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요 여자 선승의 한시 -가사- 시집 살이요(謠) 작자 미상 형님온다 형님온다 보고저픈 형님온다 형님마중 누가갈까 형님동생 내가가지 형님형님 사촌형님 시집살이 어떱대까 이애이애 그말마라 시집살이 개집살이 앞밭에는 당추심고 뒷밭에는 고추심어 고추당추 맵다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 둥글둥글 수박식기 밥담기도 어렵더라 도리도리 수저소반 수저놓기 더 어렵더라 오리물을 길어다가 십리방아 찧어다가 아홉솥에 불을때고 열두방에 자리걷고 외나무다리 어렵대야 시아버님 같이 어려우랴 나뭇잎이 푸르대야 시어머니 보다 더 푸르랴 시아버지 호랑새요 시어머니 꾸중새요 동세하나 할림새요 시누하나 뾰쪽새요 시아지비 뾰중새 남편하나 미련새요 자식하난 우는새요 나하나만 썩는샐세 귀먹어서 삼년이요 눈어두어 삼년이요 말못하여 삼년이요 석 삼년을 살고나니 베꽃같던 내얼굴 호박꽃이 다 되었네 삼단같던 요내머리 비사리춤 다 되었네 백옥같던 내손길 오리발이 다 되었네 열새무명 반물치마 눈물씻기 다 젖었네 두폭 붙이 행주치마 콧물받기 다 젖었네 울었던가 말았던가 베개머리 소 이루었네 그것도 소(沼)이라고 거위한쌍 오리한쌍 쌍쌍이떼 들어오네 선승의 한 시 가난을 스승으로 청빈을 배웠고 질병을 친구삼아 탐욕을 버렸네 고독을 빌려 나를 찾았거니 천지가 더불어 나와 짝 하누나 산은 절로 높고 물은 스스로 흐르네 한가한 구름위에 잠시 나를 실어본다 바람이 부는 대로 맡길 일이지 어디로 흐르던 상관 없네 있는것민 찾아서 즐길뿐 없는 것을 애써 찾지 않나니 다만 얽매이지 않으므로 언제나 즐겁고나. 女子 장미 지난날 산고뒤의 어머니는 그 섭섭함을 미역국에 풀어 놓고 언덕아래 갈대숲 바람으로 푸른하늘 뭉게구름도 가슴 벅차던 시절 동네 어귀 집앞 덩그러히 양철지붕으로 덮인 깊은 우물물 길어 올리며 내 키보다 높은 꿈을 힘겨운 큰 두레박으로 자꾸만 퍼 올렷었지 하얀 면사포 사진도 빛바랜 책장사이 뒷켠으로 밀려나고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 반쯤 눈뜬 생애가 찬손등을 비비며 안주의 삶을 익히고 희긋한 어머니의 머리카락엔 세월의 두께가 쌓여가고 있다 초여름 한날 남편이 손질하는 낚싯대 끝 대롱 바라보며 아이들 커가는 숨소리 귀 기울이고 곱게 번지는 햇살속으로 작은 행복무늬 그리고 있는 한 가운데에 내 모습 출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