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번화가인 긴자의 고급시계 상점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의 용의자들이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9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경찰은 강도 용의자들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이 사건의 피해액은 1억엔(약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은 전날 해가 저물기 전인 오후 6시15분쯤 도쿄 긴자에 있는 고급시계 롤렉스 전문 판매점에서 일어났다. 흰색 가면을 쓰고 검은색 상·하의를 착용한 3인조 강도단이 30대 남성 점원을 흉기로 위협한 뒤 공구로 진열장을 부수고 10분간 손목시계 등 상품 100여점을 훔쳐 달아났다. 범행 장면이 담긴 영상이 트위터 등 SNS에 퍼지기도 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시간대여서 다수가 이 장면을 목격했다. 강도들은 상점 주변에서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자신들을 촬영하는 와중에도 버젓이 시계를 검은색 가방에 담았다. 대담한 범행에 목격자들은 “영화 촬영을 하는 줄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성은 상점 밖에서 범행을 지켜보다 문을 닫아주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 모습은 흰색 가면과 유니폼을 착용하고 강도짓을 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종이의 집’을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나왔다. 과감하면서도 어설픈 범행 광경을 담은 영상은 일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강도단이 범행을 마친 뒤 이용한 흰색 렌터카의 번호판까지 영상에 찍혔다.
강도단은 범행 1시간30분 만에 체포됐다. 경찰은 렌터카를 추적해 사건 현장에서 약 3㎞ 떨어진 아카사카의 주택에 있던 남성 4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체포됐을 때 범행 당시와는 다른 옷을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남성 4명 중 3명은 아카사카 주택 침입 혐의를 인정했으나, 나머지 1명은 부인했다.
강도단은 모두 10대였다. 경찰은 체포한 4명이 요코하마에 거주하는 16∼19세 남성이라고 밝혔고, 그중 2명이 소지했던 스마트폰을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또 렌터카 근처에서 약 30점의 손목시계가 든 검은색 주머니를 발견해 조사 중이다.
용의자 4명은 ‘서로에 대해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용의자들의 거주지와 연령대가 비슷해 압수한 스마트폰 분석 등을 통해 이들의 관계와 함께 모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