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에 육박하면서 2개 분기 연속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 및 전장(VS) 사업 호조 등으로 호실적이 예상되는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타격이 지속되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 2분기 영업익 1조 육박할 듯…삼성 또 추월하나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에 근접해 삼성전자 대비 4배 많은 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LG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62% 증가한 9636억원, 매출액은 1.66% 늘어난 19조7864억원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2분기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분석됐다.
전세계적 불황 속 LG전자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이유는 프리미엄 가전 및 신규 먹거리로 발굴한 VS 사업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전은 시스템 에어컨 등 고가 가전과 고급 브랜드 판매 호조 등으로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고, VS 사업 부문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이어 지난해 말 기준 80조원대 누적 수주잔고를 기록하는 등 실적 개선의 견인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전장 사업부의 실적 개선이 단연 돋보인다"며 "2020년 당시 완성차 생산 차질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2018년 이후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들의 매출 인식으로 이제는 완연한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LG전자 VS 사업부의 2분기 매출은 2조6140억원, 영업이익 520억원으로 예상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경제 둔화 속에 프리미엄 브랜드를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며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고 있는 전장 사업은 자동차의 전자제품화, 전기차 비중 확대, 거래처 다변화로 수주가 늘면서 전체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4분기 LG 마그나이파워트레인 흑자전환 등으로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2분기도 반도체 적자 예상…실적 개선 하반기부터
증권가는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375억원으로 98.32% 감소, 매출액은 61조7648억원으로 20%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 급감 요인으로는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2분기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부문 영업손실 추정치는 4조원대 안팎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에도 반도체 업황 타격으로 4조58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영업손실을 봤다.
반도체와 함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실적도 전 분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1분기 실적을 떠받친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 효과가 줄어들면서다.
다만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삼성전자 실적도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의 경우 올 3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출하 수요가 저점을 지나면서 가격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재고자산평가손실도 빠르게 축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실적 개선 속도가 업황 회복 속도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 역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은 이미 1분기에 바닥을 친 것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올해 4분기부터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삼성전자의 HBM3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오는 7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