셨네요.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