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인해 종교생활을 한지도 60년이 되는 해이니 감사하다. 79년 'Understaing Philosophy'라는 문고판을 읽은 후 불교와 정신분석학에도 관심이 많던 나로서 작년 현존하는 최고 중 한 사람인 기독철학(조직신학)교수인 J. Frame교수의 저서 두 권을 지난 1년간 읽었다.
그 두 권의 책은 '신론'과 '성경론'이다. 대단히 방대한 책임을 알고도 도전하였다, 신학을 아니한 나로서 즉 일반인으로서 말이다.
이 책을 통해 기독 전반에 관한 개괄적 이해와 함께 나의 윤리, 철학, 심리, 의지 등 삶의 자세와 내면 상태를 전반적으로 돌아 볼 기회를 갖게 되었는데 한 마디로 말해서 내 영혼의 '개죽쑨 듯한 내면'을 더 확실히 보았다.
물론 이 두 권의 책은 천재적인 대 신학자의 결정판으로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온갖 철학사상과 신학의 흐름을 인용할 뿐 아니라 변증론적 접근을 하기에 핵심적 흐름을 따라가나 나로서 완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부분적 이해가 불가능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노학자의 삶의 모습, 그의 담대한 고백, 그의 순수성, 그의 살벌한 분석력 등을 통해 인간이 갖을 수 있는 높고 낮음의 깊이를 함께 할 수 하였다.
그리고, 손으로 잡을 수 없고 상상으로도 가히 닿지 못하는 신의 모습을 그리려는 인간의 가련한 소망과 절망이 평생 하나님을 그리워하는 인간의 고뇌가 얼마나 처절한지도 다시 음미하는 즐거움(?)도 쏠쏠했다. 가장 높은 지성의 한계를 함께하기도 했다.
가장 실망스러운 일들이 벌어지는 목사들의 최근 악행이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임이 분명한데, 이런 류의 행위들이 계속 유발되는 될 수 밖에 없음은 현대 기독신학이 갖는 잡탕스러움에 있는 것이라 추측된다.
저자의 권위적인 두 책을 읽노라니, 현대 기독신학의 절반 정도가 인간이 만든 사변적 철학을 위한 답과 소위 인간이 쌓아 올린 철학적 공격에 대항하는 방대한 논리에 무장하기 위해 현대 사상과 철학을 인용하고 현대 사상과 철학을 배움으로써 현대 신학을 완성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유적/인식론 과정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성경을 방어하는 듯하나, 이렇게 학습한 신학생들은 세상적 지식에 물들고 사상에 취하거나 혼입되어 순수한 성경적 지식이나 영적 순수함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교회는 점점 세속화되어 피폐해진다.
세상적 지식 없이 두 책을 독해하기 불가능하다. 너무나 많은 세상 지식을 요구하여 오히려 세상적 지식으로 하나님을 바라 보는 듯하다. 이런 류의 공부를 한다면, 영적인 단어 없는 철학적 지식으로 무장시키는 현대신학과 신학대학의 coursework들이 아닐까 싶다.
온갖 세상의 잡학적 사상과 지식이 가득한 철학의 개념을 혼입하여 해석하는 신학에 몰두함으로써, 지식만 있고 순수하고 고결한 신앙은 제쳐두어 지식으로 무장한 또는 세상 지식으로 치장한 목사들만이 양산되니 이상한 목사와 교회가 되어 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위험성을 모를리 없겠으나 제도화의 틀을 버리지 못하는 세속적 방식에 갇혀있다.
두 책을 읽으며 얻은 큰 결론의 두 가지 중 하나는 성경 자체의 정경적 중요성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신학이 세상의 철학적 관념론적 이론에 근거하여 하나님을 보려는 위험성이다.
이것의 연장선에서 나의 내면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온갖 잡스러운 세상적 학문과 지식으로 무장되어 왔고, 얇박한 성경지식으로 짬뽕이 되어 내 영혼이 개죽 쑨 듯한 윤리관과 생활관이 나의 모습인 것임을 보았다.
