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雜草)의 두 얼굴
잡풀이라고도 불리는 잡초(雜草, weed)는 인류의 농경생활이 시작되면서 쓰이기 시작한 용어로 작물(作物)처럼 사람에 의해 재배되지 않고 저절로 나서 자라는 잡다한 풀을 일컫는 말입니다. 산림청 <산림임업용어사전>에 잡초는 초본(草本) 식물로서 묘포(苗圃) 또는 임지(林地)에 발생해서 임업상 해로운 식물로 정의되어 있으며, 나무의 경우에는 잡목(雜木, weed tree)이라 부른다고 제시되어 있습니다.
잡초는 생활 유형에 따라 일년생잡초, 이년생잡초, 다년생잡초로 구분이 됩니다. 일년생잡초는 일년 이내에 한 세대의 생활사(Life cycle)를 마감하는 잡초를 일컬으며, 발생 시기에 따라 하계일년생(夏季一年生)과 동계일년생(冬季一年生) 잡초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하계일년생 잡초는 봄에 발아하여 여름동안 성장하고 가을에 결실한 다음 말라 죽는 식물로 명아주, 바랭이, 쇠비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동계일년생 잡초는 늦여름부터 초겨울 사이에 발아하여 겨울을 보낸 후 이듬해 봄에 생장하고 봄부터 여름에 걸쳐 개화해 결실한 다음 죽는 식물로 냉이나 뚝새풀 등이 이에 속합니다.
이년생잡초는 이년 이상 생장하지만 이년 이상은 생장 못하는 잡초로 달맞이꽃, 새포아풀 등이 있습니다. 다년생잡초는 이년 이상 생존하는 잡초를 일컬으며, 종자로 번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영양기관에 의하여 번식합니다. 다년생 잡초의 실례로는 민들레, 질경이, 갈대, 쑥, 애기수영, 가래 등이 있습니다.
그동안 잡초는 쓸모가 없을 뿐만 아니라 농업이나 생활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식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잡초의 다양한 활용성이 밝혀지기 시작하며 과거에 잡초로만 여겨졌던 식물들이 작물로 가치를 인정받거나 약재나 건강식품 또는 별미음식의 소재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많은 대상들이 음(陰)과 양(陽), 선(善)과 악(惡)과 같이 양면성(兩面性)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잡초도 우리 일상에 ‘위협’으로 다가오거나 활용 ‘기회’를 제공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어 ‘잡초의 두 얼굴’이란 말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잡초의 두 얼굴’에서 한쪽 얼굴은 농경지에서 자라는 잡초의 모습을 일컬으며, 작물을 재배하는 인간과 경쟁하는 위협적 존재로 다가와 작물과 잡초와의 갈등 해결이 문제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는 잡초가 농작물과 한정된 양분을 활용하는 경쟁 대상으로 작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쳐 생산량과 품질 저하를 유발하고, 작물에 피해를 주는 병충해의 서식처로 이용이 될 수도 있어 작물의 피해를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잡초는 사람과 가축에게 물리적, 화학적 피해를 줄 수도 있는데, 잡초의 줄기나 열매에 난 가시에 찔리거나 긁히면 상처가 나고 가축이 먹을 경우 발육 저해 중독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잡초는 농경지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일상에도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자라고 있는 잡초에서 날아오는 꽃가루는 재채기나 코 막힘과 같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정원이나 공원에 발생하는 잡초는 조경을 해치기도 하며, 칡과 같은 덩굴성 잡초는 조경 식물을 덮쳐버리기도 합니다. 고속도로나 철로에 발생하는 잡초 제거를 위한 인력과 제초제 사용에 많은 비용이 들며, 한식과 추석 때 잡초 제거를 위한 벌초에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있습니다. 인간의 이동 증가와 무역 확산 등으로 지구촌이 하루 생활권으로 좁아지며 외래 잡초의 유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생태계의 교란 증가도 큰 우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잡초의 다른 한쪽 얼굴은 잡초의 다양한 활용도가 밝혀지며 우리 일상에 크게 도움을 주는 ‘기회’를 담고 있는 모습입니다. 최근 농업이나 생활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쓸모없는 식물로 인식되어온 잡초의 다양한 활용성이 밝혀지며 우리 일상에 활용되는 사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이나 민간요법에 이용되어온 풀들의 기능성이 밝혀지며 특정 잡초들이 약재나 의약소재, 건강식품이나 별미음식의 재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일부 잡초들은 관상식물이나 방향식물 그리고 천연염색 재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토양보존과 사막화 방지 자원이나 바이오에너지의 원료로도 이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잡초가 지닌 ‘위협’과 ‘기회’의 두 얼굴에서 잡초가 우리 일상에 미치는 나쁜 얼굴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좋은 얼굴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우선 잡초가 우리 경제 활동에 나쁜 영향만 끼치는 식물이 아닌 미개발된 식물자원이라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며, 특정 잡초를 유용 자생식물로 활용하는 방안 마련을 위한 잡초의 위해성과 기능성 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에 따라 분포가 다르고 명칭도 다른 잡초의 다양성을 활용한 문화산업 소재로의 개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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