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_박철(1960 ~ )
개화산¹ 너머에 푸른 강이 있다
겸재²의 한양진경 파릉팔경(巴陵八景)에 나오는 강이다
아주 오랫동안 나는
개화산 아래 강기슭에 살았다
예전처럼 헛개나무에 오줌을 누다 하늘을 보니
기러기 난다
활처럼 휘어 무리지어 날던 이들이
내 눈 위에서 대열을 바꾸어
V字를 그리며 날아간다
힘내라는 뜻이다
내 선배들은 이 나이에도
징역살이를 했다 지금도
옳은 일을 하다가 감옥에 갈 일은 많다
그러나 나는 방안에 처박혀
몇 편의 시를 쓴다 그때 내 나이에 선배들은
얼마나 나의 이 외로운 밤을 그리워했을까
내가 헛개나무 뒤로 슬며시 모습을 숨기자
활처럼 다시 대열을 이루며
기러기 난다
[2009년 발표 시집 「불을 지펴야겠다」에 수록]
¹개화산: 개화산(開花山)은 서울 강서구 개화동에 있는 산(높이 132m).
²겸재: 정선鄭敾 조선 후기 화가(1676-1759). 자는 원백(元伯). 호는 겸재(謙齋)
명승고적을 찾아다니며 진경적(眞景的) 사생화를 많이 그려 한국적 산수화풍을 세웠다.
F. 슈베르트(1797-1828)가 1827년(30세) 작곡한 피아노 독주를 위한
즉흥곡(即興曲, D.899) 中 제3곡(G flat major Andante)이며,
요 모음곡 중 가장 아름다운 曲으로 여겨집니다.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1968 ~ ) 연주입니다.
https://youtu.be/RVdoHX3dYww
첫댓글 좋은글 감상 잘 했습니다.
따뜻한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평안한 밤 보내세요. ^^
ㅎㅎ
기러기떼 V행렬 짱 !
우리도 기러기들처럼
서로 도와가며
살아야겠네요
시도
음악도
다 멋집니다
침대만 과학이 아니고
새들도 굉장히 과학적이고 영리하지 말입니다. ㅎ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
루히 문우님 반갑습니다.
독보감 넘치는 박철 시인님의 시향 잔뜻 마셔봅니다.
고맙습니다.
동네 도서관에서 박철 시인 시집을 세 권 빌렸습니다.
하여 그의 詩로 도배를 하고 있네요. ㅎ
평안한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