또 다른 충격은 Frame 교수가 '말씀'을 참 순수하게 바라보는 관점을 갖는데, 놀랍게도 돌아가신 내 어머니와 유사한 시각이었다는 점이다. 1917년생이신 내 어머니 평안도 집에서 안이숙여사가 피신하여 내 할머니가 보살펴 주셨다고 하였는데, 당시 고등교육도 받지 못한 할머니로부터 신앙을 물려 받은 무학자인 어머니의 성경적 시각과 여러 유사점을 보았고, 그래서 돌아가신 어머니께 무척 신앙적 시각이 달랐던 나로서 미안하고 후회하며 독서를 하였다.
더 나아가 나의 지성도, 나의 재능도, 나의 생명도 나의 것임이 아님이 분명한데 더 감사치 않고 더 소유하려는 욕망에 빨려들어 욕심을 억제하지 않는 내 모습도 더욱 들여다 보게 되었다.
Frame교수의 사상을 따라가면, 성경이 항상 지적하듯, 엄숙한 인간 실존의 모습이 결코 인격의 높음이 아니고 순수한 양심의 고백과 천한 낮아짐이 얼마나 위대한 영감을 주고 있는지 그의 행간에서 느껴진다.
전문 피아노 연주자와 같은 실력의 피아니스트인 그는, 온갖 세상적 논쟁을 검증하고 설명하고 자기 의견을 피력하고 있으나, 그에게 놀라운 점은 그런 인간의 논증은 다 쓸데없은 것으로 오직 하나님을 향한 마음 즉 신앙의 순수한 지향성이 무엇인가가 글 내면에 은밀히 베어 있다는 점이다. 즉 세상적 관점을 복잡한 설명 없이 한번에 베어 버리는 고백을 한다.
그의 신앙이 순수하며 성경 이외의 온갖 사상을 배격하는 그의 논점은 매우 독특하며 몸서리칠 정도도 순수하다. 어떤 때는 '아니 이렇게 정말로 어리석은 해석이 가능한가'하는 의구심이 나를 놀라게 한다.
그의 책에서 보듯이, 현존하는 최고의 냉철한 지성을 통해 자연법칙과 신적 속성을 분해하나 그 결과는 다 알 수 없다는 것(incomprehensibility)이 현대 신학이다. 또한 과학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이 쌓아 올린 지식과 사상과 신념을 초월하여 각 개인들에게 그리고 Frame교수에게 희미하게 조명하는 신적 계시에 의지하여 순수함을 잃지 않고 삶을 순항하며 얻는 맘의 평안과 고요함이 진정한 신앙인이라는 점도 다시 확인케 한다.
그래서 언약이신 하나님께 굴복할 뿐이다. 온 천하여 조물주를 알라, 그리고 그를 기억하고 찬양할찌어다!
첫댓글 저같은 경우는 Frame 교수님의 저서를 접할 기회가 없었는대, 님께서 감동 받으신 내용대로 기회 되시면 요약하여 그분의 신학관을 공유했으면 하는 소망이 있습니다
신학을 하지 아니한 저로서 대 학자를 이해하기가 현재로서 불가능하지만,
Frame교수 스스로도 말하기를 본인 역작이 '성경론'이라고합니다. 800여 page가 조금 넘는 책이니 한 번 살펴 보시면 어떨할까 합니다.
다만,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현존하시기에 대체 말씀이 무엇이며 왜 하나님은 말씀이신가를 생각하며 읽는다면 Frame교수가 왜 '성경론'이라는 저서를 기술했는지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며,
기회되면 비신학도로서의 프레임교수의 저술에서 느낀 소감을 올리겠습니다.
새해도 주님의 은혜가 가족과 교회와 사업체에 더욱 충만하시길.....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