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가족계획연맹 회장을 역임한 세실 리처즈가 20일(현지시간) 67세 삶을 마쳤다고 피플 닷컴이 유족의 발표를 인용해 전했다. 2023년 뇌암의 공격적인 형태인 교모세포증(glioblastoma) 진단을 받았는데 스러지고 말았다.
남편 커크 애덤스와 자녀인 릴리, 한나, 대니얼은 성명을 통해 “오늘 아침 사랑하는 세실이 집에서 가족과 충직한 반려견 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오늘 우리 가슴은 무너지지만 어떤 말로도 그녀가 우리 삶에 가져다준 기쁨을 재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족은 나아가 "미국가족계획연맹 회장을 12년 동안 봉직해 우리의 건강돌봄, 교육 등에 열정을 쏟았다"고 돌아봤다.
현재 이 단체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알렉시스 맥길 존슨은 성명을 통해 "건강과 권리 보호 운동에 미친 고인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 정치적인 힘으로 미치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미국가족계획연맹 회장을 맡기 전부터 모친이자 텍사스주 지사를 지낸 앤 리처즈를 도와 오랜 시간 정치 활동가로 활약했다. 낸시 펠로시 전 상원 의장의 비서실 부실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펠로시 역시 성명을 통해 고인의 죽음을 황망해 하며 "날카로운 지성, 전략적 사고, 가차 없는 효용성"을 지닌 인물이었다고 돌아봤다.
고인은 또 유권자 투표를 독려하는 비영리 단체인 아메리카 보트의 창립 발기인이기도 했다. 미국가족계획연맹을 떠난 뒤에는 슈퍼메이저리티란 단체를 공동 창립해 이 나라에서 가장 막강한 여성 투표 블럭을 만들려고도 했다. 포드 재단 이사회 멤버이기도 했다.
마요 클리닉에 따르면 교모세포증은 치료가 되지 않으며, 다만 증상을 완화하거나 암 진전을 늦추는 방법 밖에 없다. 뇌나 척수에서 발병하며 매우 빠르게 번지는 특징을 갖고 있다.
진단을 받은 뒤에도 고인은 여성의 출산권 보호를 위해 계속 애를 썼다. 특히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는 바람에 고인은 지난해 1월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내 경험으로 암에 걸렸다고 해서 갑자기 인생에 대한 통찰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일이 해내는 것은 무엇이 중요한지 분명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낙태권을 위해 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지난해 11월 고인에게 대통령 자유의메달을 걸어줬던 조 바이든 대통령도 성명을 발표, "질과 나는 부고를 듣고 매우 슬퍼했다. 세실은 두려움 없이 우리가 자신이라고 말한 미국을 앞으로 이끌었다. 그녀 어머니가 들었던 정의의 횃불을 들어 우리 국가의 가장 중요한 시민권 대의에 헌신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 성명을 발표하고 몇 시간 뒤 미국의 47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력을 승계하고 임기를 종료했다.
유족들은 고인을 추모할 방법을 권고했다. “약간의 뉴올리언즈 재즈 선율을 들으며 친구, 가족과 좋은 음식을 나누고 고인이 지난해 여러 차례 언급한 얘기를 기억했으면 한다. '미래 세대가 어느날 이렇게 물어본다고 상상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우리 조국이 그렇게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었을 때 당신은 무얼 했던가요? 납득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은요: 할 수 있는 모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