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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갓집Ⅱ]詩書에 능하셨는데…효도 못한게 한스러워 |
![]() 나의 외가는 안동군 풍천면 검무산 밑 진천동이다. 나는 소년 시절 진천 외갓집에 자주 놀러갔다. 외가에 가면 어른들이 반기고 사랑해 주셨기도 했지만 흰 쌀밥을 실컷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집은 외갓집에서 2km가량 남쪽에 있는 풍천평야 인근에 있었는데 당시 해마다 낙동강이 범람하여 흉년이 자주 들었다. 쌀밥은 고사하고 잡곡밥도 제대로 못먹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 혼자 외갓집에 자주 갔었다. 외할아버지는 인자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너는 농사 일이 좋으냐? 글 배우는 것이 좋으냐?” 물으시며 한문책을 펴 놓으시며 한자를 묻기도 하시고 집에 돌아올 때는 꼭 주머니에 간직해 두었던 은전 몇 닢을 주셨다. 나로서는 좀체 만져보기 어려운 큰 돈이었다. 스물한 살에 교원시험에 합격하고 외가에 갔을 때 외할아버지께서 크게 기뻐하시며 칭찬해 주셨다. 시서(詩書)에 능하셨던 외할아버지 문집에는 여러 편의 명시가 남아 있다. 외할아버지께서는 진천마을 뒷산 검무산은 산세가 수려하고 봉황이 즐겨 찾던 곳으로 이 산의 정기가 뻗어 내린 진천 일대는 만인을 수용하는 낙지가 될 곳이라고 말씀하셨다. 과연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60여년 만에 경상북도 도청이 외할아버지가 사시던 마을에 들어서게 되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40여년의 교편 생활을 마치고 난 지금, 나도 외할아버지처럼 손자와 외손자를 두고 있다. 생전 외할아버지가 나를 사랑하여 주시던 모습을 떠올리며 나도 손자와 외손자를 사랑으로 대한다. 외갓집 생각을 하니 새삼 인자하고 근엄하시던 외할아버지의 모습이 역력하다. 생전에 효도하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 박덕근(대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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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합니다..외갓집이 그립습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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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외갓집이 팔공산 자락 ... 인자하신던 할아버지 할머니...외갓집 사랑에 추억속으루 거닐어 봅니다.솔기님 글 감사드립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