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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치 이규승입니다.
# 사기극 반복, 시대적 역할은 소멸… LH 해체 검토할 때다(문화일보 사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뿌리는 1962년 설립된 대한주택공사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09년 ‘공기업 개혁’ 차원에서 한국토지공사(1979년 설립)와 통합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의 장년층 이상은 ‘주공아파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지난 반세기 이상 신도시와 대규모 아파트 건설을 통해 주거문화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민간 건설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도약하면서 이제 그런 시대적 역할은 사실상 끝났다.
게다가 일탈도 빈발한다. 개인적 부패가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다. ‘임원 사직 쇼’는 상징적이다. 조직 쇄신을 한다며 임원 4명의 사표를 수리했으나 정작 2명은 지난달 25일 임기가 끝났고, 나머지 2명도 다음 달 임기 만료로 드러났다. 2021년 LH 임직원들의 부동산 투기 때도 마찬가지였다. 경질된 임원 4명 중 2명은 임기가 9일밖에 안 남았고, 그것도 모자라 연봉 1억 원의 사내 대학교수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LH는 무량판 구조의 아파트 102개 단지 중 11곳의 조사를 누락했고, 철근 보강 공사를 하면서 페인트 도색 공사인 것처럼 속였다. 이후 보름 동안 설계용역 5건과 감리용역 1건도 모두 LH 전관 업체에 몰아준 것으로 밝혀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공공임대주택 확대로 3년 연속 A등급을 받고,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국가를 대신해 택지 개발 및 주택 공급을 하는 공기업으로서의 책임감도 도덕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건설 이권 카르텔’을 대표하는 괴물로 비친다. 외부 전문가들을 투입해 해체 수준으로 개혁하는 게 유일한 해법이다. 공공부문에 주택 공급을 의존하던 시대도 지난 지 오래다. 장기 기획 기능만 빼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민영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 같은 LH의 존재 이유는 소멸했고, 셀프 개혁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명백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