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그림의 떡' 돼버린 임대아파트

[브로커리(이민철)]

(국제신문) '그림의 떡' 돼버린 임대아파트
LH, 시세 연동 고가 임대료 책정…20평대가 보증금 3000만원 육박

월세도 20만~30만원 받아 논란

무주택 저소득층을 위한 국민임대아파트의 임대료가 월 30만 원을 넘을 정도로 비싸 불만이 높다. 이는 시중 전세가 급등에 따라 임대료가 덩달아 크게 오른 것으로, 시중 전세가와 연동해 임대료를 책정하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경남 진주시 평거동 국민임대(826가구)의 경우 전용면적 59㎡평(24평) 임대료는 보증금 2800만 원에 월 31만6000원(관리비 제외)이다. 51㎡평은 보증금 2400만 원에 월 임대료가 27만4000원이다. 

경남개발공사가 오는 10월 공급할 예정인 진주시 가호동 국민임대(442가구) 임대료도 LH와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LH가 지난해 10월 모집공고한 창원시 봉림동 국민임대(1400가구)의 경우 51㎡(22평)는 보증금 3200만 원에 월 27만 원, 46㎡(20평)는 2000만 원에 월 23만 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

부산도 사정은 비슷하다. LH가 지난달 공급한 기장군 정관신도시 A-22블록 국민임대 3차(964가구)의 임대료는 ▷46㎡(20평)는 보증금 2430만 원에 월 13만6000원 ▷51㎡는 2900만 원에 월 15만5000원 ▷59㎡는 3450만 원에 월 20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이는 2009년 9월 분양한 국민임대 2차보다 보증금은 550만~600만 원, 월 임대료는 2만~2만3000원이 오른 것이다.

국민임대아파트 임대료가 오른 것은 민영아파트의 전세가 인상분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LH는 국토해양부의 표준임대조건(택지비용과 건축비 포함)에 따라 보증금과 임대료 상한선을 정한다. 또 주택형별로 주변지역 전세가 시세의 최저 55%, 최고 83%를 기준으로 결정한다. 

LH 관계자는 "경남의 월 임대료가 24평형의 경우 30만 원이 넘다 보니 서민들이 부담감을 느끼고 있지만 2년 전보다 물가와 주변 전셋값이 오르고 금융비용도 증가해 임대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지금 임대료 수준도 주변 시세의 50~60% 선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무주택 서민들은 저소득층의 생활수준을 무시한 임대료 책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진주시 가호동 박병호(33) 씨는 "관리비를 제외하고도 월 임대료가 30만 원이라면 솔직히 서민에겐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라며 "무주택자에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서민층 생활수준을 임대료 책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