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벌써 반 이상 지나갔다.
하지 즈음에는 8시가 되어도 적당히 밝던 하늘이 이제는 7시만 되어도 어둠이 지기 시작했고,
여름맞이 대청소를 하고 옷장에 여름옷을 꺼내어 놓고 차가운 유리그릇들을 꺼내어 놓았던 것이
벌써 두 달이 넘었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
시간이 빠르다는 것을 다른 사람보다 더 절실히 느낄 사람들이 있다.
바로 수험생들이다. 늘 8월 초라고 어렴풋이만 기억했 던 수능 d-100일이 바로 내일이라고 하니
안 그래도 더운 이 여름을 얼마나 뜨겁게 보내냐에 따라서 웃느냐 우느냐가 달라져 있는 셈...
나는 이 여름을 어떻게 보냈을까...
여고시절을 추억해보면 후배때는 떡이며 몇 가지 다과를 차려놓고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했던 것 같고
고3 수험생이 되어서는 다소 떨리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너무 오래되어 또렷한 기억마저 나질 않지만
그 날 미술실에서 나던 연한 습기냄새와 낡아서 빛이 나던 교복치맛자락, 가물가물 들리던 매미소리만큼은
아직도 가끔 그리워지곤 한다.
친척동생이 고3이란다.
시 1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 하는 아이이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일 터,
응원 차원에서 두뇌 회전에 좋다는 호두를 듬뿍 넣어 쿠키를 구웠다.
부디 달콤한 쿠키만큼이나 편안한 마음으로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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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을 위한 통밀 호두쿠키 (지름 6-7cm 20-24개 분량)
재료 통밀가루 130g, 호밀가루 55g, 버터 110g, 설탕 70g, 소금 1.3g,
베이킹파우더 1작은술, 달걀 1개, 바닐라오일 1-2방울, 호두 70g, 초코칩 30g, 캐슈넛 20g (+@ 우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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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 넣지 않아도 반죽의 되기 알맞을겁니다.
혹시라도 반죽이 되다면 우유를 넣어 질기를 맞추세요~
+ 호두는 끓는 물에 데쳐서 물기를 빼고 오븐에 굽거나 마른 팬에 볶아서 사용합니다.
이 과정을 흔히 '전처리'라고 하는데요, 호두의 주름진 부분에 껴있는 노폐물을 청소하고
떫은 맛을 제거하는 과정이랍니다 ^^
호두와 캐슈넛은 굵직하게 다지고 통밀, 호밀, 베이킹파우더는 두 번 체쳐서 준비한다.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를 풀고 설탕, 소금을 넣어 손거품기로 젓는다.
여기에 달걀, 바닐라오일을 나누어 넣어가며 섞고 체친 가루류를 넣어 가르듯이 반죽한다.
날가루가 보이지 않게 되면 초코칩, 다진호두+다진캐슈넛을 넣고 가볍게 섞어 한 덩어리가 되도록 한다.
한 큰술씩 떠서 팬닝 한 후,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15-20분간 색을 봐가며 굽는다.
(사진에 카메라와 손이 보이는군요~ㅋㅋ)
노릇하게 구워진 쿠키를 식힘망에서 충분히 식히면~~
고소한 통밀 호두쿠키 완성..^-^
건강한 통밀과 구수한 호밀이 바삭하고
꾹꾹 씹히는 고소한 호두와 달큰한 듯 연하게 씹히는 캐슈넛... 달콤한 초코칩이 어울려 씹힌다~
프린터기가 고장나서 아쉬운대로 손으로 스티커를 만들어 붙이고 리본을 붙여
고3 친척동생과 아직 대학 3학년이지만 미리부터 임용고시 공부로 바쁜 남동생에게 선물했다-
부디 조금이나마 마음에 힘이 되기를 바라며..^-^
수험생 여러분 모두 힘내세요..^^
더 많은 음식 이야기를 보시려면
http://girinnam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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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없이 원본 그대로 가져가 주시기 바랍니다. ^^
저는 제 진심어린 글과 사진의 형태가 변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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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함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