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교구 순교자성지 순례(1)
ㅡ 밀양 명례 순교자성지
■신앙의 고향 명례
명례는 마산 교구의 영적 고향이며 신앙의 원천으로 안내해 주는 곳이다.
네 가지 관점에서 그러하다.
첫째, 순교자 신석복 마르코(1828-1866년)가 출생한 곳이며, 신석복의
순교를 가능케 한 교우촌이 형성된 곳이다.
둘째, 영남지방의 네 번째 본당이자 마산교구의 첫 본당이다.
셋째, 명례의 첫 본당주임이었던 강성삼 신부(1866-1903년)가 사목 하다
가 돌아가신 곳이다. 강 신부는 김대건, 최양업에 이어 세 번째 방인 사제
이자 한국 땅에서는 처음 서품된 사제다(1896년).
넷째 현재 남아 있는 성전건물의 문화사적 가치이다. 이 건물은 첫 성전
(1928년)을 축소 복원한 것(1938년)인데, 남녀 석이 구분되어 있는 성전
내부와 벽 쪽을 향한 제대와 그 위에 모신 십자가와 장미의 성모님에게서
초기 신자들의 신앙과 영성을 느낄 수 있다.
■ 명례 지방의 천주교 전파와 순교자 신석복(申錫福 마르코)
조선 천주교 초창기 교우들은 주로 경기지역에 살았다. 박해가 일어나자
피신처를 찾아 전국적으로 흩어졌다. 명례에 피난 교우들이 나타나기 시
작한 것은 1827년 정해박해 이후이다. 그들은 낙동강을 따라 내려오다
이 지역에 정착하여 교우촌을 이루었다.
병인박해(1866년) 때 순교한 이곳의 교우 두 분이 있는데 백산리에 살던
오 야고보와 명례리에 살던 신선복 마르코다.
1828년 경상도 밀양의 명례(현 경남 밀양읍 명례리)에서 출생한 신석복
(申錫福) 마르코는 소금장사를 하면서 생활하던 신자로, 1866년 병인박해
때 창원 마포로 장사를 나갔다가 돌아오던 길에 오 야고보 등과 함께 포졸
들에게 체포되어 처참하게 순교하였다. 그의 나이 38세 되는 해였다.
그의 묘는 명례성당에서 떨어진 진영 성당 공원묘역에 위치한다.
순교 당시에 마르코의 형제들이 돈을 마련해 포졸들을 포섭해 구명하려 했
으나 이를 안 마르코는 형제들에게 “한 푼도 포졸들에게 주지 말라.”라고
당부하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마르코는 더욱 엄한 형벌을 당하게 되었고
“저를 놓아주신다 하여도 다시 천주교를 봉행할 것입니다.”라고 대답하며
끝내 신앙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신석복(마르코)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복 되었다.
■ 순교의 의미
순교는 한 인간이 자기의 인생을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는 가장 의미 있는
사건이며, 그런 의미에서 삶을 완성시키는 사건이다.
순교는 죽음이 단순히 한 인생의 끝이 아니라 인생을 종합하는 사건임을
깨닫게 해 준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우리에게 중요한 이유는 그분의 십자가에서 그분 인생의
완성을 보기 때문이다. 그분 인생을 완성시킨, 평생을 두고 선포하신 그분의
복음 절정을 보기 때문이다.
ㅡ 이상 밀양 명례성당 안내문에서
▼ 낙동강변 명례성당 가는 길
억새와 어울려 이렇게 정겹고 아름다울 수 있을까?
▼ 명례 본당(성모승천 성당)
1897년 경남에서 가장 먼저 설립된 천주교회 본당이다.
한옥 지붕에 소박한 종탑과 고목인 팽나무(포구나무)가 어울려
그간 겪어온 깊은 사연들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본당 내부 제대
좌우로 남과 여가 따로 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본당 안과 밖에서 바라보이는 강산의 정경
▼ 신석복(마르코) 성당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축성하고 외벽을 채색하지 않아
순결한 순교의 정신을 드러내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
언덕의 넓은 잔디밭이 성당의 옥상이 되도록 설계하였다.
오른쪽에 신석복(마르코) 생가터가 보인다.
신석복(마르코) 생가터
정육면체의 조형물은 소금장수 마르코의 신앙심을 상징하는
소금의 결정체로 육면체 위에 여러 방향의 빛이 통과할 수 있도록
터널을 뚫어놓아 어두운 성당 내부를 밝힐 수 있도록 하였다.
옥상 잔디밭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문이 없는 문과
직벽을 뚫고 사각형을 만들어 창문을 상징토록 해
조화와 소통을 표현했으리라.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물옥잠꽃과 팽나무, 먼산 능선과 가까이 있는
언덕의 나무가 어울려.... 이렇게 좋을 수가.........
신석복(마르코)의 얼굴 조각상
머리엔 순교의 월계관을 조각하였는데 이곳의 상징인 팽나무
(포구나무)를 형상화하였다(임옥상 작).
"나를 위해 한 푼도 포졸들에게 주지 마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조각상 앞에도 팽나무가 있다. 외벽을 뚫어 멀리 산하를
볼 수 있게 했다. 기발한 착상이다.
성당 내부 모습
직선과 곡선의 어울림, 자연 채광을 통한 고요하고 은은한 빛
경계를 넘어 자연과의 합일을 이룬다.
옥상의 소금 결정체를 상징하는 정육면체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천정에 뚫린 사각형으로 들어온다.
덧칠하지 않은 소박한 아름다움과 만나는 기쁨...........
순례의 여정
순례는 성령의 인도를 받으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아버지께로 가는 여행입니다.
여러분의 형제·자매와 함께하는
이 여정에서
성모님을 비롯한 모든 성인께서
여러분을 힘껏 도와주실 것입니다.
ㅡ 꾸르실료 길잡이 2쪽
하느님, 감사합니다.
글, 사진 / 최운향
계 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